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DDR5 등 메모리 수요 회복 전망
중장기 수요 대응 위해 설비투자도 지속
삼성전자가 최근 이어지고 있는 반도체 업계 불황에도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혔다. 삼성전자는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설비투자(캐펙스, CAPEX)도 이어나갈 예정이다. /삼성전자 홈페이지 캡쳐 |
[더팩트|최문정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한파에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SK하이닉스 등 업계 주요 기업들이 감산이나 투자 축소를 밝힌 것과 달리, 인위적 감산이나 투자 축소 없이 공격적 기조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27일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확정실적을 발표했다. 3분기 삼성전자 매출은 76조7817억 원으로 역대 분기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1.39% 하락한 10조8520억 원을 기록했다.
이번 삼성전자 실적하락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분의 실적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DS부문의 3분기 매출은 23조200억 원, 영업이익은 5조1200억 원이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10조700억 원)에 비해 반토막 수준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실적 충격의 상황에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인위적 감산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혔다. 비록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기조와 공급망 악화 등으로 인한 매크로 이슈가 지속되고 있어 수요 약세가 예상되긴 하지만, 내년 이후 점차 수요 회복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이달 초 미국에서 열린 테크데이 행사에서 '인위적인 감산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부분에 대한 기본적인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 부사장은 "일부 외부 기관에서는 D램 중심으로 하반기 시황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며 "전략적인 운영을 고려해 판단한다면 시장 수요가 현시점에서 위축된 것은 맞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수요 회복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결정의 배경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불황을 원가 경쟁력으로 돌파한다는 계획을 공유했다. 또한 최근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떠오른 파운드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사진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생산시설이 위치한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 |
이날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원가경쟁력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한 부사장은 "메모리 사업은 시장환경이 변화하면서 늘 수익성 등락이 발생한다. 지금은 수익성이 하락하는 시기"라며 "(메모리 사업의) 기본 전략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서 원가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보고 이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 결과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플래시 업계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가진 원가 구조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이는 강력한 장점이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설비투자(캐펙스, CAPEX) 집행도 유지할 예정이다. 업황과 연계한 유연한 설비투자라는 기조는 이어지지만, 중장기적 수요 대응을 위한 선제적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올해 3분기 삼성전자는 총 12조7000억 원을 캐펙스로 집행했다. 이 중 DS부문의 투자는 11조5000억 원이다. 올해 DS부문 투자비용은 총 47조7000억 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한 부사장은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해 적정 수준으로 인프라 투자는 지속할 예정이며, 현재 인프라 투자는 기존 계획대로 진행하려 한다"며 "설비 투자는 15나노부터 극자외선노광설비(EUV)를 전면 적용했으며 선단 기술을 위한 투자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클린룸 확보를 위한 인프라 투자가 예정돼 있어 설비투자 조정으로 인한 전체 캐펙스 조정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최근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떠오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
아강문수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수요 불확실성이 있다"면서도 "내년 하반기 적체된 재고 소진과 고성능컴퓨팅(HPC) 등 응용처 수요 견조로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에서 클린룸을 먼저 지은 뒤, 시장 수요와 연계해 탄력적인 설비투자를 하는 '쉘 퍼스트' 방식으로 효율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munn09@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