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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 전 '싼타페 하브' 계약해도 제대할 때 못 받아요"
입력: 2022.10.19 00:00 / 수정: 2022.10.19 00:18

GV80 2.5터보 30개월·싼타페 HEV 24개월 
출고 지연에 신차급 중고차 몸값↑
현대차·기아, 출고 적체에 전시차 물량까지 투입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 등으로 국내 완성차 업계 전반으로 출고 적체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현대차의 중형 SUV 싼타페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10월 기준 신차 계약 시 차량을 인도받을 때까지 대기 기간이 24개월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제공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 등으로 국내 완성차 업계 전반으로 출고 적체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현대차의 중형 SUV '싼타페'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10월 기준 신차 계약 시 차량을 인도받을 때까지 대기 기간이 24개월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제공

[더팩트 | 서재근 기자] 국내 완성차 업계에 불어닥친 '출고 적체' 현상이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무려 80%에 달하는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현대자동차(현대차)와 기아의 경우 모델에 따라 대기 기간이 무려 2년을 넘기는 초유의 상황까지 직면했지만, 마땅한 해법조차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19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내년 하반기 풀체인지 모델 출시가 예고된 현대차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싼타페'의 경우 하이브리드 모델 기준 고객 대기 기간이 24개월이다.

특히, 최근 디젤 퇴출 이슈 등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차종을 막론하고 최소 10개월 이상의 대기 기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준중형 세단 '아반떼'는 일반 가솔린 모델의 대기 기간이 10개월인 반면, HEV는 24개월 이상이다.

경쟁 모델 대비 상대적으로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 중인 소형 SUV '코나' 역시 하이브리드 모델 만큼은 10개월 이상 기다려야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준중형 SUV '투싼'(가솔린 9개월 이상) 하이브리드도 13개월 이상의 대기 기간이 예상된다. 이외에도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의 중형 SUV 'GV80' 가솔린 2.5터보 모델의 경우 예상 대기 기간이 무려 30개월에 달한다.

제네시스의 중형 SUV GV80 가솔린 2.5터보 모델의 경우 예상 대기 기간이 무려 30개월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DB
제네시스의 중형 SUV 'GV80' 가솔린 2.5터보 모델의 경우 예상 대기 기간이 무려 30개월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DB

기아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인기 차종인 준중형 SUV '스포티지'(가솔린 14개월 이상)와 중형 SUV '쏘렌토'(가솔린 11개월 이상) 하이브리드 모델은 최소 18개월 이상이며, 중형 세단 'K5'(가솔린 8개월 이상)과 대형 세단 'K8'(가솔린 11개월 이상) 하이브리드 모델도 각각 12개월, 18개월 이상 걸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대차와 기아에서는 전국 각 대리점에 보낼 전시차량을 포기하면서 수량 짜내기에 나서고 있지만, 쌓일 대로 쌓인 대기 물량을 해소하기엔 턱없이 모자란 실정이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 일부 대리점의 경우 전시차량을 단 1대만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 한 현대차 대리점 관계자는 "원래 승용과 SUV 라인업에서 인기 모델을 중심으로 4~5대의 전시차를 운영했지만, 지금은 보시다시피 아반떼 1대가 전부"라며 "전시차도, 고객에게 인도할 차도 모자라다 보니 영업을 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영업맨들 사이에서 우스게 소리로 '군대 갈 때 (차) 계약해도 제대할 때 못 받을 수도 있겠다'는 얘기를 할 정도"라며 "최근엔 계약 건수가 많았을 때보다 고객들의 전화를 훨씬 더 많이 받는다. '도대체 차가 언제 나오는 거냐'며 화를 내시거나 '그냥 계약 취소하겠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라고 토로했다.

국내 중형 SUV 시장에서 판매 1위에 오른 기아 쏘렌토의 경우 하이브리드 모델 기준 최소 18개월 이상의 대기 기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 제공
국내 중형 SUV 시장에서 판매 1위에 오른 기아 '쏘렌토'의 경우 하이브리드 모델 기준 최소 18개월 이상의 대기 기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 제공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자동차 출고 적체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인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다. 전기차 전환에 속도가 붙고 있는데 일반 내연기관 차 한 대에 사용되는 반도체 부품이 200~300개 수준이라면, 전기차는 최소 500개다. 여기에 자율주행 기술이 더해지면, 800~900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완성차) 제조사들은 반도체 재고 물량을 다 소진한 상황에 전체 시장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인 만큼 근본적인 문제가 해소될 때까지는 최소 2~3년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완성차 업계의 고심도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최근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출고 적체가 심화하면서 마케팅 전략에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신차 출시를 선언하더라도 고객이 해당 차량을 인도받기까지 1년 이상이 걸리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핵심적이고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 '신차효과'가 희석되고 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약 없는 기다림에 지친 고객들의 '문어발식 계약' 사례도 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 기아 대리점 관계자는 "'스포티지'와 '투싼', '쏘렌토'와 '싼타페' 등 '형제 차종'으로 불리는 기아와 현대차의 동급 모델 또는 '스포티지'와 '쏘렌토' 등 한 브랜드 내 상하위 모델을 대상으로 동시에 계약을 하고, 하루라도 먼저 나오는 차를 받기 위한 다중 계약을 하는 고객도 꽤 많다"고 말했다.

완성차 시장의 출고 적체 현상이 심화하면서 신차급 중고차를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DB
완성차 시장의 출고 적체 현상이 심화하면서 '신차급 중고차'를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DB

전례 없는 출고 적체 현상이 심화하면서 '신차급 중고차'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도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자동차 거래 플랫폼 엔카닷컴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엔카 플랫폼 내 전체 판매 데이터와 2020~2022년식 중고차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신차급 중고차의 월 판매 기준 점유율은 지난 1월 12.9%에서 3월 15.5%, 5월 17.9%, 8월 20.1%로 꾸준히 늘었다.

엔카닷컴 관계자는 "길어지는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해소되지 않자 최근 연식의 중고차, 즉 신차급 중고차에 대한 구매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출시된 지 1년이 안 된 인기 모델의 경우 옵션 가격을 고려하더라도 중고차 시세가 신차가를 웃도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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