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간의 시범 서비스를 선보인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서비스가 5일부터 전면 시행된다. /더팩트 DB

은행·증권·카드 등 33개 사업자 서비스 제공…"차별성 있는 서비스 선보여야"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서비스가 본격 시행되는 가운데 금융권의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마이데이터는 이날부터 전면 시행된다. 이날부터는 기존 스크래핑 방식으로 정보를 긁어오는 것은 금지되고 API 사용이 의무화된다. 당초 지난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업체 요청 등으로 연기됐다.

마이데이터는 흩어진 개인 신용정보를 한곳에 모아 보여주고 재무 현황·소비패턴 등을 분석해 적합한 금융상품 등을 추천하는 서비스다. '내 손 안의 금융비서'로도 불린다.

이날 기준 은행, 증권, 카드, 핀테크 업계의 33개 사업자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은행업계에서는 KB국민·농협·신한·우리·기업·하나·대구·SC제일·광주·전북은행 등이 서비스를 운영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미래에셋·NH투자·키움증권과 하나금융투자 등이, 카드 업계에선 KB국민·신한· 하나· BC· 현대·우리카드 등이 참여한다. 이 밖에도 카카오페이, 토스, 네이버파이낸셜 등 핀테크·정보기술(IT) 업체와 저축은행, 상호금융 업계 등도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미 금융권에서는 마이데이터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은행권은 시범 서비스 한 달여 전부터 마이데이터 사전 예약 이벤트를 펼치며 고객의 관심을 끌었으며, 지금도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금융사들이 과도한 고객 유치전을 벌이면서 명품 지갑까지 경품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신한은행은 마이데이터 서비스로 출시한 '머니버스'에 오는 31일까지 가입하고 자산을 연결한 고객에게 구찌 지갑, 아이패드 프로, 삼성 갤럭시 스마트워치 등 다양한 한정판 경품을 추첨한다. 또한 당첨받지 못한 고객 3000명에겐 음료수를 준다.

은행별로 서비스 자체가 크게 다르지 않아 차별성을 내세우기 보다는 가입자 유치에 집중하면서 과열 양상을 빚고 있다. /더팩트 DB

IBK기업은행도 28일까지 마이데이터 계좌를 카드와 연결하면, 서울 시내 호텔 식사권과 샤넬 클래식 스몰 플랩 지갑 등을 추첨을 통해 총 1만5200명에게 증정한다.

이들뿐 아니라 대부분 금융사들은 스타벅스 쿠폰, 아이패드 등 파격적인 경품을 내걸고 가입자 모집에 나서고 있다.

앞서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지난해 11월 마이데이터 사전예약 이벤트로 자동차를 경품으로 걸었다가 금융당국의 '과열 경쟁' 경고를 받고 이를 철회하기도 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마이데이터 시범 사업 때부터 고객 유치를 위한 경쟁은 치열했다"며 "당장은 마케팅 비용이 나가겠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 마이데이터는 미래 먹거리 사업이라고 불리고 있는 만큼 시장 선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각 금융사의 자산이 연결되므로 가입한 고객이 이탈하지 않고 충성 고객으로 남을 가능성도 크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고객 유치 경쟁으로 과도한 마케팅이 부각되면서 차별성 등 마이데이터 서비스 내용은 뒷전이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범 기간 동안 여러 금융사에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차별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며 "아직 개인정보 규제 등 제약이 있어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는 데 한계가 있지만, 향후 혁신적이고 차별성 있는 서비스를 선보여야 앞서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js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