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태풍' 사전 예보에도 골프·미술관 관람 등 강하게 비판
70년대 조성 '냉천 유로' 대비 미흡도 지적…"범람 없었다" 해명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부·인사혁신처·공무원연금공단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해 태풍 '힌남노'로 인한 사상 초유의 포항제철소 전면 가동 중단 사태에 대한 질의에 답변했다. /뉴시스 |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태풍 '힌남노'로 인한 사상 초유의 포항제철소 가동 전면 중단 사태와 관련해 국정감사 증인으로 참석해 진땀을 뺐다. '태풍에 대한 사전에 예보가 지속됐음에도 골프약속, 미술관 방문 등으로 침수 피해 현장을 즉각 살피지 않았다'는 국회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4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부·인사혁신처·공무원연금공단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했다.
국회의원들은 최정우 회장이 '초강력 태풍'이라는 예보에도 골프 약속에 참석했다는 점, 태풍 상륙 전날 미술관 관람을 진행한 점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최정우 회장에게 "포항제철소 태풍 대응일지를 살펴보면 최고경영진이라는 증인(최정우 회장)을 비롯해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정탁 포스코 사장 등은 단 한번도 현장에 방문하거나 대책회의를 주재하지 않았다"면서 "더욱이 최정우 회장은 태풍이 포항에 접근하고 있는 와중에도 9월 5일 16시경 한가롭게 미술전시회를 관람했다"고 꼬집었다.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 역시 "최정우 회장 본인이 일주일 전부터 재난 대책을 진행했다고 하는데, 9월 3일 주말에 골프를 치러 간 사실이 있다"면서 "일주일 전부터 재난대책본부를 가동했다면서 골프와 미술관 관람을 하고, 태풍이 포항에 상륙한 9월 6일 새벽 2시에는 서울에 있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어지는 쓴소리에 최정우 회장은 "최종 책임자는 그룹 회장이 맞지만 회사 매뉴얼상 직책별로 역할과 책임이 분할돼 있으며, 포항제철소의 경우 제철소장이 안전 책임자"라며 "앞으로 복구에 최선을 다해 철강수급을 안정화하고 한국 경제에 끼치는 (부정적)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답했다.
침수 피해의 가장 큰 원인이었던 '냉천 범람'과 관련해 사전 대응이 미흡했다는 질책도 나왔다.
박성민 의원은 최정우 회장에게 "냉천은 지난 1974년 직선으로 이뤄져야 할 유로(강물이 움직이는 길)를 급하게 꺾도록 만들어졌는데, 이 때문에 이번 태풍때 범람 피해가 나타난 것"이라며 "그 부분에 대해 대비를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정우 회장은 "유로변경은 정부의 산업단지 조성과 변경 과정에서 진행된 것이며 그 이후 50여년간 범람 사례가 없었다"면서 "지난 1998년 태풍 예니때 최근 힌남노보다 훨씬 더 많은 비가 왔음에도 냉천 범람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함께 증인으로 참석한 이강덕 포항시장은 "힌남노가 상륙한 뒤 형산강 이남 지역 지방하천 6개 전부 범람했다"면서 "60시간에 걸쳐 무려 611mm의 폭우가 쏟아졌으며, 1m가 넘는 만조가 겹치는 등 가장 큰 자연재해였다"고 설명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행정안전부·인사혁신처·공무원연금공단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
반면 이날 국감에선 포스코에 대한 '책임론'이 과도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여당은 최 회장에 대해 국감장 출석을 요구하고 책임을 묻는데, 하천관리 총책임은 포항시에 있는 것"이라며 "비가 와서 건물이 수몰되면 건물주가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듯, 포스코가 침수된 것이 포스코그룹 회장의 책임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포항제철소와 거래하는 하청업체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침수 이후) 포스코가 불가항력적인 피해를 이유로 원료 공급사에 대한 발주를 중단한 상태"라며 "하청 중소업체들의 자금줄 압박으로 인해 연쇄적 도산 위험이 나타난다. 포스코가 명확하게 발주량 수용여부를 점검하고 기 발주 물량을 100% 수용한다던지 명확하게 대책을 표명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정우 회장은 "해외 원료공급사는 저희가 불가항력을 선언하며 1조 원 규모의 원료계약을 취소 혹은 이월했지만, 국내공급사는 각 업체별로 소통하며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면서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침수로 인해 2조400억의 매출 감소가 전망되고 있으며, 설비와 피해복구 등 최종적인 피해 규모는 아직 집계가 되지 않고 있다. 포스코는 오는 12월 포항제철소의 완전 재가동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kimthi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