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국내 첫 확진자에 백신 관련주 급등
삼성과 LG 등 주요 기업들이 글로벌 복합 위기 상황에 대응하는 차원의 사장단 회의를 잇달아 열고 있다. 사진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8일 유럽 출장을 마치고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는 모습. /이선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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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정리=한예주 기자]
◆ 복합 위기에 '재계 별' 모였다…삼성 '초격차 기술', LG '가치경영' 등 대응책 마련 총력
-재계 소식을 들어보겠습니다. 최근 글로벌 복합 위기 상황에 대응하려는 주요 기업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는데요. 지난 한 주에만 삼성과 LG가 핵심 경영진을 모두 불러 모아 대응책 마련 차원의 긴급회의를 열었다고 합니다.
-맞습니다. 주요 기업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공급망 충격, 금융 시장 불안 등 대내외 경영 환경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일제히 긴급회의를 열고 있는데요. 재계 1위 삼성은 현 상황을 심각한 위기로 판단, 사장단 회의와 경영전략회의를 연일 개최했습니다.
먼저 삼성은 지난 20일 경기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서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 주재로 주요 경영진 25명이 참석한 사장단 회의를 열어 8시간 넘게 다양한 현안을 논의했는데요.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은 "국제 정세와 산업 환경, 글로벌 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면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변화의 흐름을 읽고, 새로운 먹거리를 잘 준비해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삼성이 상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연 것도 4년 만이라고 하는데요.
-그렇습니다. 상반기 회의의 부활은 최근 악화하는 대내외 경영 환경에 대한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읽히는데요. 삼성전자는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DX(디바이스 경험) 부문 임직원 140여 명이 참석한 글로벌 전략협의회를 열고 경제 상황을 종합 점검했습니다.
재계는 공급망 관리 혁신, 재고 건전화, 전사적 자원 효율 운영 방안 등이 집중 논의된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8일 유럽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고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한 만큼, '초격차 기술 강화'로 경영 악재를 뚫을 방안 등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는 오는 27일부터 사흘 동안 DS 부문 글로벌 전략협의회 개최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LG는 어떤 이유로 사장단 회의를 한 것인가요?
-지난 23일 구광모 LG그룹 회장 주재로 열린 경영전략회의는 기존에 계획된 정기 회의로, 위기 대응 차원의 긴급 소집은 아닙니다. 다만 내부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점을 고려했을 때 경제 위기와 관련한 대응책 마련을 중점으로 다뤘을 것으로 관측되는데요.
구광모 회장과 전자, 디스플레이, 화학 등 LG 주요 계열사 사장단 전원은 '고객 가치 경영'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고객 가치 경영'은 '모든 정답은 고객에 있다'고 강조한 구광모 회장의 경영 방침으로, 사장단은 '고객 가치를 강화해 악재를 돌파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LG는 사장단 회의와 별개로 상반기 전략보고회를 3년 만에 부활시켜 지난달 30일부터 계열사별로 사업 전략 재점검 및 '고객 가치 경영'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삼성과 LG 외 다른 기업들도 조만간 복합 위기에 대응하는 차원의 회의를 연다고 하는데, '재계 별'들이 총집결해 머리를 맞대는 모습입니다. 그만큼 현재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방증이겠죠?
-외부 요인을 무시하다간 성장을 논의하기도 전에 생존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진단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데요. 한 대기업 관계자는 "한 주 동안 '생존'만 고민했다"며 현재 내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앞서 재계 맏형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7일 상반기 확대경영회의를 열고 경영진에 공급망 차질, 금융 시장 불안 등 경제 위기 상황에서 경영 시스템 전반을 개선해야 한다며 '실질적 변화'를 주문하기도 했는데요. 비상 경영을 가동 중인 현대자동차그룹과 롯데그룹도 다음 달 중 각각 정의선 회장, 신동빈 회장 주도 아래 사장단 회의를 열고 사업 전략을 점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에서 원숭이두창 첫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국내 백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공항 출입구에 해외 감염병 유행 안내판이 서 있다. /뉴시스 |
◆ "우리가 원숭이두창 관련주라고?"…차백신연구소·녹십자엠에스·파미셀 뜻밖 주목에 '당황'
-이번에는 제약·바이오업계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국내에서 원숭이두창 첫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22일 원숭이두창 의심환자 2명에 대해 전자증폭(PCR) 검사와 유전자염기서열 분석을 한 결과 내국인 1명이 양성으로 확인됐는데요.
원숭이두창은 코로나19처럼 에어로졸 형태로 전파되지 않아 전파력이 낮지만 앞서 코로나19 사태를 겪은 만큼 우려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국내에서 원숭이두창 첫 확진자가 나오자 방역당국은 감염병 위기경보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했습니다.
-우려가 큰 만큼 국내 백신 개발 현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 어떤 상황인가요?
-국내에서는 HK이노엔이 백신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HK이노엔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천연두 백신을 생산하고 있는데요. 원숭이두창은 천연두 백신으로 86%의 예방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HK이노엔은 자사 천연두 백신의 원숭이두창 적응증 확대를 위한 임상 시험 준비 단계에 착수했습니다.
-그렇군요.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HK이노엔의 주가가 한때 급등했다죠. 차백신연구소, 녹십자엠에스, 파미셀도 원숭이두창 관련주로 주목을 받았는데 관련이 있는 게 맞는 건가요?
-뚜렷한 연관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차백신연구소는 자체 개발한 면역증강 플랫폼을 활용해 백신과 치료제를 만드는 회사인데요. 단백질 재조합 백신에서 면역증강제가 필수이기 때문에 차백신연구소가 주목받고 있지만 원숭이두창 파이프라인은 없다고 합니다.
녹십자엠에스는 과거 약독화 두창 백신 연구를 진행한 이력이 있어 주목을 받았는데요.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한 기업은 녹십자GC로, 양사 모두 원숭이두창 관련 개발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파미셀은 미국 키메릭스가 천연두 치료제로 개발한 템벡사(브린시도포비르)에 쓰이는 핵심 중간체 HDP-tosylate를 독점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원숭이두창 관련주로 주목받았지만 직접 개발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렇군요. 기대 요인이 없는데도 관련주로 분류되며 주가까지 급등했는데요. 테마주는 불확실성이 큰 만큼 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