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기업 인증' 중고차 들어오면 중고차 가격 5~10% 높아질 가능성 커져
정부가 대기업의 중고차 판매업 진출을 허용하기로 하면서, 대기업들이 잇따라 시장 진출을 공식화하고 있다. /더팩트DB |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락·윤정원·문수연·최수진·정소양·이민주·한예주·박경현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최수진 기자] 한 주간 다양한 변화들이 경제계를 들썩이게 했습니다. 우선, 현대차가 중고차 시장에 뛰어들면서 시장의 가장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소비자들은 상반기 안으로 기업이 인증하는 중고차를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차와 기아는 이미 자동차 매매업 등록 신청을 마쳤고, 롯데렌탈은 늦어도 연내 진출을 마칠 예정입니다.
증권업계에서는 '당선인 테마주'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차기 정부 국무총리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 관련 종목이 급등하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집무실 이전 발언에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널뛰기를 했습니다. 유통업계를 덮친 도미노 가격 인상은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즉석밥 시장에서 점유율 70%를 차지하는 CJ제일제당이 햇반 가격 인상을 발표함에 따라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은 더욱더 팍팍해질 전망입니다. 우선, 완성차업계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 현대차·기아, 상반기 중고차 판매 시작할까…관심 쏠리는 '기업 인증'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중고차 시장 개방 문제가 드디어 종지부를 찍었다고요?
-그렇습니다. 지난 17일이었는데요.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가 중고자동차판매업 관련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심의위)'를 열고 중고자동차판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심의·의결했는데요. 쉽게 말해서 현대자동차(현대차)와 기아, 쌍용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이제 중고차를 팔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죠.
-얘기를 들어보니 이번 결론까지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요.
-심의위가 중고차 시장개방을 결정하기까지 무려 3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는데요. 시장 규모가 큰 데다 중고차 매매업을 하는 사람들의 반발까지 고려하느라 "사실상 눈치만 보고 있었다"는 곱지않은 지적도 적지 않았습니다.
-중기부 결정에 대한 반응도 엇갈렸을 것 같은데요.
-중고차 시장 개방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여온 완성차 업계는 이번 중기부의 결정에 대해 한 목소리로 환영의 뜻을 밝혔죠. 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KAMA)는 중기부 발표 소식이 나오자마자 논평을 내고 "심의위가 중고차판매업을 생계형 적합 업종으로 미지정한 것은 그동안의 비정상 상황을 정상으로 전환해줬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기존 중고차 업계는요?
-예상대로, 기존 중고차 매매 업체들의 반대는 대단히 거셉니다. 중고차매매업 대표 단체인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는 지난 24일과 25일 등 몇 차례나 대규모 시위를 벌였습니다. 브랜드 파워를 가진 완성차 업체들이 시장에 진입하면 영세한 기존 중고차 업체들은 생존에 심각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강합니다.
이 같은 반발을 의식해 현대차도 자체 상생안을 발표했습니다. 현대차는 인증 중고차 대상 외의 매입 물량은 경매 등을 통해 기존 중고차 매매 업계에 공급할 방침입니다. 시장점유율도 올해 2.5%를 시작으로 오는 2023년 3.6%, 2024년 5.1%로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현대차는 중고차 시장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도 만들 계획이다. /현대차 제공 |
-많은 사람들이 가장 궁금할 것 같은데요. 현대차와 롯데렌탈 등 대기업들이 잇따라 시장 진출 출사표를 공식으로 던졌는데요요 언제쯤 이들의 '인증 중고차'를 살 수 있는 건가요?
-이르면 상반기부터 구매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대차와 기아는 이미 자동차 매매업 등록 신청을 마쳤고, 현대차는 지난 7일 중고차 사업의 자세한 방향을 발표했습니다. 현대차는 중고차의 '저급품'이라는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취급하는 중고차는 자체 성능 검사와 수리를 거칠 계획입니다. 구매 후 5년 이내이면서 주행거리 10만km 이내인 자사 브랜드 차량을 200개 항목 품질 검사를 거쳐서 판매한다고 합니다.
또 중고차 시장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관련 정보를 수집·분석한 뒤 제공하는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도 만들 계획입니다. 기아도 남은 중소기업사업조정심의회 절차 이후 사업 방향성을 구체화해 공개할 예정입니다. 한국GM과 쌍용자동차 등 외국계 완성차 3사 역시 중고차 시장 참여를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렌터카업계 1위 롯데렌탈도 하반기 중고차 판매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하고, 2025년까지 전체 중고차 시장 점유율 10%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밝혔습니다. 진출 대기업 중 가장 공격적인 목표입니다.
-대기업의 진출로 중고차 가격이 오를 것이란 우려가 있는데요.
-네, 중고차 업계는 대기업의 중고차시장 진출로 '인증 중고차'의 가격이 기존보다 5~10% 정도 비싸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수입차업체의 '인증 중고차' 경우 일반 중고차보다 5% 정도 비싼 것은 좋은 예이죠. 다른 한편으로는 기존 중고차 시장에서 팔리는 물량은 경쟁이 치열해져, 판매후서비스(A/S)나 보증기간을 늘려주는 방식의 경쟁력 있는 서비스가 나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한 신차급 매물을 '적절한' 가격에 접근할 수 있어 소비자 선택지가 늘 것이란 주장도 있습니다.
- 아무쪼록 주사위는 던져진 상황에서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려는 대기업들과 기존 중고차 업계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길 기대해봅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의 피해를 줄이고, 더 나은 시장환경을 조성하는 것이겠죠.
☞<하>편에서 계속
jinny0618@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