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매각설 숱했지만 모두 무산…FTX 의지에 달려
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매각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인수를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 이사회 의장의 법률리스크가 변수로 작용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빗썸코리아의 최대 단일 주주인 비덴트가 코스닥시장본부의 조회공시 요구에 대한 답변을 통해 "FTX 측과 빗썸코리아, 빗썸홀딩스 출자증권의 처분을 위한 접촉 및 관련 협의를 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이는 진행 중인 사안으로, 현재 시점에서 매각 조건이나 일정 등 정해진 것이 없어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FTX는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중 거래량 3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샘 뱅크먼 프리드 CEO가 순 자산 200억 달러 이상을 보유한 억만장자로 알려져 있다.
업계는 이미 수차례 매각설이 돌았던 빗썸인 만큼 이번엔 매각에 성공할지 주목하고 있다.
빗썸이 처음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것은 지난 2018년이다. 당시 카카오, 넷마블게임즈와의 인수합병 논의가 이뤄졌고, 네이버도 인수 후보자로 거론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같은 해 10월 BK컨소시엄이 비티씨코리아홀딩스(현 빗썸홀딩스)의 지분 50%+1주를 4000억 원에 매입하는 계약도 있었지만, 해당 인수 계약은 BK컨소시엄이 잔금을 치르지 못하면서 무산됐다.
이후에도 NXC, 위메이드 등 게임사들이 빗썸 인수에 관심을 보이면서 수차례 매각설이 돌았지만, 모두 흐지부지됐다.
업계에서는 매각 대금과 함께 이정훈 전 의장의 법률리스크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빗썸코리아의 대표는 이재원 대표이지만, 실질적인 소유자는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 이사회 의장으로 알려져 있다.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빗썸코리아의 73.56%는 빗썸홀딩스가 지배하고 있다. 빗썸홀딩스 지분은 비덴트가 34.22%, 나머지는 이정훈 전 의장이 장악한 구조다. 단일 주체로는 비덴트가 최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개인 지분 및 우호 지분 등을 합할 경우 이정훈 전 의장 쪽 지분이 65.7%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질적 소유주인 이정훈 전 의장의 법률리스크가 인수 후 빗썸 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FTX의 결정을 좌지우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의장은 현재 1600억 원대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2018년 10월 김병건 BK메디컬그룹 회장에게 빗썸 인수 및 공동경영을 제안하며 BXA토큰(BXA코인)을 거래소에 상장하겠다고 속여 계약금 등을 편취한 혐의다
앞서 과거 빗썸을 인수하려던 다른 기업도 이 전 의장의 법적 리스크가 변수로 작용해 매각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매각가도 중요하겠지만, FTX가 어떤 방식으로 어디까지 지분을 인수해 빗썸 경영권을 확보하려 하는 지도 키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과거 이 전 의장의 법률리스크가 인수합병의 변수로 작용했던 것은 업계에서는 이미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다. 인수자인 FTX 측은 이를 이유로 매각가를 깎으려고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서로의 합의점이 맞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