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신년 분위기는 다소 차분할 전망이다. 국내 대표 경제 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는 오프라인 참석 규모를 축소한 신년인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사진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 /사진공동취재단 |
대한상의 신년인사회 차분히…기업 시무식도 축소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재계 신년 분위기는 올해와 비슷할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임직원이 함께 모여 도약을 다짐하는 오프라인 모임 개최가 어려워짐에 따라 다소 차분한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은 별도 신년 행사를 축소하는 대신, 기업 수장들의 메시지에 비장한 각오를 담아 새해 비전을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경제 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기업인과 각계 인사 1000여 명이 참석하던 신년인사회의 규모를 내년에도 축소할 예정이다. 인원을 한정해 오프라인 행사를 열고 이를 유튜브로 생중계하는 등 온·오프라인 병행 신년인사회를 준비 중이다.
당초 대한상의는 오프라인에 초점을 맞춘 신년인사회를 준비해왔다. 대한상의가 재계 최대 행사인 신년인사회를 '차분한 행사'로 전환하기로 한 건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대한상의는 코로나19 발발 이후 처음 개최한 올해 신년인사회도 1962년 이후 처음 화상 행사로 진행한 바 있다. 내년에도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김부겸 국무총리 등 주요 인사만 행사 현장에 참석해 인사말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도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신년 모임을 자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별 행사 진행 방식은 올해와 비슷하다. 먼저 삼성은 계열사 대부분이 온라인 시무식을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경우 1월 3일 수원 본사에서 경계현 사장 등 주요 경영진과 일부 임직원이 참석하는 신년 행사를 열고 이를 온라인 생중계할 계획이다.
기업 신년 행사가 축소되는 것과 별개로 주요 기업 총수들은 엄중한 국내외 경영 환경을 고려한 주목도 높은 신년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더팩트 DB |
현대자동차(현대차)그룹도 시무식을 온라인으로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GS그룹도 마찬가지다. SK그룹과 LG그룹, 한화그룹 등은 아예 시무식을 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롯데그룹은 아직 방식을 결정하지 않았지만,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는 시무식을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기업들의 신년 모임이 사실상 사라지지만, 신년사에 대한 주목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미래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는 기업들이 신년사를 통해 명확한 목표를 제시하고 임직원들의 치열한 혁신과 노력을 강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연말 정기 인사를 통해 세대교체가 이뤄진 터라 새롭게 계열사 사업을 이끌게 된 최고경영자들의 '신년 화두'에 재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5대 그룹 중 삼성전자는 그간 김기남 부회장이 신년사를 발표해왔다. 김기남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남에 따라 한종희 부회장·경계현 사장이 대신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뉴삼성' 기조에 맞춘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예년과 같이 정의선 회장이 미래 사업과 관련한 최우선 경영 실천 과제를 언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맏형인 최태원 회장은 SK그룹뿐만 아니라 경제계 전반에 관한 경영 키워드를 제시할 전망이다. 최근 파격적인 인사로 분위기 쇄신에 나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해보다 더 강도 높은 위기 극복 메시지를 낼 가능성이 크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이미 임직원들에게 신년사가 담긴 영상을 e메일로 전달했다. 구광모 회장은 "2022년 고객에게 전달해야 할 것은 '가치 있는 고객 경험'이다. 우리의 생각과 일하는 방식도 여기에 맞게 혁신해나가야 한다"며 취임 이후 지속 강조해온 '고객 가치 경영'을 더욱더 구체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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