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비 vs 캐치패션, 명품 플랫폼 업체 진흙탕 싸움 장기화
미국 전기 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1주당 가격이 300달러에 가까운 이른바 '삼백슬라'로 조정됐다. /더팩트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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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정리=문수연 기자]
◆ 주가 수준 낮춰 개인투자자들 유입을 더 늘리기 위한 의도로 풀이
-증권업계에서는 미국 대표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조명 받은 한 주였죠?
-네. 테슬라는 지난 25일 전날(24일) 종가의 3분의 1 가격으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이달 4일 주주총회에서 3대 1 비율로 주식 분할을 의결한 데 따른 것입니다. 주식 분할은 이미 발행된 주식을 쪼개 지분 비율에 따라 분배하는 것을 말합니다. 1주당 가격이 이전보다 낮아져 거래가 수월해지는 효과를 낳습니다.
-지난 2020년 5대 1 주식분할을 단행한 테슬라가 또 주식분할을 한 이유는 뭔가요?
-주가 수준을 낮춰 개인투자자들의 유입을 더 늘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5대 1로 액면분할한 후 첫 거래일인 2020년 8월31일 당시 테슬라 주가는 12.6% 상승하며 나스닥 상승을 이끌었죠. 25일(현지시각) 뉴욕 주식시장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0.35% 하락한 296.07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당장 액면 분할 효과는 미미한 모습입니다.
-테슬라 주식을 사도 될까요?
-투자에 대해 조언하기는 어렵습니다만, 미국 대표 전기차 기업인 만큼 테슬라의 성장성은 여전히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긴 합니다. 테슬라가 2분기 좋은 실적을 냈고 앞으로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꾸준한 판매 호조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이어지고 있고요. 테슬라의 2분기 매출액은 169억3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6% 증가했습니다.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87.8% 늘어난 24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테슬라가 가격 인상에 나서는 것도 실적 호조로 이어질 수 있는 대목입니다. 테슬라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등에 따라 차량 가격을 꾸준히 올리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지난해 초 5479만 원이었던 '모델3 스탠다드'의 가격은 현재 7034만 원까지 뛰었습니다. 6999만 원인 '모델Y 롱레인지'는 9664만 원에 팔리고 있습니다.
-기관투자가 대비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보유 비중이 높은 점도 장점 아닌가요?
-그렇죠.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테슬라 주식 비율은 44.39%로 엔비디아 65.53%, 애플 59.71%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입니다. 전 세계 개인투자자들이 보유한 테슬라 주식은 전체의 14.5%로, 창업자이자 최대 주주인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14.8%에 맞먹습니다. 이중 한국 개인투자자가 테슬라 주식을 150억 달러 넘게 보유하고 있고요.
-당분간은 테슬라에 대한 주식 투자자들의 관심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군요.
명품 플랫폼 트렌비가 지난해 8월 캐치패션이 트렌비 박경훈 대표를 상대로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고발한 건에 대해 불송치,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트렌비 제공 |
◆ 캐치패션, 또 트렌비 고발? "명품 플랫폼 떠나는 소비자들"
-이번에는 유통업계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온라인 명품 업체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고발이 이어지고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입니다. 공정한 경쟁을 어긴다면 처벌을 받아야겠지만, 이를 지켜보는 소비자들은 불안하기만 합니다.
-명품 플랫폼 '캐치패션'이 박경훈 '트렌비' 대표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크롤링·허위광고 등 부정행위와 관련해 고발한 게 불송치, 무혐의 처분을 받자 추가 증거를 확보한 후 재고발하겠다는 입장을 냈는데요. 지난 26일 캐치패션 운영사인 스마일벤처스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해외 온라인 명품 플랫폼들로부터 보완 자료를 제출 받는 즉시 재고발 일정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해 캐치패션은 트렌비가 해외 명품 플랫폼과 정식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에서 상품 정보와 이미지를 활용했고, 무단으로 이미지 크롤링해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박 대표를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저작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했는데요. 트렌비 측은 파트너사와 계약 관계를 맺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며 이미지 크롤링, 저작권 역시 법적 근거 안에서 적법하게 활용했다고 주장했고 서울강남경찰서는 지난 11일 해당 건에 대해 불송치(혐의없음)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캐치패션 측이 재고발 의사를 밝혔는데, 이에 대해 트렌비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트렌비 관계자는 "캐치패션의 발언에 대해 어떠한 추가 대응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그는 "혐의가 있었다면 지난번 고발 때 밝혀졌어야 하는데 이미 무혐의로 결론 난 부분을 2차 재고발한다는 것은 무의미하다"면서 "자극하는 내용으로 이슈를 만들려고 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그렇군요. 온라인 명품 플랫폼 업계에서의 반응은 어떤가요?
-업계에서는 캐치패션이 무리한 마케팅을 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캐치패션이 노이즈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본다"면서 "캐치패션은 경쟁사를 공격하면서 그 자리를 차지하려고 하는데 소비자들이 봤을 때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명품을 사면 위험하다는 인식이 생길 수 있어서 캐치패션이 관련 시장 규모를 줄이고 있는 게 아닌지 아쉬움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아 수요가 줄어든다면 이는 캐치패션의 승리로 종결되기 보다는 업계의 전체적인 '파이'를 줄이는 일"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캐치패션이 재고발 계획을 밝히면서 트렌비와 벌이는 갈등도 장기화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아무쪼록 두 기업이 지난해부터 계속된 잡음을 해소하고 공정경쟁을 이어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