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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발사 성공…30년 만에 '우주개발 자립' 꿈 이뤘다
입력: 2022.06.21 18:21 / 수정: 2022.06.21 18:21

순수 국내 기술로 독자 개발…자력으로 위성 발사 가능 7번째 국가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 및 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우주로 날아오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 및 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우주로 날아오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팩트|한예주 기자]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II)가 성능검증 위성을 목표대로 우주에 안착시키고 지상과 교신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은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인도에 이어 1t 이상 실용위성을 자력 발사한 '세계 7대 우주강국'에 올라섰다.

◆ 우리 힘으로 마침내 우주門 열다…발사 42분께 남극기지와 교신

누리호는 21일 오후 4시 정각에 전라남도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누리호는 카운트다운이 완료됨과 동시에 화염을 내뿜으며 하늘로 솟아 올랐다.

누리호는 목표한대로 동작했다. 이륙 50초 만에 최대 동압에 도달했고, 127초 만에 고도 59㎞에 도달해 1단 로켓을 분리해 태평양으로 떨어뜨렸다. 이때부터 누리호는 2·3단 로켓으로 운용을 시작했고 이륙 233초엔 고도 191㎞에서 페어링을 분리했다. 페어링은 누리호 꼭대기에 실린 200㎏급 성능검증 위성과 1.3t급 위성모사체(가짜 위성)를 보호하는 덮개다. 누리호는 발사 274초 뒤 고도 258㎞에 이르러 2단 로켓도 분리했다.

곧이어 3단 로켓 엔진이 점화돼 속도를 높였고 목표 속도인 초속 7.5㎞에 도달했다. 지난해 10월 1차 발사된 누리호는 당시 초속 7.5㎞ 속도를 내지 못해 인공위성을 목표궤도에 안착시키지 못했다. 그러나 2차 발사에선 목표 속도를 냈다. 고도를 순차적으로 올리다 발사 13분 10초쯤 3단엔진을 정지했고, 목표궤도인 700km에 투입됐다.

결국 발사 852초(14분12초)와 950초(16분7초) 뒤 고도 700㎞에서 각각 200㎏급 성능검증 위성과 1.3t급 위성모사체를 분리했다. 이어 19분 51초 누리호 추적을 종료했다. 성능검증 위성은 발사 40여 분 만에 지상국과 교신하는 데 성공했다.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당초 예상한 숫자와 다소 차이는 있지만 원하는 목표고도 700㎞의 ±5% 오차범위를 만족했다"며 "현재 남극 세종기지 안테나를 통해 성능검증위성의 초기 지상국 교신에 성공하고 위성의 위치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항우연은 22일 새벽 3시부터 대전 항우연 지상국과 여러차례 교신을 실시해 위성의 상태를 세부적으로 확인할 예정이다.

이종호 과기부 장관은 "이번 발사는 세계적으로 우리나라가 7번째 우주 발사체 기술을 가지게 됐다는 측면에서 역사적 의미가 있다"며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발사장이나 발사체를 빌리지 않고도 우리가 원할 때 우리가 우주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누리호 개발 경험과 기술을 토대로 성능이 향상된 우주발사체 개발을 추진해 우리나라의 위성 발사 능력을 더욱 향상시켜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 및 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의 2차 발사일인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 거치된 누리호에서 기립장치가 분리되고 있다. 실제 기능이 없는 모사체(더미) 위성만 실렸던 1차 발사와 달리 이번 2차 발사 누리호에는 성능검증위성과 4기의 큐브위성이 탑재됐다. /사진공동취재단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 및 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의 2차 발사일인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 거치된 누리호에서 기립장치가 분리되고 있다. 실제 기능이 없는 모사체(더미) 위성만 실렸던 1차 발사와 달리 이번 2차 발사 누리호에는 성능검증위성과 4기의 큐브위성이 탑재됐다. /사진공동취재단

◆ 한국 '세계 7대 우주강국' 우뚝

누리호가 1차 발사 실패를 딛고 2차 발사에 성공하기까진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다. 지난해 10월 1차 발사 당시 누리호는 고도 700㎞에 위성모사체를 목표궤도에 안착시키지 못해 실패했다. 누리호는 결함을 보완했지만, 2차 발사를 앞두고 비바람으로 한 차례, 레벨센서 이상으로 또 한 차례 발사 일정을 미뤘다.

그러나 항우연과 300여개 기업은 50시간 만에 결함 파악부터 보완까지 이뤄냈다. 나로호(KSLV-I)는 2000년대 초 러시아 기술을 들여와 개발됐지만 누리호는 설계부터 제작과 조립까지 모두 우리 손으로 이뤄졌다. 로켓에 문제가 생겨도 '초고속'으로 결함 파악과 보완이 이뤄질 수 있었던 배경이다.

누리호는 2010년 3월 시작된 '2차 한국형 우주 발사체(KSLV-II)' 사업의 결과물이다. 약 12년에 걸쳐 총 2조 원의 개발비를 투입해 제작했다. 설계부터 로켓 제조, 발사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항우연 주도 하에 국내 기술로 실현했다. 2013년 발사에 성공했던 국내 최초 발사체 '나로호'는 1단 로켓에 러시아산(産) 제품을 실었던 것과 차별화된 부분이다.

2013년 1월 세 번째 도전 끝에 발사에 성공한 '나로호'는 1단 엔진이 러시아산이었다. 지난해 10월 21일 누리호 1차 발사 때는 헬륨 탱크 고정 부위가 파손돼 산화제가 새면서 3단 엔진 연소가 46초 일찍 종료돼 위성모사체가 정상 비행하는 데 실패했다.

누리호를 비롯한 자력 발사체 역량이 충분해지면 그간 '필수적으로' 다른 나라의 발사장을 이용해야 했던 것과 달리, '필요에 따라' 국내 발사장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투입 궤도 및 비용, 정책 효과 등을 고려할 경우 일부 발사 프로젝트는 국외 설비 이용이 유리할 수 있지만, 한국입장에서는 국내 발사라는 선택지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이는 안보와 산업, 과학기술 개발 측면의 상당한 파급 효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누리호의 도전은 계속된다.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에 따라 누리호를 내년부터 2027년까지 추가로 4번 더 우주로 쏘아올릴 예정이다.

반복 발사로 발사체 신뢰성을 강화하고 기술력을 고도화해 우주개발 독립 시대의 문을 더 활짝 연다는 목표다. 동시에 이 과정에서 발사체 기술력을 민간으로 이전해 민간이 우주 개발을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 견인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비전이다. 실제 누리호 개발에는 300여 개 기업이 참여해, 독자 개발에 필요한 핵심 부품 개발과 제작을 수행하고 있다.

한편, 누리호 발사가 '완벽한 성공'에 이르기 위해서는 성능검증위성이 발사일로부터 8일 뒤인 오는 29일부터 대학생들이 개발한 큐브위성 4대를 이틀 간격으로 사출해내야 한다. 조선대, 서울대, 연세대, 한국과학기술원이 제작한 큐브위성은 지구 대기 및 미세먼지를 관측하는 등의 과학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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