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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억 받고 더 달라던 '불법자문' 민유성 구속 피했다…신동주 부글부글?
입력: 2022.07.15 00:40 / 수정: 2022.07.15 00:40

판사 "구속사유나 필요성, 상당성에 대한 소명 부족"

불법 자문 혐의를 받는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이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불법 자문 혐의를 받는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이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민유성 전 행장은 지난 2015년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현 SDJ코퍼레이션 회장)에게 불법 자문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롯데그룹을 위기로 내몰았고 이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은 롯데 직원들로부터 지탄을 받은 인물이다.

서울중앙지법 김세용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4일 오후 11시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받는 민유성 전 행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사유나 필요성, 상당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민유성 전 행장은 이날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면서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자문을 제공하고 198억 원을 받았나' 등의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열지 않고 발걸음을 옮겼다.

검찰에 따르면 민유성 전 행장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변호사 자격 없이 신동주 전 부회장의 롯데그룹 경영권 확보를 위한 각종 법률 사무를 한 대가로 198억 원 상당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현행 변호사법은 변호사가 아닌 사람이 돈을 받고 법률 상담 등 법률 사무를 취급하거나 알선하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민유성 전 행장은 롯데그룹 관련 형사사건과 행정사건 계획을 수립하고 변호사를 선정하는 등 각종 소송 업무를 진두지휘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의 혐의는 앞선 민사 재판에서 거론됐다. 민유성 전 행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 간 자문료 분쟁 재판 과정에서 2020년 7월 서울고등법원은 "경영권 취득이라는 궁극적 목적 달성을 위해 변호사가 아닌 민유성으로 하여금 법률사무를 처리하기로 했던 것으로 강행규정인 변호사법 제 109조 제1호에 위배되는 반사회적 법률행위"라고 판단했다.

신동주(오른쪽) 전 부회장이 지난 2015년 10월 8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민유성 전 행장과 함께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더팩트 DB
신동주(오른쪽) 전 부회장이 지난 2015년 10월 8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민유성 전 행장과 함께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더팩트 DB

◆ 롯데 위기로 내몰았던 '프로젝트L' 기획자, 직원들 일터까지 위협

민유성 전 행장은 신동주 전 부회장과 함께 롯데 경영을 흔들기 위한 '프로젝트L' 실행 계약을 맺고 호텔롯데 상장과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 취득 방해, 경영비리 검찰수사 유도, 일본기업 이미지 씌우기 등을 실행해 경영권을 빼앗으려고 했다.

민유성 전 행장이 설계한 각종 방해 공작으로 롯데그룹은 2016년 6월 검찰수사를 받았고 호텔롯데의 상장 계획은 무산됐다. 또 2017년 7월 감사원에 따르면 2015년 12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얻었어야 할 특허권이 관세청 점수 조작으로 다른 기업에 넘어갔다. 이로 인해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직원 1300여 명이 일자리를 잃게 됐다.

롯데그룹 경영에 치명상을 입히고 직원들의 일자리를 앗아갔던 '프로젝트L'은 민유성 전 행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 간 자문료 다툼 소송 과정에서 세상에 알려졌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을 끈질기게 괴롭혔지만 경영권 분쟁에서 사실상 패했고 민유성 전 행장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민유성 전 행장은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의 조기 계약 해지로 받지 못한 자문료 108억 원을 받아야 한다는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법정에서 '프로젝트L'의 실체를 밝혔다. 그는 신동주 전 부회장 경영 복귀를 위해 롯데그룹 방해 공작 사실을 스스로 공개했다.

민유성 전 행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이 '프로젝트L'을 실행하면서 롯데그룹은 지난 5년 동안 성장이 멈추는 등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롯데호텔과 면세점, 월드, 마트 등 노조위원장들은 민유성 전 행장을 알선수재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2019년 6월, 2020년 9월 두 차례 고발했다. 고발인들은 민유성 전 행장이 롯데면세점 특허권 취득을 방해하기 위해 면세점 사업자 심사를 하는 관세청의 보세판매장 특허심사위원회의 위원들을 대상으로 불리하거나 왜곡된 정보를 전개했을 개연성이 있고 이에 대한 자문료나 성공 보수를 약정한 만큼 특가법상 알선수재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롯데그룹 노조협의회는 2020년 9월 2차 고발 당시 신동주 전 부회장도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 탈락을 기획하고 청탁, 실행했다고 보고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당시 강석윤 롯데노조협의회 전 의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롯데에 몸담은 노동자의 생존권을 담보로 개인 이득을 취하기 위해 잘못된 행동을 한 것은 분명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두 사람의 고발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민유성 전 행장은 서강대 출신으로 일명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 핵심 멤버로 알려져 있다. 그는 시티은행 뉴욕본점 기업재무분석부 부장, 우리금융지주 부회장 등을 거치고 MB정부 초창기 2008년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장으로 발탁됐다. 정관계를 비롯해 재계에 두터운 인맥을 형성해 마당발로 불리기도 했다. 민유성 전 행장은 산업은행 행장에 물러난 뒤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후 2015년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자 신동주 전 부회장 쪽에 가담해 고문으로 활동했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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