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럭스오션뷰, 무순위청약도 미달…'찬바람 지속' 전망
'인천의 강남'으로 불리는 송도 청약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사진은 인천 연수구 송도동 일대. /더팩트 DB |
[더팩트|이민주 기자] 송도 청약 시장에 연일 찬바람이 불고 있다.
'인천의 강남'이라 불리던 송도 평균 청약경쟁률이 최근 한 자릿수로 떨어진 것도 모자라 일명 '줍줍'(무순위청약)에서도 미달 사태가 발생했다. 송도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의 고민도 깊어지는 분위기다.
1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12일 진행된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 럭스오션SK뷰' 무순위 청약에서 15가구가 미달됐다.
전용면적별로 △53가구를 모집한 84㎡E에서 6가구가 미달됐고, 84㎡B에는 8가구가, 84㎡C는 1가구가 미분양됐다. 미달이 발생한 3개 면적대 모두 '국민 평형'이라고 불리는 전용 84㎡다.
해당 단지는 앞서 진행한 1순위 청약에서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 7일 진행된 송도 럭스오션 SK뷰 1순위 청약에는 1114가구 모집에 4664개 통장이 접수돼, 평균 경쟁률은 4.18대 1을 기록했다.
전용면적 137.6076㎡T 주택형은 1순위 해당 지역 청약에서 미달됐으며, 84㎡형은 모두 한 자릿수 경쟁률로 마감했다. 이후 부적격 당첨과 미계약 등 사유로 129가구가 무순위 청약에 배분된 것이다.
송도 럭스오션SK뷰의 '줍줍 미달' 사태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고분양가가 발목을 잡았다고 분석한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 평균 분양가는 9억600~9억1900만 원이다.
네이버 부동산에 따르면 이날 기준 지난 2월 분양한 인근의 힐스테이트레이크 송도 2차 전용면적 84㎡(10층) 호가는 10억2500만 원이다. 같은 아파트 20층 매물의 호가 역시 10억5000만 원 수준이다. 힐스테이트레이크 송도(1차) 84㎡C(고층) 역시 10억5000만 원에 올라와 있다.
지난 12일 진행된 송도 럭스오션SK뷰 무순위청약 129가구 모집에 114가구가 신청, 15가구 미달됐다. 사진은 SK에코플랜트가 시공하는 인천 송도 럭스오션SK뷰 투시도. /SK에코플랜트 제공 |
앞서 미계약 사태가 벌어진 송도자이더스타 역시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송도자이더스타는 지난해 11월 본 계약 평균 경쟁률을 15.7대 1로 마감했으나 이후 530가구(35%)에서 미계약분이 발생하면서 예비 당첨자 대상 추가 계약과 무순위 청약을 진행해야 했다.
고분양가에 더해 업계에서는 최근의 집값 하락세와 분양가가 높다는 인식이 확산한 것이 송도 청약시장 냉각에 한몫을 했다고 분석한다.
송도 신도시가 위치한 인천 연수구는 지난해 급등한 지역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인천 연수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33.11% 상승했다. 당시 집값이 비교적 저렴하고 GTX 신설에 따른 교통 환경 개선 기대감이 커지면서 아파트값이 크게 뛰었다. 지난해 말까지 이 지역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연이어 나왔다.
그러나 최근 '집값 하향안정' 인식이 확산되면서 지난해 집값이 크게 뛴 단지를 중심으로 송도에서도 하락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4월 첫째 주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송도(동)가 속한 연수구 상승률은 -0.38%다.
송도 분양에 부는 찬바람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 지역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올해 인천 공급 물량이 크게 늘어난데다 대출 규제와 금리부담 역시 여전하기 때문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인천 입주 물량은 올해 3만7907가구로 전년(1만9258가구) 대비 96% 늘었다. 올해 상반기 인천 청약 물량은 1만7008가구(26개 단지)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공급이 많았던 지역을 중심으로 청약 미달 공포가 번지는 분위기다. 분양을 받더라도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청약 열기가 사그라지고 있다"며 "분양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분양자가 늘어난 점 역시 청약시장 냉각에 한몫을 했다"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올해 인천 등 지역에는 4만 가구가량의 공급이 예정돼 있다. 송도는 내년까지도 입주 물량이 많아 지금 같은 상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금리부담이 커지고 집값 상승률도 둔화하는 추세라 '당분간은 지켜보자'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minj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