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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철근 '셧다운' 현실화…건설업계 속앓이
입력: 2022.03.02 16:38 / 수정: 2022.03.02 16:38

철근·콘크리트연합회 오늘(2일)부터 공사 중단…'하도급 단가' 인상 요구

철근·콘크리트 전문 업체들이 하도급 단가 인상을 요구하며 전국적인 공사 중단을 예고하자 건설사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더팩트 DB
철근·콘크리트 전문 업체들이 '하도급 단가' 인상을 요구하며 전국적인 공사 중단을 예고하자 건설사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더팩트 DB

[더팩트|이민주 기자] 철근·콘크리트 전문 업체들이 전국에서 잇따라 공사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최근 건설자재인 철재와 목제 등 원자재 가격이 35년 만에 최대치로 급등했지만, 건설사에서 하도급 단가 인상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 부담에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실물 경제 타격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건설사들의 부담도 덩달아 커지는 분위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 5개 지역 철근·콘크리트연합회는 국내 주요 건설 원청사들에 공문을 보내고 하도급 단가 20%를 증액해주지 않으면 이날부터 전국 건설 현장에서 진행 중인 공사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앞선 18일에도 건설자재 및 인건비 급등에 따른 계약 단가 인상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에 따르면 최근 철물, 각재·합반 가격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3~8월 계약분) 50% 상승했다. 기타 잡자재 가격도 같은 기간 40% 올랐다.

특히 철근의 원료가 되는 국제 고철 가격은 14년 만에 처음으로 60만 원 선을 넘어섰다. 현대제철 철근 기준 가격은 이날 기준 t당 99만1000원으로 지난해 1월(70만 원) 대비 30만 원 이상 올랐다.

건설업 관련 인건비는 매년 3~4% 상승하는 추세다. 타일공, 형틀 목수 임금은 올해 하루 평균 24만 원까지 올랐다. 관련 임금은 지난 2019년 기준 20~21만 원 선이었다. 비계, 철근, 용접, 콘크리트, 미장공도 20만 원대 임금을 받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40~50만 원까지 주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외에도 알폼 시공(30%), 형틀 재래식(15%), 철근 시공(10%) 모두 상승했다. 코로나19로 외국인 근로자가 줄어들면서 임금 부담이 늘어났다.

광주전남 철근·콘크리트연합회 관계자는 "재료비와 인건비 인상폭이 평년 수준이라면 고통을 감당할 수 있지만 35년 만에 자재 가격이 최대치로 폭등하는 바람에 계약체결 전 단가로는 공사를 더이상 진행할 수 없다"며 "원·하청 간 상생을 위해서라도 단가 조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에서는 당장의 하도급 단가 인상이 현실화할 경우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더팩트 DB
건설업계에서는 당장의 '하도급 단가' 인상이 현실화할 경우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더팩트 DB

이에 대한전문건설협회가 지난달 24일 원·하청사간 긴급간담회를 개최해 중재에 나섰지만 합의점 도출에 실패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원도급사 10곳 남짓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근·콘크리트 전문 업체의 하도급 단가 인상을 요구받는 건설사들은 난감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건축단가 인상, 인건비 상승으로 건설사들의 부담도 커진 상황이다. 단가가 계속 오르면 손실이 생기고 곧 사업 차질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라며 "그렇다고 규제가 있는데 당장의 비용 인상을 반영해 분양가를 올릴 수도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셧다운의 체감 효과가 사태 장기화 여부를 결정 지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철근·콘크리트 전문 업체들은 이날 일부 현장을 중심으로 셧다운을 진행한 뒤 공사 재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일각에서는 철근·콘크리트 전문 업체를 중심으로 제기된 이번 갈등이 건설 자재 전 분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에너지·원자재 수급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러시아는 주요 원유 생산국이면서 세계 1위 천연가스 수출국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긴장 고조로 국제유가는 최근 배럴당 95달러를 돌파하며 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알루미늄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2위 알루미늄 생산국이다.

이외에도 러시아 생산비중이 높은 니켈, 팔라듐, 철광석 등 가격도 들썩이는 분위기다. 니켈은 내외장재용 스테인리스강의 원료다. 또 국내 시멘트 업계의 러시아산 유연탄 의존도가 75%에 달하고, 시멘트 가격 인상은 레미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게 될 우려도 크다.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인상 등 직간접적인 비용이 올라가면 건설사의 수익이 감소하고 이는 다시 주택 공급 축소, 공급 속도 저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오래간 이어져 온 갈등이 단 기간 해결되기는 어렵다고 보고, 여파가 부동산 시장까지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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