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한화 사내이사 진입…정기선, 현대중지주 대표이사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한화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한화 제공 |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대기업 주주총회(주총) 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총수 일가의 3세들이 사내이사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신사업을 주도할 차세대 리더로서의 역할을 예고했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는 전날(29일) 진행된 주총에서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창업 3세인 김동관 사장은 이미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사내이사도 맡고 있다.
㈜한화는 법적으로 그룹의 지주사가 아니다. 그러나 한화솔루션(36.23%), 한화에어로스페이스(33.95%), 한화생명(18.15%) 등 주요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에서 실질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김동관 사장의 사내이사 진입을 놓고 그룹 전체의 지배력이 강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같은 날 'SK 3세'인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 총괄이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아버지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이 지난해 10월 사임하면서 최성환 총괄이 사내이사로 들어간 것이다.
현대가 3세인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사장이 지주사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현대중공업그룹 제공 |
앞서 '현대가 3세'인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사장도 지난 28일 진행된 주총에서 지주사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그는 주총 이후 진행된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로도 선임됐다.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사장은 현 권오갑 회장과 함께 그룹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는다. 지난해 말 사장 승진 4개월 만이자 2013년 경영 참여 후 9년 만에 '정기선 시대'의 시작을 알린 셈이다.
이처럼 주요 기업 3세들이 속속 사내이사로 진입하면서 '3세 경영 체제'로 조직을 정비해 승계를 위한 존재감 키우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주총에서는 3세 경영이 본격화된 점이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이라며 "아직 밑그림 단계로, 경영 전반에 대한 3세 기업인들의 영향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효성 3세' 조현준(왼쪽) 회장과 동생 조현상 부회장은 지주사 ㈜효성 사내이사로 재선임됐고, 각각 핵심 계열사인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 사내이사직에도 올랐다. /효성 제공 |
3세 기업인 중 이번 주총을 통해 기존 입지를 더욱더 강화하는 사례도 나왔다. 부친 조석래 명예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난 뒤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효성 3세' 조현준 회장은 지주사 ㈜효성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된 데 이어 핵심 계열사인 효성티앤씨 사내이사직에도 올랐다. 조현준 회장이 지주사 외 다른 계열사 사내이사에 진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현준 회장의 동생 조현상 부회장도 ㈜효성 사내이사로 재선임됐고, 효성첨단소재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두 형제가 이사회 진입을 통해 그룹 장악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각자의 전문성을 살려 책임 경영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는 3세 기업인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신사업 기회를 적극 발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들은 신사업 관련 업무를 담당하며 역량을 키워왔다.
김동관 사장은 이미 태양광과 항공우주 등 미래 신성장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최성환 총괄은 블록체인을 비롯한 미래 신사업 투자에 주력한다. 정기선 사장은 '중공업'이라는 기존 이미지를 탈피하고 신사업을 통해 기술 중심 기업으로 그룹의 체질을 개선해나갈 예정이다. 조현준 회장은 수소와 탄소섬유 등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점찍고 관련 투자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