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기심위·시장위 각각 열려
임상 현황·내부 통제 등이 관건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하는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와 코스닥시장위원회(시장위)가 이날 오후 2시와 4시에 각각 열린다. 사진은 서울 코오롱 마곡사옥. /뉴시스 |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인보사 사태'와 경영진의 횡령·배임으로 2019년 5월 주권매매거래가 정지된 코오롱티슈진의 6만 개미가 운명의 날을 맞이했다.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여부 판가름이 오늘(24일) 결정될 전망이다.
◆ 두 개 안건 동시에 심판대에…거래 재개 더 복잡해졌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하는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와 코스닥시장위원회(시장위)가 이날 오후 2시와 4시에 각각 열린다. 이에 최종 결과는 이날 오후 늦게 나올 전망이다.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 사태'와 횡령·배임 두 가지 사유에 대해 별개로 상장폐지 심사가 이뤄지면서 사정이 복잡해졌다.
이날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2심격인 기심위는 지난 2020년 7월 발생한 횡령·배임으로 발생한 내용에 대한 심사를, 시장위는 2019년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인보사케이주(인보사) 품목 허가 취소 처분에 따른 상장폐지 여부를 가른다.
코오롱티슈진은 앞서 2019년 미국에서 임상 3상 중이던 인보사의 성분이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로 밝혀지며 식약처의 품목허가 취소 결정을 받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됐다. 같은해 8월 기심위가 코오롱티슈진에 대해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고, 이듬해 10월 시장위가 1년의 개선기간을 부여했다. 이후 올해 2월 시장위에서 속개 결정이 났다. 이 부분이 이날 시장위에서 다뤄지는 내용이다.
이와 별도로 2020년 7월 전 임원이 회삿돈 27억 원을 횡령해 코오롱티슈진에 대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추가됐다. 지난해 8월 열린 기심위에서 개선기간 1년을 부여했고, 올해 8월 말 개선기간이 종료됐다. 이에 기심위에서 해당 사안을 다루게 된다.
3심격인 시장위에서 상폐가 결정된다면 바로 상장 폐지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2심격인 기심위에서 상장 폐지 결론이 날 경우 20일 이내에 시장위를 다시 열어 상장 폐지 여부(상장유지·상장폐지·개선기간부여 세 가지 절차 중 하나를 진행)를 논의하게 된다.
기심위에서 상장 유지 결정이 나더라도 시장위에서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지면 불복절차 없이 바로 상장폐지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이날 기심위와 시장위 모두 '상장 유지'로 결정을 내릴 경우에만 다음날인 25일부터 거래가 재개된다.
◆ 관건은 임상 현황과 내부 통제…신라젠과 결과 다를까?
최근 바이오 회사 신라젠이 거래 재개에 성공한 사례가 있어 코오롱티슈진의 기사회생 가능성에도 시장의 기대감이 모인다.
관건은 인보사 미국 임상 진행 수준과 내부통제 입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거래소 개선 요청 사항을 모두 만족했다는 내용을 담은 개선계획 이행내역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시장위에서 인보사 미국 임상 3상 재개와 임상 자금 마련 등을 중점적으로 살필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지난해 12월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 환자 투약을 재개한 상태다. 같은 달 미국 FDA로부터 고관절 골관절염 임상 2상에 대한 계획도 승인 받았다.
인보사의 임상 진행과 연구개발(R&D) 자금 확보 등이 코오롱티슈진의 주요 개선사항으로 꼽힌다. 사진은 인보사 제품 이미지. /코오롱생명과학 제공 |
인보사의 연구개발(R&D) 자금 확보 등도 주요 개선사항이다. 회사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8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743억 원을 조달했으며 9월에는 33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전 임원의 횡령·배임 기소와 2021년 8월 감사의견 거절에서 적정으로 변경된 건에 대해 심사하는 기심위는 기업 재무건전성과 경영투명성, 영업지속성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업계는 코오롱티슈진이 국내 대기업 계열사인 만큼 재무·기업의 영속성 관련 형식적 요건을 전부 갖췄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횡령·배임과 관련된 전 임원은 재판이 진행 중이며 전부 경영에서 물러난 상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작년 말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 환자 투약 재개를 거래소 측이 긍정적으로 바라볼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회사가 인보사의 부활을 위한 임상 진행과 연구·개발(R&D) 자금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선점도 거래 재개에 있어 좋은 신호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횡령·배임 등 내부 관리 및 경영상이 주요 문제였던 신라젠과 다르게 상장 유지 결정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코오롱티슈진은 기업의 핵심 가치인 약품 개발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국 임상이 재개됐지만 승인이 이뤄지지 않아 상장 폐지 사유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법인인 코오롱티슈진은 코오롱생명과학이 국내 최초로 품목허가를 받은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의 미국 허가를 위해 지난 1999년 설립됐다. 인보사 미국과 유럽 판권 보유가 핵심이며 2017년 1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당시 세계 최초의 '유전자 골관절염 치료제' 타이틀을 내걸고 인보사가 식약처의 허가를 받으면서 단숨에 업계 기대주로 떠올랐다. 상장 이후 미국 임상 3상 진입까지 성공하며 글로벌 블록버스터 배출 기업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거래소 심의에 대비해 충실하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pkh@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