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까지 떨어질 가능성 높아"
넉넉한 현금을 보유한 주택 수요자라면 추석 이후부터 내년 초까지 매수 시점을 잡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추석 이후부터 내년 초까지가 넉넉한 현금을 보유한 주택 수요자들의 매수 시점이 될 것이란 전문가들의 관측이 나온다. 연말까지 금융당국의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주택가격 하락세는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더팩트>가 부동산 전문가를 대상으로 추석 연휴 이후 주택 매수 시점을 조사한 결과 내년 1분기(1~3월)까지 주택시장에 낮은 가격의 매물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주택가격에 대한 고점인식이 퍼져 매물이 쌓이고 가격이 내리는 가운데 연내 추가 금리인상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현재도 충분히 주택 가격이 조정되는 과정에 있어 더 이상 큰 하락 폭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지역과 매물의 성격에 따라 다르겠으나, 내년 1분기까지는 주택 구매에 유리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짧게는 연내까지, 정책적인 변화가 없다면 내년 상반기까지도 주택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관망세 속 저조한 주택 거래량과 가격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연말까지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할 가능성이 높아 거주지역의 상황에 따라 매수 시점을 판단해야 한다"며 "주요 지역일수록 빨리 구매하는 것이 적절하고 반대라면 시장을 관망하는 것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0.15% 하락하며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더팩트 DB |
시민들 역시 주택가격 하락 전망에 공감하고 있다. 부동산R114가 최근 전국 2275명을 대상으로 ‘2022년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을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38%가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상승을 전망한 비중은 24%였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번주(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0.15% 하락하며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는 최근 9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지수 역시 0.10% 하락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주택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는 주요 원인으로 금리인상을 꼽고 있다. 금리가 내리는 시점부터 부동산 시장 상황도 전환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높은 이자를 부담하면서까지 주택을 구매하는 것은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윤수민 연구원은 "금리의 상승 기조가 꺾이게 되면 그 시점부터 자산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로서는 금리인상 논의가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함영진 데이터랩장은 "인플레이션으로 유발된 기준금리 인상 기간은 주택 가격이 하락할 전망"이라며 "연말까지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이 5%를 넘어설 수 있어 당분간 대출을 통한 부동산 투자는 유효하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 "무주택 실수요자, 가격만족도가 중요한 고려 요소"라며 "급할 것은 없되 실수요 목적에서 주택을 구매하는 것이 좋겠고, 비교적 저가 매입이 기대되는 급매, 경매, 분양가상한제 적용 청약 물량 등이 유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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