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이르면 이달 중 심의 속개 전망
오스템임플란트는 올해 1월 3일부터 현재까지 3개월째 거래가 정지돼 있다. /더팩트 DB |
[더팩트|윤정원 기자] 오스템임플란트 소액주주 4만 명이 계속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직원의 2000억 원대 횡령 사건으로 오스템임플란트는 올해 1월 3일부터 현재까지 3개월여간 멈춰서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29일 오스템임플란트의 거래재개·폐지 여부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 했다.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상장유지를 비롯해 개선기간(1년 이내) 부여 또는 상장 폐지 3가지 중 하나를 결정해야 했으나 추가적인 확인 사항이 존재해 결정을 내릴 수 없다는 이유에서 선택을 보류했다.
거래소는 외부전문가 확인 후 상장 적격성을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거래소는 이르면 이달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한 심의를 속개해 상장유지와 개선기간 부여,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다만 기업심사위원회의 심의 속개는 다음 달 이후로 넘어갈 수도 있다.
거래소 측은 기심위 속개 결정과 관련해 "회사가 제출한 개선 계획 중 지배구조 개선 이행 결과 확인 및 자금관리 등과 관련한 내부회계관리제도가 적정하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외부 전문가의 확인을 거친 후 동사의 상장적격성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시장에서는 상장폐지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대규모 횡령사고에도 불구하고 재무 부문에서의 악영향은 없었기 때문이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해 매출액 825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0%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영업이익의 경우 143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뛰었다. 횡령사고 손실액을 반영하고서도 순이익은 234억 원을 기록했다.
외부감사인인 인덕회계법인 역시 지난해 말 기준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해 '적정의견'을 준 상태다. 인덕회계법인은 감사보고서에서 "당기와 전기 중 발생한 횡령금액은 각각 1980억 원, 235억 원"이라며 "횡령금액 중 회수액을 차감한 1880억 원을 당기말 현재 위법행위미수금으로 계상했다. 회사는 위법행위미수금과 관련한 회수가능가액 921억 원을 제외한 958억 원을 손실충당금으로 계상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거래소의 판단이 계속해 미뤄지면서 투자자들의 속은 타들어 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오스템임플란트의 소액주주는 4만2964명으로, 62.2%의 지분을 들고 있다. 미수거래나 주식담보대출로 투자한 투자자들의 자금 규모는 1130억 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증권 커뮤니티 및 종목토론실 등에는 "기심위 후 10일째다. 지금 심사 밀린기업들이 38개라는데, 거래소는 하루에 3~5개씩 심사좀 빠릿하게 하자. 오스템 속개해야 한다",, "벌써 3개월째다. 거래재개 위한 국민청원이라도 올리자", "거래소는 즉시 심사속개하라" 등 원성이 봇물 터지듯 한다.
오스템임플란트 측은 거래소의 판단을 기다리는 한편 회사 내부 회계 관리에 나선 상태다.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내부회계관리제도와 관련해 외부 전문가와 함께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며 "내부회계관리제도를 포함한 내부통제시스템을 강력히 구축해 향후 발생 가능한 모든 부정과 회계오류의 리스크를 사전에 예방하고 재무보고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6일 오스템임플란트의 재무팀장으로 일하며 회삿돈 2000억 원 대의 금액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40대 이모 씨는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이씨는 오스템임플란트 재무팀장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회사 계좌에서 자신의 계좌로 2215억 원을 이체해 주식·금괴 구매 등에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수사협력단은 지난 1월 28일 이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