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매파 본색을 드러낸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비롯해 10개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연설에 나서면서 매의 발톱을 드러낼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파월 의장이 미국 상원 인준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는 모습./CNBC 방송캡쳐 |
[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26일(현지시각) 개장하는 뉴욕 주식시장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의 혀끝에 춤출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의장을 비롯, 10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들이 줄줄이 연설에 나서는데 지난주의 매파(긴축 선호) 성향 발언을 이어갈 경우 주가는 직격탄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이번 한 주 뉴욕 주식시장은 이들의 연설에 따라 큰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만 아래로 떨어지며 올해 들어 최저치를 갈아치웠고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월 저점 근방까지 떨어졌다. 한 주간 다우지수는 4% 하락했고, S&P500 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4.65%, 5.07% 밀렸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3일 뉴욕 주시시장 주요 지수는 Fed의 긴축정책에 대한 우려로 하락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62% 내린 2만9590.41에 마감했다.이는 지난 2020년 11월 이후 약 2년 사이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8% 내린 1만867.93에 장을 마쳤다. 뉴욕증시가 급락한 것은 Fed가 기준금리를 최근 3연속 0.75%씩 올리는 등 긴축정책을 펴고 있는데 대한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25일 미국 금융시장 마켓워치와 야후파이낸스 등에 따르면, 이번 주에는 미국 연방준비은행 주요 은행장(총재)들이 연설에 나서고 Fed가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소비자신뢰지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 등 경지지표가 나온다.
Fed 2인자인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이 오는 30일 연설한다. 사진=Fed |
우선 Fed 인사들의 연설이 투자자들의 최우선 관심사다. 26일에는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가 연설에 나서는 것을 비롯, 애틀랜타, 댈러스, 클리블랜드 총재가 연설한다.
27일에는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와 제롬 파월 Fed 의장,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가 연설한다. 28일에는 레이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와 파월 의장,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가 연설하고 29일엔 제임스 불러드 총재가 연설한다. 30일에는 Fed 2인자인 레이얼 브레이너드 부의장, 미셸 브라운 이사, 톰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가 연설한다. 브라운 이사는 은행감독에 대해 연설하고 바킨 총재는 인플레이션 요인에 대해, 윌리엄스 총재는 금융안정에 대해 각각 연설한다.
파월 Fed 의장은 지난 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물가상승을 확실히 잡을 때까지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는데 Fed 인사들이 이번주에도 매파 성향의 발언을 이어갈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이들이 매파 발언을 쏟아낼 경우 금리가 추가로 오르고, 주가는 하락하는 등 미국 금융시장은 큰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주식 투자자들은 이번주에 나올 경제지표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6일 오전에는 시카고 연은이 전국 경제활동지수를 발표한다. 지난달에는 0.27을 기록했다. 28일에는 내구재 주문 통계가 나온다. 지난달에는 0.1% 줄었는데 이번달에도 0.2% 감소했을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또 S&P 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SAAR)도 소비자신뢰지수, 신규주택판매 통계가 각각 발표된다. 지난달 케이스쉴러 주택가격 지수는 4% 상승했다. 소비자신뢰지수는 지난달 103.2에서 이달에는 104.5로 상승할 것으로 시장은 점치고 있다 신규주택판매는 연율 50만5000호로 지난달 51만1000호에 비해 조금 줄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28일엔 재화교역 보고서와 기존 주택 판매 통계가 나온다.
29일엔 고용보고서가 나온다. 신규 실업 청구건수, 장기실업건수, 실질 국내총생산(GDP) 통계가 각각 발표된다. 신규실업청구건수는 지난주 21만3000건, 장기실업자는 138만 명이었다. 실질 GDP 상승률은 -0.6%일 것으로 시장은 추정하고 있다.
30일엔 Fed가 주목하는 물가지표인 PCE,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실질 소비지출, 실질가처분소득,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나온다. 실질 PCE는 지난달엔 전월 대비 -0.1%, 전년 동월 대비 6.3% 증가했다.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8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4.7% 오르면서 전달의 4.6% 상승을 웃돌고, 전월 대비로도 0.5% 올라 전달의 0.1% 상승을 웃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카고 PMI는 52.0.로 지난달 52.2에 비해 소폭 하락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도 나오는데 지난달과 같은 59.5가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식 투자자들은 미국 국채금리와 달러의 움직임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만기 10년인 미국 국채 수익률이 3.69%로 심리적 마지니노선인 3.5%를 넘어섰고 정책금리에 민감한 만기 2년짜리 국채 금리도 4.20%를 기록하면서 성장 기업들의 타격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은 탓이다. 금리의 가파른 상승은 성장 기업들의 미래 수익을 잠식하고 기업들의 차입 부담을 늘리는 만큼 주가 하락 요인이다.
주요 6개 통화와 견준 미국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 추이. 사진=마켓워치 |
또한 Fed의 고강도 긴축에 달러화 가치가 초강세를 보이면 해외 수익 비중이 큰 기업들의 실적 부담도 커질 수 있어 역시 주가에 하락압력을 가하게 마련이다. 주요 6개국 통화와 견준 미국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13.02로 2002년 이후 20년 사이에 최고치를 다시 썼다. 달러지수는 지난 한 달간 3.88%, 올들어 17.77% 상승했으며 지난 1년간은 무려 21.10% 상승하면서 전 세계에서 환율 급등과 수입물가 상승, 소비자물가 상승을 초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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