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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따라 올리던 수신금리 이번에는? 은행권 눈치 게임
입력: 2022.11.25 00:00 / 수정: 2022.11.25 00:00

금융당국, 자금확보 과당경쟁 자제 요청
주담대 금리 8% 근접 전망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가운데 시중은행이 수신금리 인상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사진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가운데 시중은행이 수신금리 인상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사진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더팩트│황원영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베이비스텝(기준금리 한번에 0.25%포인트 인상)을 밟은 가운데 은행권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수신(예·적금)금리 인상을 통한 자금확보 과당경쟁 자제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은 수신금리 인상폭을 놓고 저울질하며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은 전일 한국은행(한은)의 기준금리 인상분을 반영하기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 다만, 수신금리를 즉각 인상하기에는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이하 5대 은행)은 모두 수신금리 인상 계획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통상 기준금리가 오르면 은행, 인터넷전문은행, 저축은행 등 은행권은 일제히 수신금리 인상에 나선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 상황이 변하고 금리 따라 고객이 이탈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앞서 지난 10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빅스텝) 올렸을 당시에도 시중은행은 줄줄이 수신금리를 인상했다. 우리은행은 금통위 이튿날인 지난달 13일 수신상품 금리를 0.3~0.1%포인트 올렸고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은 같은 달 14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각각 최대 0.8%포인트, 0.7%포인트씩 올렸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같은 달 20일부터 수신상품 금리를 올렸다. 인터넷전문은행 역시 비슷한 시기 예·적금 기본 금리를 최대 1.2%포인트까지 올렸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5%대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연말 1%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4%포인트가량 오른 것이다. 특히, 은행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금리 경쟁에 나서면서 인상폭이 가팔라졌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전일 기준 5대 은행 정기예금 중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은 연 5%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과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은 각각 4.98%, 4.95%의 금리를 보인다. KB국민, NH농협은행의 경우에도 비슷한 수준의 금리를 제공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앞서 금융당국이 수신금리 인상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금융당국은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부산·SC제일 등 7개 은행 부행장들과 금융시장 점검회의를 열어 과도한 자금 조달 경쟁 자제를 주문했다.

금융당국은 기준금리뿐 아니라 은행권 수신금리 인상과 은행채권 발행 증가도 대출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해 수신금리를 높이면 자금조달비용이 오르게 된다.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8개 은행(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국민·한국씨티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이다. 즉, 예·적금 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 기준인 코픽스도 오르는 것이다.

전일 기준 5대 은행의 신규 코픽스 연동 주담대 변동금리 상단은 연 7.832%를 기록했다. 은행권에서는 연내 주담대·전세대출·신용대출 모두 8%대를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담대 금리가 8%를 넘어서는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이다.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폭(0.25%포인트)만큼 대출금리가 오를 경우 전체 대출자의 연간 이자 부담이 약 3조3000억 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가계대출자 1인당 연간 16만4000원 수준이다. 금리 상승에 따른 차주들의 고통을 덜기 위해 수신금리 상승 자제라는 임시방편을 꺼내들었다는 분석이다.

또한, 자금이 시중은행으로 과도하게 쏠리는 역(逆)머니무브 심화로 제2금융권 유동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금융당국 기조에 작용했다. 지난 15일 기준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21조5466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잔액인 808조2276억 원에서 15일 만에 13조3190억 원 증가했다. 이 추세라면 이달에만 30조 원이 은행으로 흘러가게 된다.

이들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올해에만 166조6107억 원 늘었다. 올해가 채 지나기도 전에 지난해 증가 규모(40조5283억 원)의 4배 이상 증가했다. 주식과 부동산 시장이 침체한 가운데 시중은행 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자금이 대거 은행으로 몰린 것이다.

1금융권에 돈이 몰리게 되면 2금융권은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다. 채권시장 경색과 저신용자 또는 중소기업 등의 경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레고랜드 사태로 자금경색 우려가 심화하면서 유동성 관리 차원에서 시중은행의 금리 인상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결국 수신금리 인상을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통상 은행은 매월 1회 이상 시장금리 변동을 점검해 기본 상품금리에 반영한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신금리도 올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당국이 앞서 은행채 발행 자제도 요구한 상황이라 수신을 통한 자금조달 외에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지는 못하겠지만 타행 상황을 지켜보며 시차를 두고 수신상품 금리에 기준금리 상승분을 반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리 동결 가능성도 나오지만 일부 상품만 올리는 방안도 거론된다"고 말했다.

won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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