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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대우해달라" LG 베스트샵 노동자들 근무 조건 개선 촉구
입력: 2022.02.15 00:00 / 수정: 2022.02.15 19:24

LG 베스트샵 노동자들 14일 여의도 LG트윈타워서 집회 열어

구성원들의 성과·보상 문제를 두고 LG전자 내부 잡음이 끊이지 않는 분위기다. /더팩트 DB
구성원들의 성과·보상 문제를 두고 LG전자 내부 잡음이 끊이지 않는 분위기다. /더팩트 DB

[더팩트 | 서재근 기자·이선영 인턴 기자] 성과급을 비롯한 보상 문제를 두고 LG전자 안팎에서 잡음이 계속 새어나오고 있다.

최근 LG전자가 올해 산업부서별 최대 710%의 성과급 지급을 확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블라인드(직장인 익명 게시판)를 비롯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동종업계 대비 낮은 연봉체계 아래에서 특정 소수에 한정된 성과급 비율만 부각하고 있다"며 임직원들의 불만 섞인 글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여기에 LG전자 가전유통 전문 자회사인 LG베스트샵(하이프라자) 노동자들이 노동 강도와 시간에 비례한 적절한 보상을 해달라며 근무 조건·환경 개선을 촉구하는 트럭시위에 나섰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서울지부 하이프라자 바른노동조합지회 소속 노동자들은 14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전 직원 트럭 시위 돌입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은 "지난 2015년 매출 1조4500억 원에서 지난해 3조 원에 이르기까지 5년 만에 두 배의 매출 신장을 달성했지만, 직원들에게는 정당한 성과 보상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하이프라자는 LG전자가 지분 100%를 소유한 자회사다. 회사 운영이 LG전자에 온전히 종속돼 있음에도 사실상 최저임금에도 못미치는 보상체계를 유지하며 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를 빼앗았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특히, 이들은 회사 측이 법정 최대 노동시간인 주 12시간을 꼬박 채워 한 달 52시간의 고정 연장근로를 수행하게 하고, 근로자들의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된 지난 2018년 하이프라자 측이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회피하기 위해 기존 별도로 지급돼 왔던 식대를 기본급에 산입시켰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 수준이었던 기본급에서 그나마 생긴 임금 상승효과를 줄이기 위해 직원들에게 반강제로 서명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제현 하이프라자 바른노동조합지회장은 "하루에 10시간씩 온종일 서서 근무하다보니 족저근막염, 하지정맥류 등 직업병에 시달리고, 감정노동으로 과도한 스트레스도 함께 찾아왔다"며 "회사는 5년 만에 매출 2배 이상 성장을 거뒀지만, 제대로 된 보상이 주어지기는커녕, 원래 지급되던 식대가 갑자기 기본급으로 둔갑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본급(고정급)이 얼마나 낮았으면, 최저임금 상승 폭 1000원을 맞출 수가 없어 식대를 기본급으로 둔갑시킨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라며 "그 낮은 기본급은 현재도 유지되고 있으며 겨우 최저임금 수준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이들은 "회사는 매년 수조 원의 매출을 거두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근로자들은 어떻게 계산되는 지도 모를 회사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해마다) 150%, 100%, 300% 등 제멋대로 성과급이 지급돼왔다. LG그룹사 블라인드에는 젊은 노동자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며 불투명한 성과급 산정 기준에 대해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실제로 최근 블라인드를 비롯한 각종 온라인 포털 게시판과 LG전자 사내 커뮤니티 등에는 성과급 관련 불만 게시물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서울지부 하이프라자 바른노동조합지회는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앞에서 전 직원 트럭 시위 돌입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선영 인턴기자
전국금속노동조합 서울지부 하이프라자 바른노동조합지회는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앞에서 '전 직원 트럭 시위 돌입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선영 인턴기자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11일 사업부별 성과급을 확정·공지했다. 사업본부별 성과급 지급률은 TV 사업 등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가 TV, 오디오·비디오(AV) 등 사업부별로 기본급의 450∼710%를 받는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판매 호조로 TV사업부가 최고 수준인 710%를 적용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H&A(생활가전)사업본부에는 사업부별로 400∼660%의 성과급이 지급된다. H&A사업본부 모든 구성원은 이와 별도로 생활가전 매출액 분야 글로벌 1위 달성을 기념해 'H&A 글로벌 1등 인센티브' 500만 원이 추가 지급된다. 기업간 거래(B2B) 사업을 담당하는 BS사업본부는 150∼400%, 자동차전장(VS)사업본부는 150%의 성과급이 지급된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9월 사업본부별 성과 중심이었던 성과급 산출 체계를 새롭게 개편했다. 새 성과급 제도는 회사 전체 매출액과 영업이익 목표 달성도를 모든 조직에 기본으로 적용하고, 각 사업본부 매출액과 영업이익 목표 달성도를 반영해 지급률을 산정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각종 사내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LG전자 기본급은 연봉의 20분의 1이다. 최대 710%로 계산하더라도 그 액수는 동종업계 대비 적은 편이다", "회사 측 언론플레이 심하다. 내부 직원들은 폭발 직전이다. 최대 실적 매출 달성하고, 글로벌 1등을 한들 직원 대우는 못 미친다", "연봉이 업계 최저라 회사 최대치인 710%라고 해도 다른 회사 400%만도 못하다" 등의 불만 섞인 글들이 올라왔다.

앞서 지난달에는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사장의 온라인 소통 방식이 도마에 올랐다. 조 사장은 지난달 28일 사내 영상 메시지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새롭게 개편되는 성과급 체계에 관해 설명하면서 "직원들이 목표 달성률 등에 따라 스스로 (성과급을) 계산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조 사장의 설명에 사내 게시판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올해도 성과급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겠다는 말이냐", "산정방식이나 액수를 제대로 설명해달라"는 불만의 글이 쇄도하자 영상 게재를 담당한 부서에서 사과 댓글까지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재계 관계자는 "수년 전만 하더라도 다른 기업의 성과급 체계를 비롯한 보상 시스템에 관한 정보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었다. 그러나 각종 커뮤니티 활성화 등 소통 방식 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무엇보다 성과와 보상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뚜렷해지면서 성과급은 더는 '회사에서 주는 만큼 받는 돈'의 개념이 아니다"라며 "성과급 규모에 따라 동종업계는 물론 사내 사업부별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지는 분위기다. 더욱이 최근 동종업계 간 인력 모시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회사마다 이 같은 변화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likehyo85@tf.co.kr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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