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증권가에서 성과급 잔치가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직원들은 많게는 연봉 수준의 성과급을 받았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 대형 증권사는 기본급의 2000%가 넘는 성과급을 지급하고, 상당수 회사가 기본급 1000% 안팎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에도 많게는 기본급의 200%에 육박한 수준에서 최소 연봉의 15%까지 성과급 지급을 계획 중이다.
한 증권사 직원은 "당사는 기본급 대비 2배가량 나온다"며 "올해 업계 최고 수익을 거둔 회사의 경우 연봉의 20배가 넘는 성과급을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같은 성과급 규모는 모두 관리직군 기준인만큼 영업직에 종사하는 직원의 경우 이를 웃도는 성과급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의 높은 성과급 취득은 지난해 증권사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영업이익 1조 원을 넘어선 '1조 클럽' 증권사는 미래에셋을 비롯해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5개사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대다수 증권사가 연간 영업이익 신장률이 크게 늘었다.
수익 확대는 브로커리지 부문 수입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이후 개인투자자의 주식투자 열풍과 함께 증시에 유동성이 급증했다. 이에 증권사의 투자 중개 수수료 수익이 덩달아 증가한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중개 수익이 2020년(5913억 원) 대비 지난해(7364억 원) 25% 늘었다. NH투자증권(9%)·미래에셋증권(8%) 등도 증가했다.
이는 많은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수익률이 하락 중인 것과는 대조적인 상황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카카오 등 지난해 개인이 대거 사들인 상위 10개사 대형주의 주가 수익률은 평균 -8%다.
이에 대해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영업이냐 관리직이냐 등에 따라 기준 등이 다르다"며 "전반적으로 오른 것은 사실이나 지난해 바짝 실적이 좋았다보니 따라온 결과며, 올해는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이같은 현상이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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