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제약의 간장약 고덱스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급여적정성 없음 평가를 받았다. /셀트리온제약 제공

[더팩트｜문수연 기자] 셀트리온제약의 간장질환용제인 고덱스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약평위)에서 '급여적정성 없음' 평가를 받은 가운데 사용량 약가연동제 적용으로 약가 인하까지 되면서 후폭풍이 예상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고덱스캡슐은 지난 1일부터 1개 캡슐 당 기존 약가 371원에서 15원(4%) 인하된 356원에 처방되고 있다. 한 달 복용 기준으로는 2700원 정도다.

앞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달 25일 '사용량-약가연동제(PVA)'의 협상을 마치고, 약값이 인하되는 36개 제약사의 172개 품목을 공개했다.

사용량·약가 연동제는 예상보다 약이 많이 팔리거나 전년 대비 일정 수준 이상 증가한 의약품에 대해 제약사와 공단이 재정위험 분담 차원에서 연 1회 협상을 통해 약가를 인하하는 제도다.

△2021년도 의약품 청구금액이 2020년도 청구금액보다 60% 이상 증가한 경우 △청구금액이 10% 이상 증가하고 그 증가액이 50억 원 이상인 경우 약값이 인하된다.

고덱스캡슐의 매출은 지난 2020년 651억 원에서 지난해 682억 원으로 31억 원 증가했다.

그동안 고덱스캡슐의 약가는 2009년 434원, 2011년 433원, 2016년 3월 431원, 2016년 12월 422원, 2017년 2월 422원, 2017년 11월 413원, 2018년 402원, 2019년 388원, 2020년 376원, 2021년 371원, 2022년 9월 356원 등 총 11번 인하됐다.

이번 약가 인하 조치로 셀트리온제약의 매출에도 타격이 있을 전망이다. 고덱스가 셀트리온제약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 상반기 기준 약 16.4%다. 연 매출은 약 600억 원으로 셀트리온제약의 단일품목 중 매출 비중이 가장 큰데, 약가 인하로 약 24억 원의 손실을 입게 됐다.

고덱스가 셀트리온제약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 상반기 기준 약 16.4%로, 연 매출은 약 600억 원이다. /셀트리온제약 제공

이 가운데 조만간 발표될 급여적정성 대한 이의신청 결과에도 이목이 쏠린다.

앞서 지난 7월 심평원은 2022년 제7차 약제급여평가위원회 1차 심의 결과를 공개했다. 올해 급여재평가 대상 6개 성분은 스트렙토키나제·스트렙토도르나제, 알마게이트, 알긴산나트륨, 에페리손염산염, 티로프라마이드 성분과 고덱스캡슐로, 이들 성분의 최근 3년 평균 청구금액은 2272억 원에 달한다.

재평가 대상중 가장 청구금액이 높은 고덱스캡슐은 임상적 유용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급여적정성 없음' 평가를 받았으며, 셀트리온제약이 이의신청을 제기해 현재 조정 중인 상태다.

급여재평가 결과에 따라 현재 셀트리온제약이 개발 중인 'CTP-JB02'에도 영향이 있을 전망이다. CTP-JB02은 간장용제 화학합성 개량신약으로 고덱스캡슐의 정제 버전이다. 현재 국내 3상 임상을 진행 중이다.

CTP-JB02의 식약처 허가과정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지만 고덱스의 급여재평가 최종 결과가 '급여적정성 없음'으로 결론날 경우 제형만 다른 동일 성분이 급여에 포함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고덱스의 동일 제품이 없는 만큼 셀트리온제약은 유효성을 입증할 만한 근거를 만들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급여 재평가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불복 소송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munsuyeo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