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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중국 간다" 명품 떠나는 면세점, 경쟁력 어쩌나…추가 대책 절실
입력: 2022.02.14 13:52 / 수정: 2022.02.14 13:52

코로나19 이후 시내 면세 위축…명품 브랜드, 전략 변경 후 연이어 이탈

글로벌 명품 브랜드가 매장 운영의 효율성, 브랜드 이미지 보호 등을 고려해 국내 시내면세점에서 연달아 철수를 결정하고 있다. /더팩트 DB
글로벌 명품 브랜드가 매장 운영의 효율성, 브랜드 이미지 보호 등을 고려해 국내 시내면세점에서 연달아 철수를 결정하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최수진 기자] 글로벌 명품 브랜드의 국내 면세점 이탈이 심화되고 있다. '에·루·샤(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로 묶이며 시장 최고 인지도를 자랑하는 명품 가운데 루이비통과 샤넬이 매장 철수를 결정한 상태다. 명품 브랜드 입점 여부가 면세점 경쟁력과 동일시된 상황에서 이 같은 줄이탈이 발생하자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 롤렉스·루이비통 이어 샤넬까지…명품 없는 면세점, '경쟁력' 어쩌나

14일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이 부산과 제주에서 시내면세점 매장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샤넬은 롯데면세점 부산점, 신라면세점 제주점에서 오는 3월 31일까지만 영업하며, 이후로는 매장 운영을 중단한다. 해당 매장은 비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샤넬이 입점된 곳이었으나 이번 결정으로 지방 매장을 전면 철수하게 됐다.

회사의 경영 안정성 등을 고려해 내린 조치라는 게 샤넬 측의 입장이다. 샤넬코리아는 "앞으로 서울 시내와 공항 면세사업에서 영업에 더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명품 브랜드가 연달아 면세점 매장을 철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샤넬에 앞서 프랑스 하이엔드급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 역시 최근 롯데면세점 제주점에서의 매장 운영을 중단했다. 또한, 상반기 중으로 추가 철수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면세전문지 무디 데이빗 리포트에 따르면 루이비통은 내달 중으로 신라면세점 제주점, 롯데면세점 부산점, 롯데면세점 롯데월드타워점 등 3곳 매장에 대해 영업 중단 결정을 내리고, 올해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남은 시내면세점 매장을 전부 철수할 가능성이 크다.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롤렉스는 이미 지난해 철수를 진행했다. 당시 롤렉스는 △동화면세점 서울점 △롯데면세점 부산·명동 본점 △신라면세점 서울점 △신세계면세점 부산·명동점 등을 연달아 철수했다.

면세산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2년째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새로운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면세산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2년째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새로운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 2년째 암울한 '면세점'…정부 차원 결단 내릴까

업계에서는 명품 브랜드가 매장 운영의 효율성, 브랜드 이미지 보호 등을 고려해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해석하고 있다. 특히, 다이궁(중국 보따리상)으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타격 우려도 철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이궁은 한국에서 특정 브랜드의 제품을 대량으로 구매해 중국에서 재판매하며 수익을 얻는데 이 과정에서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디 데이빗 리포트는 "한 전문 여행 소매업체 임원에 따르면 한국 시내 면세점 시대는 이제 저물어 가고 있다"며 "럭셔리 브랜드의 부재는 시내면세점의 '뉴노멀'이 됐다. 중국 면세 시장의 빠른 성장 역시 한국 면세점 철수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한국 면세 시장의 심각한 구조적 변화가 가속화됐고, 그 결과 다이궁 영향력이 커졌다"며 "거의 모든 활동이 리셀러 활동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한국면세점협회가 발표한 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면세시장의 매출은 1조3780억 원이며, 연간 기준 매출은 약 18조 원으로 나타났다. 전년(약 16조 원) 대비 소폭 늘었으나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약 25조 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7조 원 이상 하락한 수치다.

지난해 하반기 코로나19 거리두기 상황이 완화됨에 따라 해외여행 재개 움직임이 있었으나 코로나19 변이종 오미크론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됐고, 국내에서도 다시 확진자가 급증하자 면세업계 상황도 악화됐다.

1조7629억 원이다. 월매출 '1조 원'이 무너지며 최저점을 찍은 2020년 4월(9867억 원) 대비 2배 이상 회복됐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족하다. 실제 2019년 면세시장의 연매출은 24조8586억 원이었으나 2020년에는 15조 원 수준으로 약 10조 원 급감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정부 차원의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최근 결정된 '내국인의 구매한도 제도 폐지'에서 그칠 게 아니라 면세한도까지 수정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면세점 구매한도는 1979년 국민의 조세 형평성을 위해 처음 도입돼 43년간 유지된 제도다. 당시 500달러 수준에서 1985년 1000달러로 확대, 1995년에는 2000달러까지 늘었다. 이후 2006년에 3000달러, 2019년에 5000달러까지 상향 조정됐고, 올해 3월부터 완전 폐지된다. 다만, 면세점 이용자에게 필요한 해외여행 면세한도(600달러, 약 70만 원)는 현행대로 유지된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면세한도'가 올라가면 면세산업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물가는 계속 올라가는데 여전히 면세한도는 70만 원 수준이다. 면세한도를 상향 조정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jinny061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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