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일 공모가 확정 예정
IPO(기업공개)에 나선 쏘카가 고평가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에서 IPO(기업공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장 계획과 성장 전략을 발표하는 박재욱 박재욱 쏘카 대표. /쏘카 제공 |
[더팩트|윤정원 기자]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 특례 상장을 준비 중인 쏘카의 기업가치를 두고 고평가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는 분위기다.
5일 쏘카에 따르면 전일부터 진행 중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이 이날 오후께 마감된다. 공모 희망가 밴드는 3만4000~4만5000원이다. 공모 예정 금액은 공모가 상단 기준 2048억 원 규모로, 시가 총액은 1조5944억 원이다. 쏘카는 오는 9일 공모가를 확정할 예정이다.
쏘카의 유가증권시장 상장공모는 신주모집 455만 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배정 물량은 △우리사주조합 20%‧91만 주 △일반청약자는 25~30%‧113만7500~136만5000주 △기관 55~70%‧250만2500~341만2500주 등이다. 오는 10~11일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이 진행된다. 상장 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 공동주관사는 삼성증권, 인수회사는 유안타증권이다.
지난 2011년 설립된 쏘카는 카셰어링 시장 1위 기업으로, 약 79%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쏘카의 올해 2분기 매출은 911억 원, 영업이익은 14억 원으로, 분기 기준 흑자 전환에 성공한 상태다.
박재욱 쏘카 대표는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수익성 부문에서 쏘카가 모든 모빌리티 플랫폼 중 유일하게 올해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IPO(기업공개) 시장 상황이 어려운 건 맞지만 모빌리티 시장이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어, 이 중요한 시기를 놓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한켠에서는 증권신고서 내 쏘카의 기업가치가 고평가됐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쏘카는 기업가치 측정 방식으로 매출액 대비 기업가치 비율(EV/Sale)을 활용했다. 쏘카는 국내 렌터카 업체 대신 우버와 리프트 등 기업가치가 높은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으로 비교군을 선정, 기업가치 평균치를 끌어올렸다.
비교기업군에 포함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업체 오비고(14.1배), 오로라이노베이션(15.8배), 고투(17배)의 벨류에이션이 높아 비교 대상 기업 10곳의 EV/Sale 평균치가 7.7배로 높게 도출됐다. 여기에 할인율 31.1~48%를 적용해 현재 공모가가 산정됐다. 공모희망가 범위 기준 쏘카의 EV/Sale은 3.78~5.05배 수준으로, 우버(2.4배)와 리프트(1배)보다도 높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매출액 대비 기업가치 비율 값(EV/Sale)을 잡을 때, 동종업계에 우버나 리프트 등은 이미 어느 정도 사업 다각화가 이루어진 기업들인데도 2점 초반대가 나온다. 그런데 쏘카의 EV/Sale이 다섯 배 이상으로 측정되니 타당하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쏘카의 기업가치가 고평가됐다는 비판에 대해 박 대표는 "쏘카는 모빌리티 플랫폼 중에서 유일하게 올해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성장 속도도 다른 플랫폼을 압도하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 3월 롯데렌탈로부터 지분 투자를 받았을 때 책정된 주당 가격인 4만5170원에 비해 이번 공모가 상단은 이보다 낮다"고 말했다.
쏘카는 향후 공모자금의 60%를 모빌리티 밸류체인 내의 유관 업체에 대한 인수·합병에 쓸 계획이다. 20%는 차량관제 시스템(FMS) 확장에, 20%는 신기술 투자에 사용한다. 박 대표는 "올해나 내년 실적에 대한 자신감이 충분하다"며 "성장성과 수익성을 기반으로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자신감에 기반해 IPO를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