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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불씨' 된 DB하이텍…풍산 소액주주 "물적분할, 우리도 막자!"
입력: 2022.09.28 15:23 / 수정: 2022.09.28 19:58

내달 31일 풍산 임시주주총회 개최 예정

풍산 소액주주 연대는 풍산의 방산 부문 물적분할을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 충정로 소재 풍산빌딩. /윤정원 기자
풍산 소액주주 연대는 풍산의 방산 부문 물적분할을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 충정로 소재 풍산빌딩. /윤정원 기자

[더팩트|윤정원 기자] 개미 투자자들의 거센 반발 속 DB하이텍이 물적분할을 철회한 가운데 여타 소액주주 단체들이 희망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목청을 높이는 대표적인 집단은 풍산 소액주주 연대다.

◆ DB하이텍, 결국 두 손…"무리하게 분사 시도 안 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B하이텍은 지난 26일 "사업부 분야별 전문성 강화와 경쟁력 제고를 위해 설계 사업의 분사를 포함해 다양한 전략 방안을 고려했지만, 현재 진행 중인 분사 작업 검토를 중단하기로 했다"는 내용의 공시를 게재했다.

DB하이텍은 반도체 위탁생산 전문 업체다.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등 일부 범용 제품은 브랜드사업부를 통해 직접 설계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까지 DB하이텍은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의 제조를 담당하는 파운드리 사업부와 설계를 담당하는 브랜드 사업부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을 살폈다. 분사 검토를 포함해 다양한 전략 방안을 고려 중에 있었다.

DB하이텍에서는 "구체적인 방법 및 시기 등은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지난 7월 12일과 8월 11일 두 차례에 걸쳐 공시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DB하이텍이 반도체 설계 부문인 팹리스를 물적분할해 100% 자회사로 분사하는 방안을 택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기업 가치가 하락하고 주주 가치가 훼손될 우려가 커지면서 DB하이텍 주주들은 물적분할 저지를 위한 공동 행동에 나섰다. 실제 물적분할이 알려진 지난 7월 12일 주가는 하루 만에 15.7%나 빠졌다. 일부 소액주주들은 결국 같은 달 28일에는 비영리단체인 'DB하이텍 소액주주연대'을 설립했다. 연대는 주주명부 열람과 등사를 요구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DB하이텍은 두 손을 들었다. DB하이텍 내에서 비중이 크지 않은 브랜드 부분을 분산하고 회사의 메인인 파운드리에 집중하는 것이 성장의 기회가 되고, 나아가 주주 가치 제고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지만 소액주주의 비난을 거스를 수 없었던 탓이다.

DB 관계자는 "소액주주를 보호하기 위한 재반 입법 절차도 진행되는 등 최근 물적분할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고조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분사를 시도해서는 안 되겠다는 내부적인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사 검토를 재개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검토 중단은 철회와 같은 의미로, 액면 그대로 이해해 주면 될 것 같다"라고 답했다.

풍산 측은 지난 27일자로 풍산 소액주주 연대에 회신서를 보냈다. /풍산 소액주주 연대 제공
풍산 측은 지난 27일자로 풍산 소액주주 연대에 회신서를 보냈다. /풍산 소액주주 연대 제공

◆ 풍산 소액주주 연대 "우리도 힘 모아야"

물적분할을 꾀하고 있는 기업에 투자한 여타 소액주주들은 DB하이텍의 사례처럼 분사 반대를 이뤄내자는 데 뜻을 모으고 있다. 소액 주주들의 연대가 깊어진 곳 중 하나가 풍산이다. 풍산 소액주주들은 "DB하이텍은 지분 5%가 모여서 성과를 거뒀다. 풍산도 힘을 모으자"고 호소하고 있다.

풍산은 지난 7일 방산 부문을 물적분할한다는 방침을 전했다. 내달 31일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분할안이 통과되면 12월 1일 방산 사업을 전담하는 '풍산디펜스'(가칭)가 출범한다.

분사 추진에 대해 풍산 측은 각 사업부문별 전문성 강화 및 경쟁력 제고를 그 이유로 들고 있다. 물적분할을 통한 독립적인 경영구조로 1사 2사업부 체제의 한계를 타개해 중장기적 기업가치 증대 및 주주가치 제고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풍산이 물적분할을 공시한 후 자생적으로 풍산 소액주주 연대가 결성됐다. 지난 21일 법인 단체 설립을 승인받은 풍산 소액주주 연대는 내달 열리는 임시 주총에서 인적분할을 안건으로 상정해 줄 것과 주주명부 열람등사 등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풍산은 이와 관련 지난 27일자로 소액주주 연대 측에 답변서를 보냈다. 풍산은 회신서를 통해 주주임을 증명하는 증빙서류를 요청함과 동시에 "당사는 현재 귀 주주연대의 임시주주총회 의안 주주제안 및 요청사항에 대한 법률 검토 및 이해관계자들과의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소액주주 연대는 현재 풍산 측에서 요청한, 전자등록기관으로부터 발급받은 주주들의 '소유자증명서'를 취합하고 있다. 만일 풍산 측에서 서류 보완이 부족하다가 판단할 경우에는 향후 상법 제396조 제1항, 제2항에 기한 주주의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청구권을 행사하겠다는 계획이다.

풍산 소액주주 연대 대표는 "임시 주총이 10월 31일 개최되고, 임시 주총 의결권 기준일이 9월 22일"이라며 "한국 예탁결제원에서 주주 명부를 풍산 측에 제공하는 날은 오는 9월 30일로 예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풍산을 이끄는 류진 회장은 물적분할 논란으로 인해 2022년도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 명단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다만 풍산 측에서는 류 회장의 국감 출석에 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풍산 관계자는 "국감과 관련된 사항들은 정해진 것이 없다. 들은 바도 없다"고 말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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