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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사기 소송서 '책임' 인정된 신한캐피탈…'신한' 브랜드 가치 타격
입력: 2022.03.25 00:00 / 수정: 2022.03.25 00:00

재판부 "신한캐피탈, 금융회사로서의 책무 다하지 못해" 판결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신한캐피탈이 제기한 민사소송에 대해 피해자들에게 채무 변제 의무가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해당 재판에서 신한캐피탈의 일부 책임이 인정되면서 업계 일각에서는 신한 브랜드 가치 하락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더팩트 DB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신한캐피탈이 제기한 민사소송에 대해 피해자들에게 채무 변제 의무가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해당 재판에서 신한캐피탈의 일부 책임이 인정되면서 업계 일각에서는 '신한' 브랜드 가치 하락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리딩 금융'을 두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는 신한금융지주의 자회사인 신한캐피탈이 휘말린 대출사기 사건 관련 민사소송의 일부 결론이 나왔다. 재판부는 신한캐피탈이 금융사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못해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신한캐피탈의 일부 책임이 인정된 만큼 신한금융 브랜드 가치와 신뢰도에 타격이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신한캐피탈이 제기한 민사소송에 대해 피해자들에게 채무 변제 의무가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앞서 신한캐피탈은 2019년 11월 한 대출 모집업체로부터 허위서류를 접수받고 57명에게 대출을 해줬다.

당시 해당 업체는 대출상품을 소개해 주겠다며 고객들을 모집해 대출 심사에 필요한 인감도장, 통장 등 개인정보를 받아 서류를 허위로 작성, 신한캐피탈에 대출을 신청했다. 신한캐피탈은 서류의 위조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민원인들 명의의 계좌로 1인당 2억800만 원씩의 대출금을 입금했으며, 대출모집인들은 대출금이 입금되자 돈을 모두 출금한 후 잠적했다. 해당 업체에 개인정보를 넘긴 피해자는 57명이며, 피해액은 119억 원에 달한다. 사기를 벌인 업체 관계자들은 구속됐으나 피해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이후 신한캐피탈은 개인정보를 넘긴 57명을 공동불법행위에 공모했다며 대출 원리금에 해당하는 2억 원씩을 갚으라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이 중 일부 사건에 대한 1심 선고에서 재판부는 신한캐피탈이 금융회사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대출 모집업체에 확인 없이 업무를 위탁하고, 형식적인 본인확인 절차만 취해 이번 대출 사기사건이 촉발됐다고 본 것이다. 피해자들이 도장, 통장 등을 넘긴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과실에 의한 공동불법행위 책임은 인정했다. 책임범위는 신한캐피탈 측의 현저한 주의의무 위반 사실을 고려해 청구한 과실상계 손해액의 15%인 3000만 원으로 제한했다.

신한캐피탈 측은 2억 원 전액을 변제해야하는 차주들에 대해 협의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신한캐피탈 측은 2억 원 전액을 변제해야하는 차주들에 대해 협의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수비수' 역할 못 한 신한캐피탈…'신한' 브랜드 가치 하락 우려도

이번 신한캐피탈 대출사기 관련 소송으로 인해 신한금융의 브랜드 이미지와 고객 신뢰 추락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신한캐피탈 측도 사실상 피해를 입은 것이기 때문에 소송을 제기한 사실에 대해 비판하면 안 된다"면서도 "다만, 신한캐피탈은 대출 모집업체를 관리하고 감독해야 할 책임이 있다. 금융사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부 (신한캐피탈의) 책임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신한캐피탈 측이 금융사로서 일부 책임을 인정한다면 완전승소한 건에 대해서도 감면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물론 개인 혹은 단체가 마음먹고 저지르는 범죄를 모두 막을 수는 없다"면서도 "(신한캐피탈)금융사 측에서 허위서류 등을 잘 골라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피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점은 신한금융 신뢰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며 "제대로 거르지 못한 신한캐피탈에도 책임이 있기 때문에 '신한'이라는 브랜드 가치 하락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특히 라임 사태 등으로 인해 추락한 신뢰 회복을 위해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고객 신뢰를 강조해왔던 만큼 신한금융 입장에서는 이번 신한캐피탈 소송이 뼈아플 것으로 보인다.

전날(24일) 개최된 주주총회에서도 조용병 회장은 고객 신뢰 회복을 강조했다. 이날 조 회장은 "고객 신뢰 회복에 무엇보다 많은 힘을 쏟았다"며 "투자상품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명확한 기준과 원칙을 바탕으로 고객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으며,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도 빈틈없이 추진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된 '강약약강(강한 사람에게는 약하고 약한 사람에게는 강하게 대하는 태도)'식의 소송 진행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출사기 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신한캐피탈이 전문 변호인을 선임하지 못한 피해자들에게는 완전승소하면서 대출금 2억 원 전액 변제를 떠안겼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신한캐피탈 측은 모두에게 같은 절차를 밟았지만, 차주들의 법률 대응에 따른 차이로 인해 달라진 결과라고 해명했다.

신한캐피탈 관계자는 "57명의 모든 차주들에게 지급명령 신청을 했다"며 "피고가 대응을 하면 본안소송으로 넘어가고, 대응을 하지 않을 경우 지급명령이 확정된다. 57명 중 27명의 차주가 대응을 한 상황이며, 나머지 30명은 어떠한 대응조차 하지 않아 지급명령이 확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신한캐피탈 측은 이들에 대해 협의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대응을 하지 않은 차주들도 변제 의향이 있을 경우 재판 결과와 동일한 수준 등으로 협의를 진행할 수는 있다"면서도 "다만, 해당 차주들의 경우 변제 능력이 없어 어떠한 대응도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신한캐피탈은 정운진 사장이 지난 2021년부터 이끌고 있다. 정 사장의 임기는 오는 2022년 12월까지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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