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절반 이상 "음식 배달료 부적절"
배달비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배달비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공유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7월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일대의 직장인들이 포장된 음식을 들고 이동하는 모습. /이동률 기자 |
[더팩트|신정인 인턴기자] '배달비 1만원 시대'가 찾아오면서 소비자들이 배달팁을 절약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공유 중이다. 한 식당에서 여러 명이 음식을 주문해 배달비를 나누는 배달 공구(공동구매)까지 등장했다.
지난 18일 업계에 따르면 대다수 배달 대행 업체는 이달부터 대행 수수료를 500~1000원 올렸다. 지난해 평균 3300원이었던 수도권 기본 배달 대행료는 1년 만에 30% 정도가 올라 4400원이 됐다. 수도권 기준 평균 배달 수수료는 5000~6000원 수준이며, 서울·경기도 일부 지역에서는 배달비 1만 원까지 등장했다.
소비자들의 부담도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달 10일 한국행정연구원 미래행정혁신연구실의 '배송·배달 서비스 관련 국민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 절반 이상은 배달료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설문조사 결과에서 배달 이용 경험자 2000명 중 음식배달료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53.4%를 차지했다.
'지불의향이 있는 배달료 최대금액'에 대해선 응답자 중 45.5%가 '1000원 이상~2000원 미만'이라고 답했다. 그 다음으로 '1500원~2000원 미만'이 22.3% 비율을 보였다.
배달 이용 경험자 2000명 중 53.4%가 음식배달시 배달료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다. /한국행정연구원 미래행정혁신연구실 제공 |
이에 누리꾼들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배달비 절약 방법을 공유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지난 16일 "우리 아파트는 단톡방으로 치킨이나 커피 시킬 때 뭉쳐서 주문한다"며 "배달 오면 여러 집에서 한 사람씩 나와서 자기가 시킨 메뉴를 가져간다. 배달비는 나눠서 낸다"고 말했다.
실제 카카오톡 오픈채팅에 '배달비'를 검색하자 같은 지역이나 아파트 주민끼리 모여서 다같이 주문하고 배달비를 나눠내는 '배달 공동구매' 그룹채팅방이 수 십개씩 나왔다.
이같은 채팅방 대문에는 "같이 배달 시켜서 최소주문금액 넘기고 배달비도 아끼자", "배달비 저렴하게 한꺼번에 주문해요" 등의 안내 문구가 적혀있다.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방문 포장을 하는 소비자들도 많아졌다. 배달 플랫폼 요기요에 따르면 지난해 포장 주문 건수는 전년 대비 100배 폭증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 검색란에 '배달비'를 검색하자 배달을 공동구매하는 익명의 단체 메시지방이 쏟아졌다. /카카오톡 캡처 |
이에 대해 배달 플랫폼 관계자는 "포장주문 건수가 최근 2년 간 꾸준히 증가한 건 맞지만 배달비 인상과는 크게 연관이 없다"며 "코로나19 상황과 수수료가 없다는 점 때문에 (포장주문이) 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관계자는 배달 공동구매에 대해서 "하루에 주문이 300만~350만 건씩 들어오지만 공동구매는 손에 꼽힐 정도로 드물다"며 "굉장히 번거로운 방법이지 않냐. 날씨도 추운데다 요즘처럼 배달원도 만나기 꺼려하는 분위기에 아파드 단지 입주민들이 모여서 음식을 나누는 건 극히 드문 사례로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