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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설강화' 논란에 부랴부랴 손절…반복되는 '광고 잔혹사'
입력: 2021.12.22 00:00 / 수정: 2021.12.22 00:00
JTBC 토일드라마 설강화가 역사 왜곡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오르자 해당 방송 시간대에 송출되는 광고 협찬 기업과 제작 지원 기업에 대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 JTBC스튜디오 제공
JTBC 토일드라마 '설강화'가 역사 왜곡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오르자 해당 방송 시간대에 송출되는 광고 협찬 기업과 제작 지원 기업에 대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 JTBC스튜디오 제공

'빈센조·조선구마사' 이어 올해 세 번째…업계 "우리에게 제공되는 정보 부족"

[더팩트│최수진 기자] 역사 왜곡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오른 JTBC 드라마 '설강화'로 인해 유통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설강화에 제작 지원, 협찬 등을 진행한 업체뿐 아니라 해당 방송 시간대에 송출되는 광고 진행 기업에 대한 비판도 쇄도하고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이들 기업에 대한 불매 운동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다수 유통업체가 이미지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빠른 손절'에 나서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에 전달되는 콘텐츠 정보가 제한적인 탓에 발생하는 문제인 만큼 업계에서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요기요부터 푸라닭치킨까지" 설강화 손절 나선 기업들

22일 업계에 따르면 광고 송출, 협찬 및 제작 지원 등을 이유로 드라마 '설강화'에 연관된 기업들이 선을 긋고 민심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업계의 결정은 설강화의 역사 왜곡 논란이 심화된 데 따른 것으로, 지난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재된 '드라마 설강화 방영 중지' 청원은 현재 참여자 30만 명을 돌파한 상황이다.

청원인은 "민주화운동 당시 근거없이 간첩으로 몰려서 고문을 당하고 사망한 피해자가 존재하며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드라마를 만든 것은 민주화운동의 가치를 훼손시키는 일"이라며 "한국의 민주주의는 결백한 다수의 고통과 희생을 통해 쟁취한 것이다. 이로부터 고작 약 30년이 지난 지금 민주화운동 가치를 훼손하는 드라마의 방영은 당연히 중지돼야 한다. 한국 문화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시점에서 방송계는 역사 왜곡의 심각성에 대해 인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요기요, 푸라닭치킨, 하이트진로(테라), 다이슨코리아 등이 설강화에 대한 광고 편성 및 제작 지원과 관련해 적극 해명하고 있다.

요기요는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배달 주문앱 요기요는 JTBC 설강화와 관련해 제작 지원이나 협찬과 무관하다"며 "광고는 단순히 해당 채널 내 편성된 시간대에 방영된 것으로, 드라마의 직접 협찬이 이뤄진 것은 아니다. 드라마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지 않으나 저희는 현재 해당 시간대에 편성된 광고를 중단하도록 즉각 조치했다. 앞으로도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푸라닭치킨과 요기요가 JTBC 드라마 설강화 방송 시간대의 광고 송출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각사 인스타그램 갈무리
푸라닭치킨과 요기요가 JTBC 드라마 '설강화' 방송 시간대의 광고 송출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각사 인스타그램 갈무리

설강화의 남자주인공인 정해인을 브랜드모델로 기용 중인 푸라닭치킨 역시 "광고는 자사 모델의 작품 활동을 응원하는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라며 "우리의 제작 지원 광고 진행이 푸라닭을 사랑하시는 많은 분들께 큰 실망감을 안겨 드릴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지 못했다. 이에 제작사 및 방송사 측에 설강화와 관련해 제작 지원 철회와 광고 중단을 요청했다. 심려를 끼친 점 사과하며, 앞으로는 모든 활동에 꼼꼼하고 신중한 처사로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이트진로 측은 '테라' 공식 계정에서 "하이트진로는 현재 해당 프로그램의 향후 광고 편성 계획은 없다"며 "해당 건으로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다수의 기업이 광고 철회를 결정했다. 다이슨코리아는 "해당 드라마의 이슈를 인지하고 바로 광고 편성을 철회한 상태"라고 공지했다. 서울우유 역시 "제작사에서 서울우유 제품 소품 협조를 요청했고, 논란의 여지가 있어 중단했다"며 "앞으로 드라마 등에 대한 제작 협찬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다우니코리아는 "설강화에 방영된 다우니 광고는 자사가 선택해 집행한 광고가 아니다"라며 "해당 방송사의 타 프로그램 광고를 집행하면서 서비스성으로 제공받은 광고다. 저희는 향후에도 해당 프로그램에 광고를 집행할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티젠은 "광고 협찬 문제를 사과드린다"며 "직접적인 제작 협찬이 아닌 채널에 편성된 단순광고 노출이나 해당 이슈에 대해 통감하며, 광고를 중단하도록 조치했다. 티젠은 관련 드라마 제작과 일절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하이트진로와 다우니코리아 등도 광고 집행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각사 인스타그램 갈무리
하이트진로와 다우니코리아 등도 광고 집행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각사 인스타그램 갈무리

