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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선해양, 현대삼호중공업 IPO 철회?…개미들의 반란 또 먹히나
입력: 2022.10.27 00:00 / 수정: 2022.10.27 00:00

희망 불씨 지핀 DB하이텍‧풍산…소액주주 연대 강화

한국조선해양이 계획 중인 현대삼호중공업 IPO(기업공개)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 홈페이지 갈무리
한국조선해양이 계획 중인 현대삼호중공업 IPO(기업공개)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 홈페이지 갈무리

[더팩트|윤정원 기자]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추진하던 현대삼호중공업 IPO(기업공개)가 무기한 연기되고 있다. 조선주에 대한 보수적인 진단이 나오는 상황에서 중간 지주사 디스카운트를 초래할 상장이 옳으냐는 소액주주들의 지적에 한국조선해양은 한 걸음 뒤로 물러난 상태다.

◆ 현대중공업 악몽 재현 우려…한국조선해양 소액주주 '단결'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부회장은 지난 1월 18일 기관투자자와의 간담회에서 "현대삼호중공업 상장은 투자자와의 약속"이라며 "현대삼호중공업 상장을 연내에 이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당초 올해 내 상장을 조건으로 국내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로부터 4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소액주주들의 반발에 더해 주식시장이 한파를 겪으며 한국조선해양은 몸을 낮췄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3월 22일 주주총회에서는 "자회사 상장에 대해 최근 논의 중인 지주 및 자회사 동시상장에 대한 구체적인 개정안이나 규정 등이 마련된 후 추진하거나, 자체적인 주주가치 보호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조선해양과 IMM PE는 올해 초 상장 시점을 최대 2년 유예할 수 있도록 합의까지 한 상황으로, 상장 시점은 사실상 미지수가 됐다. 현재까지 IPO에 대해 구체적인 진전 또한 없는 분위기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당사는 지난 주총에서 상장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계획을 전했다. 현재 주관사 선정이든 진척된 사안은 없다"고 답변했다.

다만 현재 소액주주들은 상장 '연기'가 아닌 '철회'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한국조선해양 소액주주들은 현대삼호중공업 상장을 저지하기 위한 소액주주운동 또한 본격화했다.​ 한국조선해양 소액주주연대는 지난 9월 26일 비영리단체를 설립, 현재 5% 공시를 목적으로 지분을 계속해서 모으고 있다. 한국조선해양 소액주주연대 가입 인원만 해도 어느덧 850명에 이른다.

소액주주 연대는 지난달 28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현대중공업을 재상장한 것도 모자라 기존 주주들을 위한 보상안 마련 없이 또다시 비상장 자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을 상장시킬 계획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회사의 독단적 결정으로 주주가 피해받게 된다면 법정 소송뿐 아니라 모든 방법을 동원해 관련자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국조선해양 소액주주들이 이른감 있게 권리 찾기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앞서 현대중공업의 상장으로 주가 폭락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17일 현대중공업의 코스피 상장으로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의 주가는 이미 큰 폭으로 내렸다. 지난해 5월 14일 16만3500원에 이르던 한국조선해양 주가는 26일 6만8600원까지 고꾸라지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이 상장할 경우에도 한국조선해양의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소액주주들의 견해다. 한국조선해양의 연결 기준 2분기 매출 4조1886억 원 가운데 현대삼호중공업의 매출은 1조816억 원으로 약 43%를 차지했다.

소액주주들의 극심한 반발 속에 풍산은 지난 4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물적분할 계획을 철회했다고 공시했다. /윤정원 기자
소액주주들의 극심한 반발 속에 풍산은 지난 4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물적분할 계획을 철회했다고 공시했다. /윤정원 기자

◆ DB하이텍‧풍산 후발 주자 가능성…한국조선해양 "철회 계획은 없다"

소액주주 연대의 현대삼호중공업 상장 반대 운동이 활발해지면서 일각에서는 상장 계획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DB하이텍과 풍산 등도 소액주주와 노동조합 등의 반대를 이기지 못하고 물적분할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지난 4일 풍산은 공시를 통해 "회사는 최근 정부와 관계 당국의 물적분할 관련 제도개선 추진 및 향후 일반주주 권익 제고를 위한 주주보호정책 전개 방향 등을 감안하고, 이번 분할에 대한 반대주주 및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신중히 검토했다"고 말했다.

풍산 측은 "그 결과 주주총회 특별결의 가결요건의 충족 여부가 불확실해짐에 따라 주주 및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겸허히 수용해 본건 분할에 대하여 다시 한번 신중한 검토 및 논의를 가지기로 했다"며 "회사는 2022년 10월 4일자 이사회 결의를 통하여 본건 분할절차 중단 및 분할계획서를 철회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풍산에 앞서 DB하이텍 역시 소액주주들의 토로를 수용하며 분사 작업 검토를 멈췄다. DB하이텍은 지난달 26일 "사업부 분야별 전문성 강화와 경쟁력 제고를 위해 설계 사업의 분사를 포함해 다양한 전략 방안을 고려했지만, 현재 진행 중인 분사 작업 검토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다만 한국조선해양 측은 상장 철회 가능성에 대해 "아직 확정된 게 없는 상황이다. (철회) 계획은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조선해양이 IMM PE에 투자금에 더해 이자를 보존해주고 상장을 무마하는 방법을 택할지는 미지수"라며 "상장이 진행된다면 소액주주 측에서는 현물 배당 요구라는 강수를 둘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한국조선해양은 오는 27일 오후 2시 실적발표 콘퍼런스를 오디오 생중계 할 계획이다. 주요 증권사 컨센서스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3분기 419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관측된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70.45% 줄어든 수치지만, 1년 만에 흑자로 전환하는 셈이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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