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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에 모인 美 수제버거…한국인 입맛 사로잡을 브랜드는?
입력: 2022.11.02 00:00 / 수정: 2022.11.02 00:00

강남대로, 수제버거 격전지로 떠오른다

치킨 프랜차이즈 bhc치킨으로 유명한 bhc그룹이 지난 1일 글로벌 수제버거 전문점 슈퍼두퍼 강남점을 오픈해 국내 수제버거 시장 진출을 알렸다. /이선영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bhc치킨'으로 유명한 bhc그룹이 지난 1일 글로벌 수제버거 전문점 '슈퍼두퍼' 강남점을 오픈해 국내 수제버거 시장 진출을 알렸다. /이선영 기자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bhc치킨'으로 유명한 bhc그룹이 강남 한 복판에 '슈퍼두퍼' 매장을 열고 국내 수제버거 시장에 뛰어들었다. 수제버거 시장은 SPC그룹이 지난 2016년 '쉐이크쉑' 매장을 강남에 오픈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후 '고든램지 버거', '굿스터프이터리' 등이 국내에 상륙했으며, 조만간 미국 3대 버거로 불리는 '파이브 가이즈'도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짧은 기간 많은 수제버거 브랜드들이 등장하면서 시장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어떤 브랜드가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을지가 관전포인트다.

bhc그룹은 지난 1일 서울 서초구 신논현역 인근에 프리미엄 수제버거 브랜드인 슈퍼두퍼의 글로벌 1호점인 강남점을 열었다. 슈퍼두퍼는 201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문을 연 고급 수제버거 전문점으로, 현지 매장 규모는 10여 개 정도다. 호르몬제나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은 육우 등 친환경 식재료를 즉석에서 조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bhc그룹에 따르면 슈퍼두퍼 강남점은 타협하지 않고 최고의 버거를 선보이겠다는 슬로우 푸드의 가치를 담았다. 미국 본토의 맛과 한국 정서에 맞춘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면서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겠다는 설명이다. 슈퍼두퍼는 강남점을 포함해 젊은 층이 많이 모여드는 지역을 중심으로 점포를 확대할 예정이다.

최근 기업들은 해외 수제버거의 국내 매장 진출지로 강남을 택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주거비용과 물가가 비싼 강남의 지역 특성에 맞춰 프리미엄 버거의 특성인 '고급화'를 앞세워 사업 확장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내년에 강남대로가 수제버거 격전지로 급부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슈퍼두퍼 1호점의 건너편에는 SPC그룹이 2016년부터 국내에 들여온 미국 3대 버거 중 하나인 '쉐이크쉑' 1호점이 입점해 있다. 지난해부터 영국의 스타셰프인 고든램지의 '고든램지 버거' 매장으로 수제버거 사업을 시작한 모피 전문업체 진경산업의 '고든램지 스트리트 버거'도 내년 강남 상권에 자리 잡을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미국의 3대 버거인 '파이브가이즈'도 한화 갤러리아백화점을 통해 국내에 첫 매장을 선보인다. 파이브가이즈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인 김동선 한화솔루션 갤러리아 부문 신사업전략실장이 미국을 오가며 직접 공을 들인 브랜드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강남에 거점을 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기존에 국내에 들어온 해외 수제버거들과의 차별점을 강조해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특히 신논현역 인근에는 쉐이크쉑이 위치해 있고 다른 버거 업체들도 입점을 예고하거나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내년에는 강남대로가 수제버거 격전지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해외 수제버거가 국내에 연이어 매장을 열면서 업계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위쪽부터) 진경산업의 고든램지버거, SPC그룹의 쉐이크쉑 매장 전경. /더팩트 DB
최근 해외 수제버거가 국내에 연이어 매장을 열면서 업계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위쪽부터) 진경산업의 '고든램지버거', SPC그룹의 '쉐이크쉑' 매장 전경. /더팩트 DB

bhc그룹은 그동안의 외식 노하우로 국내 수제버거 시장 안착에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평가를 내고 있다. 지난달 31일 슈퍼두퍼 미디어 초청 행사에서 임금옥 bhc그룹 대표이사는 "bhc 그룹은 치킨 프랜차이즈를 시작으로 창고43, 큰맘할매순대국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며 종합외식기업으로의 발판을 마련했다"며 "지난해 연말엔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를 인수하면서 국내에서 처음으로 매출 1조 원을 앞둔 종합외식기업으로 발돋움했다"고 강조했다.

bhc그룹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29% 증가한 6164억 원으로, 주요 외식 브랜드가 선전했다. bhc 그룹은 이번 수제버거 시장 진출로 종합외식그룹으로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만 업계에서는 최근 고물가 시대에 접어들면서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해 프리미엄 버거 시장의 전망이 밝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는 '무지출 챌린지'(최소한의 생활비만 남기고 바로 저축하는 생활 습관)가 확산하는 등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관련 업계가 출구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최근 몇몇 수제버거 업체들은 돌연 영업 종료를 선언했다. 올해 5월 문을 연 국내 중견 건설사 대우산업개발의 자회사 이안GT가 선보인 미국 프리미엄 수제버거 브랜드 굿스터프이터리(GSE) 강남점은 지난달 31일 영업을 종료했다. 대우산업개발 관계자는 "GSE 강남점은 영업을 종료하게 됐다"며 "사업철수는 아직 미정"이라고 말했다. 토스트 전문 브랜드 이삭은 작년 7월 이삭버거를 시작했다가 가맹점 확장을 중단했고, 샤브샤브 브랜드 채선당도 작년 11월 '메이크버거'를 시작했다가 올해 문을 닫았다.

또 다른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워낙 국내 수제버거 시장이 크다 보니 마니아층 고객을 사로잡는다거나 주기적인 단골 고객을 유치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소비자들 사이에서 간단하게 한 끼를 해결하기에 수제 버거의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인식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식업계가 전반적으로 원가와 인건비 등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초기 투자 비용도 많이 들고 그 투자 비용에 비해 이익을 내기 쉽지 않은 구조"라며 "버거 사업을 크게 확장한다기보다는 소규모 운영을 통해 기존의 브랜드(bhc그룹) 가치를 강화하는 전략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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