◆ 반복되는 유통업계 광고 잔혹사…빈센조·조선구마사 이어 세 번째

유통업계는 올해 초부터 콘텐츠 논란으로 인한 피해를 받고 있다. 시작은 지난 3월 tvN 드라마 '빈센조'다. 당시 방영된 빈센조 8회에서 중국 기업 '즈하이궈'에서 생산한 비빔밥이 간접광고(PPL)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빈센조 주인공인 송중기가 해당 기업의 비빔밥을 먹는 장면이 나왔는데, 제품 외관에는 중국어(自嗨锅)와 영문(Zihaguo)으로 기업명이 적혀있었다.

문제는 한국 전통 음식인 비빔밥이 이 같은 광고로 인해 외국 시청자들 사이에서 중국 음식으로 비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즈하이궈가 국내 기업인 청정원과 협업해 해당 비빔밥을 개발한 것이라는 의혹이 퍼지면서 논란이 가중됐다.

지난 3월에는 드라마 빈센조에 등장한 중국 기업 비빔밥 PPL이 논란으로 종합식품기업 대상의 주력 브랜드인 청정원까지 입장문을 낸 바 있다. /tvN 드라마 빈센조 영상 갈무리
지난 3월에는 드라마 '빈센조'에 등장한 중국 기업 비빔밥 PPL이 논란으로 종합식품기업 대상의 주력 브랜드인 청정원까지 입장문을 낸 바 있다. /tvN 드라마 빈센조 영상 갈무리

이에 종합식품기업 대상의 주력 브랜드인 청정원은 입장문을 내놓고 "즈하이궈 PPL 관련해 청정원 브랜드와의 합작 내용이 여러 언론에 언급되고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중국 현지 공장에서 중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생산한 김치 원료를 즈하이궈에 단순 납품할 뿐이며, 즈하이궈 국내마케팅 활동이나 PPL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 제품 공동 개발 등의 협업 활동 또한 없다"고 강조했다.

이후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가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이면서 유통업계에 또다시 피해가 발생했다. 시청자들이 시청 거부를 넘어 불매운동 조짐을 보이자 광고 및 제작 지원 철회를 결정했다.

당시 CJ제일제당, LG생활건강, 하이트진로, 광동제약, 동국제약, 다우니코리아, 다이슨코리아, 블랙야크, 쿠쿠, 시몬스, 반올림피자샵, 에이스침대, 바디프렌드, 에이블루, 코지마 등이 광고를 철회했다. 당시 다수의 기업들은 "논란을 인지한 즉시 조선구마사의 광고 편성을 철회했으며, 드라마와 어떤 관계도 없다"고 못을 박았다.

조선구마사 역사 왜곡 논란에 코지마, 뉴온, 쌍방울 등이 광고를 철회하고 해당 논란과 관계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코지마, 뉴온, 쌍방울 제공
'조선구마사' 역사 왜곡 논란에 코지마, 뉴온, 쌍방울 등이 광고를 철회하고 "해당 논란과 관계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코지마, 뉴온, 쌍방울 제공

콘텐츠업계 한 관계자는 "K콘텐츠의 위상이 과거와 달라진 만큼 시청자의 잣대도 엄격해질 수밖에 없다"며 "국산 드라마가 해외 시장에서 인기를 얻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K-콘텐츠'라는 타이틀이 붙기 때문인데, 논란의 여지가 있는 콘텐츠가 이런 수혜를 얻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강하다. 특히, 실존 인물에 대한 설정이 포함될 경우 더 그렇다. 한국 역사에 대한 정보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해외 시청자들이 이런 콘텐츠를 접할 경우 한국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가질 수 있어 우려가 생기는 것이다. 콘텐츠의 영향력이 커져 그에 대한 책임도 커지기에 더 잦은 논란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방송사와 기업간 공유되는 정보는 그리 많지 않다"며 "기업에서는 드라마의 자세한 정보를 전달받지 못해 주인공, 연출진 등의 영향력만 가지고 판단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대본을 일일이 확인할 수 없기에 방영이 시작되고 논란이 발생하면 그제야 광고 철회 등을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불매로 인한 매출 타격보다는 '이미지' 타격을 더 고려해 즉각적으로 철회 결정을 내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jinny061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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