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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 또 홈플러스 부지 매각 시동…얼마나 챙기나
입력: 2022.05.13 00:00 / 수정: 2022.05.13 14:09

부지 매각금액 3000억~4000억 원 수준 추정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해운대점 부지를 팔기로 하고 최근 원매자들에게 투자설명서를 배포했다. /더팩트 DB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해운대점 부지를 팔기로 하고 최근 원매자들에게 투자설명서를 배포했다. /더팩트 DB

[더팩트|윤정원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부지 매각에 나서는 가운데 자산 유동화 규모에 관심이 쏠린다.

13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해운대점 부지를 팔기로 하고 최근 원매자들에게 투자설명서를 배포했다.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지역에 있는 해운대점은 약 1만7000㎡ 부지에 지하 1층~지상 6층 건물로 구성돼 있다. 업계에서 점치는 부지 매각금액은 3000억~4000억 원 수준이다.

홈플러스는 이번 매각을 세일 앤 리스백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지 매입사가 건물을 재건축하면 일부를 홈플러스가 다시 임차해 해운대점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당초 폐점이 예정돼 있었지만 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선회한 부산 가야점과 같은 사례다. 다만 향후 임대료를 내더라도 부지 매각에 따라 MBK파트너스는 적잖은 자금 유동성을 확보할 전망이다.

앞서 홈플러스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 파트너스는 유통업계 불황 속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부지 매각을 통한 자산 경량화를 추진해왔다. 홈플러스 대전 탄방점은 지난해 2월부로 폐점했고, 대구스타디움점은 개점 후 이어진 만성적인 적자와 실적 악화로 같은 해 6월부로 문을 닫았다. 당초 홈플러스가 칼라스퀘어와 맺은 임대계약은 2031년까지다. 하지만 계약 기간 중반 영업실적이 일정 기준에 도달하지 않을 시 계약 종료를 요청할 수 있다는 조항을 근거로 운영을 끝내기로 했다.

또 같은 해 11월에는 안산점이 운영을 멈췄다. 안산점은 직영 직원의 수가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고, 홈플러스 전 지점 중 최대 매출을 기록했던 곳 중 하나였지만 끝내 영업을 종료했다. 이어 12월에는 대전 둔산점과 국내 홈플러스 1호 매장인 대구점이 폐점됐다. 당시까지는 세일즈 앤 리스백이 아닌 폐점을 전제로 한 매각이었기 때문에 노조 측의 반발이 거셌으나 MBK파트너스는 끝내 1997년 7월 문을 연 대구점의 폐점으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계속되는 매각에 노조의 불만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당시 노조는 "멀쩡한 매장을 폐점하고 팔아서 부동산 투기 이익을 얻겠다는 행태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면서 "포크레인 앞에 드러누워 저항하더라 이런 행태만은 막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다 결국 가야점 매각 당시 전환점이 생겼다. MBK파트너스는 전국 매출 5위 안에 드는 알짜 매장인 홈플러스 부산 가야점을 매각하려다가 노조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자 부지 매각 후 다시 임차해 계속 매장을 운영하는 세일 앤드 리스백으로 선회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 사모펀드가 부채 줄이기에만 몰두해 홈플러스의 자산을 계속해 매각하는 것은 큰 그림에서는 바람직하지 못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 사모펀드가 부채 줄이기에만 몰두해 홈플러스의 자산을 계속해 매각하는 것은 큰 그림에서는 바람직하지 못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자산 유동화는 시급해 MBK파트너스는 향후에도 매각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10월 7조2000억 원이라는 막대한 금액을 투자해 영국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 지분 100%를 인수했다. MBK파트너스 측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였다. 당시 자기자본은 블라인드 펀드를 통해 조성한 2조2000억 원이었고, 약 5조 원은 금융 기관에서 돈을 빌리는 차입매수(LBO) 방식으로 마련됐다. 이자비용과 차입금 상환에 허덕이면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는 뒷전에 놓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 홈플러스의 몸집은 계속해 쪼그라들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회계연도(FY) 20/21(2020년 3월 1일~2021년 2월 28일) 기준 홈플러스의 매출은 6조9662억 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FY 21/22(2021년 3월 1일~2022년 2월 28일) 들어서는 온라인 부문의 성장세가 둔화됐고, 기업형슈퍼마켓(SSM) 부문도 역성장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전사 순매출액은 전년 동기(5조1997억 원) 대비 5.9% 감소한 4조8928억 원에 그쳤다. 특히 3분기에는 추석 등의 계절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재난지원금 사용처 제외로 인한 집객력 급감으로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0.7% 감소한 1조6000억 원에 머물렀다.

현재 MBK파트너스가 매각을 통해 유동화한 자산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부지 매도가는 대외비로, M&A 담당자가 아니고는 알지 못 한다. 금번 해운대점 3000억~4000억 원도 업계에서 내놓은 추정치"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보유 기업의 미래가치를 생각해 자산 유동화의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내놓는다. 익명을 요청한 한 IB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는 M&A 이후 기업 가치를 높이고 다시 되팔면서 수익을 만드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는다. 수익 창출을 위한 매각을 무조건적으로 잘못됐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사모펀드가 부채 줄이기에만 몰두해 홈플러스의 자산을 계속해 매각하는 것은 큰 그림에서는 바람직하지 못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모펀드의 특성을 존중하면서도 이에 동조하는 업계 관계자들의 목소리가 적지 않아 보인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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