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사례 접수 최소 10만 건 이상 접수 전망
전례없는 무료서비스 보상안 마련에 '고심'
카카오가 지난달 발생한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서비스 먹통과 관련해 보상안 마련에 나섰다. /이동률 기자 |
[더팩트|최문정 기자] 카카오가 지난달 발생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주요 서비스 장애 보상안 마련 절차에 착수했다. 앞서 카카오는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파트너들뿐만 아니라 무료 이용자들에게도 적극적인 보상을 하겠다는 방향을 밝혔다. 다만, 대규모 무료 서비스 피해 보상을 마련해야 하는 만큼 실제 보상안 마련이 해를 넘길 수 있다는 전망이 제시되고 있다.
22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서비스 장애 피해 사례 접수를 마치고, 보상안 마련을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달 19일부터 지난 6일까지 총 19일 동안 카카오톡 공식 채널과 비즈보드 공간 등을 활용해 피해 사례 접수를 안내했다.
카카오에 따르면, 피해 접수 닷새 만에 4만5000여 건의 사례가 접수됐다. 이에 IT업계는 카카오에 최소 10만 건 이상의 피해 사례가 접수됐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현재 카카오는 접수된 피해 사례 분류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사례와 단순 항의 내용을 구별하는 작업을 마치면, 피해 내용과 규모 등에 따라 이를 분류하는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후, 정확한 피해 건수를 발표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지난 14일 소상공인연합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 한국소비자연맹을 비롯한 민간 단체와 공정거래-소비자 보호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1015 피해지원 협의체'를 구성했다. 협의체는 피해 사례를 분석하고, 전문성·객관성·타당성 등을 토대로 합리적인 보상 기준과 정책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카카오 관계자는 "협의체 구성을 완료하고, 첫 회의 일정과 참석자를 조율하고 있다"며 "보상안 내용과 마련 시점은 향후 회의를 통해 구체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유료 서비스 이용자에 400억 원 규모의 피해 보상을 완료했다. 그러나 무료 서비스의 경우, 보상 근거와 규모를 확정짓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더팩트 DB |
현재 카카오는 유료 서비스 피해에 대한 보상은 완료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멜론이나 콘텐츠 이용권 만료일을 연장했고, 카카오게임즈는 유료 아이템 등 게임 재화를 지급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프로서비스 이용 기사들을 대상으로 장애 기간 이용료의 3배수에 상당하는 포인트를 지급했다. 이에 따른 비용은 약 4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3일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재무적인 영향은 단기적이고 일회적일 것"이라며 "현재까지 파악한 매출 손실과 단기 재무 영향은 약 400억 원"이라고 밝혔다.
다만, 업계는 피해 대상자와 규모가 비교적 명확한 유료 서비스에 비해 실질적인 무료 서비스 보상 기준 마련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카카오의 이용 약관에는 무료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보상 의무가 없다.
국내외 플랫폼의 사례를 찾아보더라도, 유료 서비스가 아닌 무료 서비스 이용자 전반에 대한 보상은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 2020년 8월 결제·충전 등 서비스 오류를 일으킨 네이버페이는 상품 배송이 지연된 이용자와 광고 사업자 등에 한정해 피해 보상을 진행했다. 지난해 10월 서비스 장애를 일으킨 메타도 유료 이용자인 광고주들에게 서비스 중단 시간에 따라 광고비를 빼주는 방식을 활용했다.
지난달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간접피해가 많아 피해 규모를 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IT업계는 카카오가 빠르면 이달 말, 늦어도 연내 진행할 기술 공유 행사인 '이프카카오'에서 피해 보상과 재발방지책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공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카카오는 데이터센터 화재 관련 서비스 장애 이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다. 비상대책위원장은 홍은택 대표가 맡았다. . 비대위 산하에는 △원인조사소위 △재발방지소위 △보상검토소위 등 3개 분과가 마련됐다. 현재 재발방지소위는 지난달 먹통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남궁훈 전 대표가 맡았다. 원인조사소위는 카카오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역임한 이확영 그렙 대표가 이끌고 있다.
지난달 19일 남궁 전 카카오 대표는 "향후 있을 이프카카오를 통해 공유 세션을 만들고 '만약 카카오가 이랬더라면' 벌어지지 않았을 상황을 알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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