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시장 신뢰도 14.8%…소비자연맹 "소비자 불만 개선 필요"
한국소비자연맹(소비자연맹)은 최근 중고차 구매 경험이 있는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인식도 조사를 시행한 결과 응답자의 과반인 66%가 완성차업계의 중고차 시장 진출과 관련해 긍정적으로 답했다. /더팩트 DB |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중고차 시장 내 허위매물, 성능상태 불량 등 정보 비대칭·불투명성에 따른 소비자 불만이 커지면서 시장 신뢰도가 20%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소비자연맹(소비자연맹)은 최근 중고차 구매 경험이 있는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인식도 조사를 시행한 결과, 중고차 시장 및 매매상(판매자)에 대한 신뢰도가 각각 14.8%, 11.2%를 기록했다.
중고차 구매 시 불만을 겪은 소비자(24.9%)의 불만사항(중복응답)은 '고지/설명과 다른 성능상태'가 45.4%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사후 관리 미비'(39.0%), '허위/미끼 매물'(29.7%), '사고차 미고지'(26.9%), '시세보다 비싸게 구매'(26.9%) 순이다.
아울러 중고차 구매 과정에서 성능상태점검기록부 발급은 법적 의무사항이지만, 소비자 27.1%가 발급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고, 발급받은 경우에도 44.6%가 계약 도중이나 계약서 작성 이후 등 계약 의사를 밝힌 이후에야 발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답자의 과반은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과 관련해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성능상태 점검결과를 신뢰성 있게 제공할 것 같아서'가 가장 많은 34.4%를 차지했고, '허위미끼 매물이 줄어들 것 같아서'가 33.3%, '시세 정보 투명할 것 같아서'가 16.4%로 뒤를 이었다.
중고차 시장 개선방안에 관해서는 '성능성태점검에 대한 불신 개선'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42.7%로 가장 많았고, 이어 '허위/미끼매물 개선'이 31.8%, '불투명한 가격산정'이 16.3% 등으로 집계됐다.
소비자연맹은 "중고차 시장에서 정보 비대칭성과 불투명성 해소를 통해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고 소비자 편익을 높일 수 있도록 사업자와 관련 기관에 개선을 요청하는 등 지속적인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소비자연맹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소비자 피해 예방과 시장 개선을 위한 제도 마련을 위해 지난해 말 '소비자 중심의 중고차 시장 거래 개선'을 주제로 온라인 토론회를 진행했다. 당시 사업자와 전문가들은 성능상태점검기록부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항목 보완과 악용 업체에 대한 벌칙 조항 도입, 점검자의 독립성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하면서 허위·미끼매물 방지를 위해 사업자들의 자정노력과 함께 정부 차원의 시스템 마련을 촉구했다.
지난 11일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온라인으로 진행한 '소비자가 본 자동차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입과 소비자 후생' 토론회에서도 시장 투명성 제고를 위한 시장 개방 필요성을 강조하는 각계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완성차업체의 중고차 시장 개방으로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하고, 중고차의 잔존가치 평가의 전문화·체계화를 이뤄 오픈 플랫폼을 통한 중고차의 품질·평가·가격 산정을 명확히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고, 허경옥 성신여대 소비자생활문화산업학과 교수도 "완성차업체가 중고차 관련 정보 수집·분석 후 소비자와 중소 중고차 업체에 공개, 정보의 왜곡 및 독점화 해소 등 중고차 거래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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