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적자 폭 확대에도 향후 전망 밝아…최근 주가도 회복세
영화 '범죄도시2'와 '헌트'(왼쪽부터) 등 콘텐트리중앙이 제작과 배급을 맡은 영화가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으면서 최근 이어온 적자 경영 탈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
한국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이른바 K-콘텐츠가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세계인의 환호를 이끌어 내고 있는 방탄소년단(BTS)이 한류 콘텐츠의 대표 아이콘으로 우뚝 선 가운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등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신한류 콘텐츠가 세계 시장의 자본을 움직이고 있다. 아이돌 그룹과 영화, 그리고 드라마까지 다각화 된 한류 콘텐츠 산업은 국내는 물론 해외 주식시장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더팩트>는 세계화된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 이면의 비즈니스를 다각도로 분석하는 '엔터Biz'를 통해 집중분석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적자 경영을 이어가던 콘텐츠 제작사 콘텐트리중앙이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다. '범죄도시2' '헌트' 등 배급을 담당한 영화들의 기대감도 높다. 이달 들어 4만 원 대 초반에 그친 주가도 회복세를 보일지 주목된다.
콘텐트리중앙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357억 원, 영업손실 318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1201억 원) 대비 12.9% 늘었으나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7억 원에서 318억 원으로 크게 불어났다.
영화 부문의 수익성 악화가 원인으로 꼽힌다. 콘텐트리중앙의 사업은 SLL(前 JTBC스튜디오)이 맡고 있는 방송 부문과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이 담당한 영화 부문으로 분류된다. 1분기 방송 부문 매출은 1100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 반면, 영화 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70% 줄어든 226억 원에 그치면서 적자 경영의 원인이 됐다.
콘텐트리중앙의 영화 부문 부진은 올초 이어진 국내 극장가 침체와 궤를 같이 한다. 올해 1분기 국내 극장가는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코로나19 확진자 급등에 따라 역대 관객 수 최저와 매출 최저를 기록했으며, 주요 기대작들이 재차 개봉을 연기하면서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그러나 2분기 들어 업황이 180도 바뀌면서 향후 전망을 밝게 한다. 4월 개봉한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과 5월 초 개봉한 마블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2'가 흥행에 성공했으며,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배급을 맡은 '해적2' 이후 끊겼던 '100만 관객 한국영화'도 5월부터 다시 등장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콘텐트리중앙은 제작과 배급에 참여한 '범죄도시2'와 배급에 관여한 '헌트'에 높은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범죄도시2'는 SLL 산하 B.A엔터테인먼트가 제작,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이 배급을 맡았으며 '헌트'는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이 배급을 맡은 영화다.
먼저 마동석 손석구 주연의 액션 코미디 영화 '범죄도시2'(감독 이상용)는 개봉 첫 날인 18일 하루 만에 46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국내 박스오피스를 제패하는데 성공했다. 팬데믹 이후 개봉한 한국영화 중 최고 오프닝 기록은 물론, 688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전편 '범죄도시'(2018)보다 빠른 속도로 흥행몰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정재 정우성 주연의 첩보 액션 영화 '헌트' 역시 주목을 받는다. 19일(현지 시각) 프랑스 칸에서 열리리고 있는 제 75회 칸 영화제에서 비경쟁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을 통해 최초 공개되면서 호평을 받아서다. 무엇보다 '오징어 게임'을 통해 글로벌 스타로 거듭된 배우 이정재가 데뷔 후 처음으로 직접 메가폰을 잡은 영화로 세계인의 주목도가 높은 만큼, 오는 6월 국내 극장 개봉 이후에도 큰 반향을 일으킬 영화로 풀이된다.
19일 콘텐트리중앙은 전 거래일 대비 주춤했으나 최근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콘텐트리중앙의 최근 3개월 주가 추이. /네이버증권 캡처 |
여기에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콘텐트리중앙 산하 SLL과 콘텐츠 지음이 제작한 힐링물 '안나라수마나라'의 호평도 콘텐트리중앙을 웃게 한다. 하일권 작가의 동명 웹툰 '안나라수마나라'의 감수성에 '구르미 그린 달빛' '이태원 클라스' 등을 연출한 김성윤PD의 감각적인 연출, 지창욱 최성은 황인엽의 호연이 이어지면서 향후 작품들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내달 공개를 앞둔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도 원작인 스페인 드라마 '종이의 집'의 세계적 인기에 따라 기대감을 모은다.
주춤하던 주가도 최근 시장 기대감을 반영한 듯한 움직임을 보인다. 19일 콘텐트리중앙은 4만4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 대비 0.67%(300원) 내리면서 하락 전환했지만 최근 4일 연속 상승을 이어가면서 강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달 글로벌 OTT 시장 1위인 넷플릭스가 크게 부진하면서 콘텐트리중앙을 비롯한 콘텐츠 제작사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향세를 그렸으나,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기대작 개봉 등 극장 업황 개선 전망에 따라 반등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증권가 전망도 밝다. 최근 삼성증권은 콘텐트리중앙이 2분기부터 우상향이 기대된다며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6만9000원을 유지했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극장 내 취식이 허용됐고 이달 말부터 국내 주요 배급사의 작품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어 영화산업이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며 "분기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고 있는 점은 아쉬울 수 있으나 작품 수가 확대됨에 따라 점차 안정을 찾아가면서 방송 뿐만 아니라 영화 부문도 실적 회복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