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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리 인터뷰<중>] '6만 전자' 불안?…"변동성을 위험으로 착각하지 마라!"
입력: 2022.05.21 00:00 / 수정: 2022.05.21 00:00

삼성전자 주가 하락, 장기투자 관점에서 매수 기회…"회사 경영진과 동업하는 것"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지난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계동 메리츠자산운용 본사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지난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계동 메리츠자산운용 본사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지난달 어느 날 새벽, 서울역에서 <더팩트> 취재진은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를 마주쳤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한국 버전이라는 평을 듣는 존 리 대표는 강연 일정을 앞두고 이동 중이었다. 존 리 대표는 강연과 방송, 유튜브 출연 등으로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투자자로 정평이 나 있다. 본인이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 '존리라이프스타일주식'은 구독자가 42만7000명에 이른다. 그는 본인 유튜브 채널뿐 아니라 다른 채널에도 출연해 주식, 펀드 투자를 독려하고 있다. '주식투자 온리(Only)'를 외치는 인물로 자리매김했고,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한국 사회에 반향을 일으킨다. 동시에 주식투자로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이 상당해 존 리에 대한 비판론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뉴욕대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투자회사인 스커더 스티븐스 앤드 크락, 라자드자산운용 등을 거치면서 다져진 그의 선구안, 투자실적 등은 그를 한국 주식 시장의 '구루' 반열에 올려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말이 나온다. <더팩트>는 존 리 대표를 다시 만나 최근의 폭락장 속에서 길을 물었다. 주식시장의 약세에도 수익을 올리려는 투자자들에게 시장을 보고 종목을 고르는 안목의 단초가 되기를 기대한다.<편집자 주>

☞<상>편에 이어

[더팩트|윤정원·박경현·정소양 기자] 올해 들어 삼성전자의 주가가 6만 원대까지 떨어지면서 투자업계의 '구루' 반열에 오른 존 리 대표이사를 만나면 반드시 삼성전자 투자에 대해 묻고 싶었다. 지난해 초 9만6800원을 호가하며 '10만전자'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 일으킨 삼성전자 주가는 추풍낙엽처럼 급락했다. 과연 그는 최근의 주가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하고 투자자들에게 어떤 조언을 할 것인가가 궁금했다.

20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에 비해 0.74% 상승한 6만8000원에 마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과 삼성전자 방문이라는 호재에 겨우 체면을 챙겼다. 삼성전자 주가가 이 수준이라도 유지하는 것은 하락장에서도 소액주주들이 삼성전자에 변함없는 신뢰를 보내고 있는 덕분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개인 소액주주는 지난 3월 말 기준 546만5951명으로 역대 가장 많은 수준까지 늘었다.

개인 투자자(개미)들은 지난 3월 말 기준 삼성전자 보통주를 58조7000억 원어치 보유하고 있다. 우선주(133만8000명·13조7000억 원)까지 합치면 개미들이 삼성전자를 72조 원 넘게 들고 있는 셈이다. 개미들의 삼성전자 보유액은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필수 투자 대상으로 꼽히는 테슬라의 3배가 넘는다. 3월 말 기준 서학개미들의 테슬라 주식 보유액은 약 20조4000억 원이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계동 메리츠자산운용 본사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계동 메리츠자산운용 본사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존 리 대표이사는 <더팩트>의 삼성전자 주식 계속 보유 여부를 묻는 물음에 "삼성전자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장기 투자'를 이어가야 한다"고 원론적 해법을 제시했다. 존 리 대표는 "불안한 이유는 내가 왜 투자했는지를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영리한 사람은 하락세일 때 주식을 더 사야 한다. 하락장 위기가 오히려 기회"라고 '우문현답 (愚問賢答)'을 내놨다. 존 리는 "본인이 어떤 기업에 투자를 하고, 해당 기업이 돈을 잘 벌고 있으면 주가를 걱정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하락장에 불안감을 느끼지 않기 위해서는 투자를 여유 자금 내에서 운용해야 된다고 조언했다.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음)', '빚투(빚 내서 투자)'는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주식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빚투족과 영끌족이 크게 늘었다. 한국은행의 '2022년 3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59조 원에 이른다.

존 리 대표는 우량주 가치투자를 계속 강조했다. 그는 "주식은 상황에 따라 올라갈 수도, 내려갈 수도 있다. 변동성을 맞출 수는 없지만 변동성을 위험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면서 "10년을 기다리면 10배가 된다는 생각으로 투자하면 된다. 지금 주가 5만 원이 4만 원이 된다고 잠을 못 자선 안 된다. 그건 투자자가 아니라 투기꾼이 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의 투자 철학은 명확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장기투자였다. 존 리 대표는 자산시장의 쌍두마차라는 부동산은 장기 보유하면서 주식은 왜 장기투자 하지않느냐고 되물었다. 존 리 대표는 "부동산보다는 주식이 훨씬 많이 오르게 돼 있다. 그렇지 않으면 그 나라 경제가 문제가 있는 것"이라면서 "한국 사람들은 부동산은 오래 갖고 있지만 주식은 장기보유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는 "시간에 투자를 해야한다"면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똑같이 투자하는 사람이 결국에는 승자가 된다"고 힘줘 말했다.

그의 투자 잣대가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존 리 대표의 답은 명쾌했다. 주식 투자에 앞서 기업 경쟁력을 먼저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주식을 산다는 것은 그 회사 경영진과 동업을 하는 것과 같다"면서 "동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게 뭔가요? 동업자, 경영진의 자질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경영진이 배당이나 투자를 잘 했는지, 기업을 경쟁력 있게 이끄는 요인이 무엇인지 반드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존 리 대표는 "가치 판단은 다를 수 있다"면서 "그래서 굉장히 재밌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습관처럼 기업들을 다시 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관련기사] [존 리 인터뷰<상>] 폭락장 시대 투자법···'72룰'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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