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한 2.50% 결정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50%로 결정한 가운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사진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7월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한국은행이 고공행진 중인 물가와 고환율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이는 사상 첫 네 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이다. 한은의 인상 기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통화정책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 2.25%에서 0.25%포인트 인상한 2.50%로 결정했다.
국내 기준금리가 연 2.5%로 복귀한 건 2014년 7월 이후 8년여만이다.
한은이 네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한은은 4월, 5월, 7월에 이어 이달에도 기준금리를 올렸다. 5개월 만에 기준금리가 1.25%포인트 오른 것이다.
시장 예상과는 부합했다. 시장에서는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97%가 금리 인상을 전망했으며, 이 중 91%가 0.25%포인트 인상을 점쳤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은 고공행진 중인 물가를 잡기 위한 필사적 노력인 것으로 풀이된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108.74)는 외식·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6.3% 뛰었다.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특히 이날 한은이 내놓은 수정경제전망치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 전망치는 5월 전망치 대비 0.7%포인트 높인 5.2%로 상향 조정됐다. 이는 물가안정목표제가 시행된 1998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전망치다. 내년 물가 전망치도 기존 2.9%에서 3.7%로 상향 조정했다.
여기에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 상태도 기준금리 인상을 압박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두 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미국의 기준금리(2.25∼2.50%)는 한국(2.25%)보다 높아졌던 상황이었다. 이날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미국과의 기준금리 상단은 같아졌다.
네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한은의 인상 기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통위는 이날 발표한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국내 경기의 하방위험이 커지고 대내외 여건의 높은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지만 물가가 목표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이 과정에서 향후 금리인상의 폭과 속도는 높은 인플레이션의 지속 정도, 성장 흐름, 자본유출입을 비롯한 금융안정 상황,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추가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js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