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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제는 올리고 망은 무임승차"…'왕서방' 넷플릭스의 두 얼굴
입력: 2021.12.20 00:00 / 수정: 2021.12.20 00:00
망 사용료 논란과 함께 최근 요금 인상을 향한 국내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면서 넷플릭스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뉴시스
망 사용료 논란과 함께 최근 요금 인상을 향한 국내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면서 넷플릭스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뉴시스

인도선 월 기본 상품 60% 인하…한국선 망 사용료·세금 미지급 문제 도마

[더팩트|한예주 기자] 글로벌 OTT(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 넷플릭스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SK브로드밴드와 망 사용료를 놓고 벌이는 법적 공방이 한창이 가운데 지난 달 한국에서 큰 폭의 요금 인상을 전격 단행한 넷플릭스가 인도에서는 요금을 대폭 낮춘 것으로 알려져 국내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도 현지 매체 이코노믹타임즈는 "넷플릭스가 인도 이용자 확대를 위해 월 구독료를 낮췄다"고 전했다.

실제 넷플릭스는 인도에서 베이직 요금제 가격을 499루피(7780원)에서 199루피(3100원)로 인하했다. 스탠다드·프리미엄 가격도 각각 649루피(1만120원)→499루피(7780원), 799루피(1만2460원)→649루피(1만120원)로 내렸다. 최소 18%에서 60% 수준의 요금인하를 단행한 셈이다.

이는 최근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요금을 인상한 것과 정반대되는 행보다. 앞서 넷플릭스는 한국에서는 요금을 기습인상한 바 있다. 지난달부터 스탠다드 요금제를 월 1만2000원에서 1만3500원으로 올렸고, 프리미엄은 1만45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각각 12.5%, 17.2% 인상했다.

당시 넷플릭스는 요금인상 이유로 콘텐츠 투자를 제시했다. 직접 제작하는 콘텐츠 개수를 늘리고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디즈니플러스와 애플TV의 한국 진출로 국내 OTT 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오히려 요금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넷플릭스가 인도에서는 돌연 요금을 대폭 낮추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도는 OTT 이용자가 최근 빠르게 늘고 있어 주요 업체들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의 인도 가격 인하는 경쟁사인 아마존프라임이 인도에서 가격을 올린 것과 대비돼 현지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에선 넷플릭스가 인도 요금을 전격 인하한 것은 핫스타를 앞세운 디즈니플러스의 공세를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재 인도에서는 디즈니플러스가 높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OTT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우리나라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 디즈니플러스는 지난해 인도 현지 1위 OTT업체 핫스타를 인수하며 인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핫스타의 인도 시장점유율은 41%에 달해 7% 수준인 넷플릭스를 크게 압도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미국 내에서 아마존, 디즈니, HBO, AT&T 등이 제공하는 스트리밍 서비스와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해외 성과에 집중하고 있다"며 "최근 한국에서 제작한 오징어 게임의 흥행으로 인해 아시아 시장에서의 성과를 낸 만큼 이 무대를 인도로 넓히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넷플릭스의 공동 창업자인 리드 헤이스팅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18년 한 컨퍼런스에서 넷플릭스가 앞으로 새로운 가입자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전략을 묻는 질문에 "다음 1억 명은 인도에서 올 것"이라며 인도 시장을 강조한 바 있다.

넷플릭스 논란의 여파는 국내 넷플릭스 가입자 수의 감소세로 드러나고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 장면. /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논란의 여파는 국내 넷플릭스 가입자 수의 감소세로 드러나고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 장면. / 넷플릭스 제공

'현지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라는 일각의 해석에도 국내 사용자들의 원성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분위기다. 실제 국내 넷플릭스 가입자 수는 눈에 띄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5일 넷플릭스 이용자 수는 약 315만 명을 기록했다. 이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 공개 첫 주말에 374만 명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오징어 게임' 공개 이후 300만 명대 초반까지 떨어지더라도, '마이네임', '지옥'이 공개될 때마다 이용자 수는 증가했다. 하지만 이 역시 공개 2주차, 3주차때부터 300만 명대 초반으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규 흥행 콘텐츠 부재와 월 이용료 인상이 주요한 원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망 사용료 관련 논란을 해결하지 못한 것도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넷플릭스의 지난해 기준 국내 인터넷사업자(ISP) 3사에 대한 이용료만 1000억 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전용회선 약관, 가격, 시장가 등을 고려한 금액이다.

최근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의 방한도 연기되면서 SK브로드밴드와의 망 사용료 관련 합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당초 헤이스팅스 CEO는 지난 14일 입국해 16일에 출국하는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오징어 게임'과 '지옥' 등 한국 드라마가 연이어 성공한 데 대한 감사 인사를 전하는 것이 표면적 방문 목적이었다. 하지만 SK브로드밴드와 망 사용료 관련 법적 분쟁을 멈추고 극적으로 합의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도 또 다른 방한 이유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유럽 통신사들도 넷플릭스의 망 사용료 대가 지급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선 데다 우리나라가 '넷플릭스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으로 해외 온라인 동영상 업체를 비롯한 부가통신사업자의 인터넷 망 사용 무임승차를 막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자 이를 조기에 막아보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한미 양국의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면서 넷플릭스 측에서 연기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방한 기간 계획했던 박정호 SK텔레콤 부회장과의 만남이 불발됐다.

세금 문제도 심각하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양정숙(무소속) 의원이 밝힌 넷플릭스의 지난해 국내 매출은 4154억 원에 달한다. 넷플릭스는 그중 77.1%인 3204억 원을 본사에 수수료 명목으로 지급했다. 넷플릭스서비스코리아의 영업이익률이 2.1%에 불과한 이유다. 넷플릭스 미 본사의 영업이익률이 18.1%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다.

문제는 넷플릭스가 이런 방식으로 법인세를 21억7000만 원만 냈다는 점이다. 넷플릭스가 법인세를 덜 내기 위해 '꼼수'를 부렸다는 지적이 나오는 건 이 때문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를 세계에 알리는 데 큰 기여를 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면서도 "망 사용료·세금 등 넷플릭스가 껴안고 있는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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