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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산업개발 버거 사업 실패로 끝나나?…GSE 철수 공지 오락가락
입력: 2022.10.27 00:00 / 수정: 2022.10.27 00:00

"국내 햄버거 시장 포화 상태…관련 업계 출구 전략 취하는 것"

국내 중견 건설사 대우산업개발의 자회사 이안GT가 선보인 미국 프리미엄 수제버거 브랜드 굿스터프이터리(GSE)가 국내 진출 5개월 만에 사업 철수설에 휩싸였다. 왼쪽 작은 사진은 한재준 대우산업개발 대표이사. /더팩트 DB·대우산업개발 제공
국내 중견 건설사 대우산업개발의 자회사 이안GT가 선보인 미국 프리미엄 수제버거 브랜드 굿스터프이터리(GSE)가 국내 진출 5개월 만에 사업 철수설에 휩싸였다. 왼쪽 작은 사진은 한재준 대우산업개발 대표이사. /더팩트 DB·대우산업개발 제공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국내 중견 건설사 대우산업개발의 자회사 이안GT가 선보인 미국 프리미엄 수제버거 브랜드 굿스터프이터리(GSE)가 국내 진출 5개월 만에 사업 철수설에 휩싸였다. 이 버거는 '오바마 버거'로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브랜드다. 대우산업개발은 철수 논의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확정은 아니며 11월에도 매장을 운영한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GSE가 조만간 국내에서 매장을 철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GSE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이달 말을 끝으로 지난 5월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 인근에 열었던 1호점을 닫는다고 공지하고, 매장 내에도 영업 종료 안내판을 비치했다.

현재는 공지문과 안내판이 모두 내려진 상태다. 대우산업개발 관계자는 "내부에서 사업 철수 논의가 있었지만 현재는 미정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내부적으로 소통에 오류가 있어 공지가 올라간 것으로 해당 공지는 모두 철수했다"고 설명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GSE가 국내에 진출한 지 5개월이 된 것을 감안하면 철수 시기가 너무 이른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사업의 성패를 판단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했다"며 "마케팅을 해서 (제품을) 더 알려야 하는 시기에 갑자기 철수 검토를 했다는 소식을 듣고 업계에서도 의아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통업체 관계자는 "구체적인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을 뿐 안내문을 부착했다는 것은 철수를 하기로 결정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했다.

앞서 이안 GT는 1호점 오픈 당시 매장 내 스마트팜에서 직접 기른 무농약 채소를 사용하고, 얼리지 않은 스테이크용 알목심을 패티로 쓰는 등 신선한 재료를 특징으로 내세웠다. 월 매출 목표를 3억 원으로 달성하고, 연내 2호점을 열 계획이며 2025년까지 매장을 총 7곳으로 늘린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미현 이안GT 부사장은 지난 4월 기자간담회 발표를 통해 "건설사가 아닌 '라이프 사이클 디벨로퍼'로서 생활문화를 만들고 의식주를 업그레이드 한다는 고민 아래 버거 브랜드를 론칭한다"며 "코로나19 시대를 거치며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늘면서 '스마트팜'에 주목해 대우산업개발의 주거 브랜드 이안에 스마트팜을 더한 이안GT를 통해 직접 눈으로 보고 안심할 수 있는 푸드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국내에 해외 프리미엄 버거가 연달아 매장을 오픈하면서 관련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버거 시장 규모는 2013년 1조9000억 원에서 2018년 2조8000억 원, 지난해 4조 원 규모로 성장했다. 2023년에는 5조 원대로 몸집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국내 햄버거 시장은 외국계 고급 수제버거가 줄줄이 국내에 진출하면서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분석도 나온다. 모피 전문업체인 진경산업이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영국의 스타셰프인 고든램지의 '고든램지버거' 매장을 열었으며 SPC가 운영하는 '쉐이크쉑'은 23호점까지 매장을 늘렸다. 갤러리아백화점은 미국 3대 버거 중 하나인 '파이브가이즈'를 내년 상반기 중 들여올 예정이며 치킨 프랜차이즈 bhc도 이달 말 미국 수제버거 '슈퍼두퍼'의 국내 첫 매장을 연다.

최근 맥도날드, 롯데리아, 맘스터치, 버거킹, KFC 등 기존 프랜차이즈 햄버거 브랜드들도 줄줄이 M&A(인수·합병) 시장 매물로 등장한 상태다. (위쪽부터)맥도날드, KFC, 버거킹. /더팩트 DB
최근 맥도날드, 롯데리아, 맘스터치, 버거킹, KFC 등 기존 프랜차이즈 햄버거 브랜드들도 줄줄이 M&A(인수·합병) 시장 매물로 등장한 상태다. (위쪽부터)맥도날드, KFC, 버거킹. /더팩트 DB

최근 맥도날드, 롯데리아, 맘스터치, 버거킹, KFC 등 기존 프랜차이즈 햄버거 브랜드들도 줄줄이 M&A(인수·합병) 시장 매물로 등장한 상태다. 특히 맥도날드와 롯데리아의 매출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맥도날드는 2019년 440억 원, 2020년 484억 원, 2021년 278억 원의 영업손실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GRS의 롯데리아는 2020년 영업손실 150억 원, 2021년 영업손실 258억 원을 기록했다.

고급 수제버거가 국내 시장 진출을 본격화 한 데에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등의 소비패턴 변화가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가격이 비싸더라도 건강하고 고급스러운 음식을 선호하고 SNS 등에 '가치소비'를 공유하는 문화가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인플레이션이 심화하며 고물가 시대에 접어들면서 MZ세대 사이에서는 '무지출 챌린지'(최소한의 생활비만 남기고 바로 저축하는 생활습관)가 확산하는 등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박 모 씨(26)는 "예전에는 줄을 서서 수제 버거집을 방문했는데 최근에는 햄버거가 밥값보다 비싸고 먹기도 불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해외 유명 브랜드 버거를 들여와서 비싼 가격을 책정한 것이 부담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오 모 씨는(27)는 "햄버거는 저렴한 가격에 맛이 좋아야 찾게 된다"면서 "아무리 가격을 올려도 패스트푸드, 서민 음식이라는 인식은 변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일부 기업이 국내 햄버거 시장의 비전이 뚜렷하지 않을 것을 우려해 출구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토스트 전문 브랜드 이삭은 작년 7월 이삭버거를 시작했다가 가맹점 확장을 중단했고, 샤브샤브 브랜드 채선당도 작년 11월 '메이크버거'를 시작했다가 올해 문을 닫았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 시장에서 월마트가 10년 만에 철수한 것처럼 국내 버거 시장이 예상했던 것과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라며 "우리나라 버거 시장은 굉장히 과밀하고 버거가 생활 주식도 아니다. 출생률 감소에 따른 아동 인구 감소 등의 이유로 미래의 비전이 없다고 생각해 (대우산업개발 등 관련 업계가) 출구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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