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스당 1747달러,금값(1785달러)보다 싸져
팔라듐 합금이 들어간 금반지. 팔라듐은 노란 빛을 띠는 금에 흰색이나 자주빛을 내도록 하는 데 ㅆ인다. /러시아 노릴스크니켈 |
[더 팩트 ㅣ박희준 기자]한때 귀금속의 제왕으로 군림한 팔라듐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앞에 무릎을 꿇었다. 한때 온스당 3000달러에 육박하면서 금의 빛을 바래게 하기도 한 팔라듐은 2000달러 아래로 내려가는 것은 물론 금에도 귀금속 제왕 자리를 내줬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자동차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우려로 직격탄을 맞은 결과로 풀이된다. 팔라듐은 주로 휘발유 자동차 배기가스 엔진 배기가스 정화장치의 촉매제로 쓰이는데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러시아에 이은 세계 2위의 생산국이다.
28일 CNBC 등에 따르면, 팔라듐 가격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진자가 급속히 확산한 지난 26일(현지시각) 선물시장인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내년 3월 인도분 팔라듐 선물가격은 전날에 비해 5.95% 급락한 온스당 1738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5월3일 기록한 역대 최고가 온스당 2981.40달러에 비하면 1000달러나 폭락한 수준이다. 팔라듐 선물가격은 올들어 28.47% 하락했다.
같은 백금족 금속으로 역시 배기가스 정화장치 촉매제 등으로 쓰이는 백금 2022년 1월 인도분 선물가격도 2.3% 하락한 952.90달러로 내려앉았다. 백금가격도 올들어 이날까지 13.11% 떨어졌다.
순도 999.5% 팔라듐 바. /킷코뉴스 |
그동안 자동차 생산과 판매 증가가 팔라듐 수요 증가를 견인했는데 팔라듐 산업 수요가 광산 생산량을 앞지르면서 가격은 줄곧 상승세를 탔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이동이 제한되고 자동차 산업 수요가 줄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콴터테이티브 커모디티 리서치의 피터 퍼티그(Peter Fertig) 분석가는 "이번 팔라듐과 백금 가격 하락은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자동차 판매와 이들 금속에 대한 수요를 포함해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공포 탓"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우려는 현실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남아공에 이어 홍콩과 이스라엘, 벨기에에서도 오미크론 발생이 확인되자 미국은 29일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인근 국가에서 오는 여행객 입국을 제한하기로 했다. 여행 제한 국가는 남아공, 보츠와나, 짐바브웨, 나미비아, 레소토, 에스와티니, 모잠비크, 말라위 등 8개국이다. 캐나다는 이들 국가 여행객의 입국을 아예 금지할 방침이다. EU도 27개 회원국이 비슷한 여행 제한조치에 모두 동의했다고 밝혔고 영국과 러시아 등도 남아공과 인근 국가에서 오는 항공편 차단이나 자국민 외 입국 금지, 격리 등의 조치를 발표했다.
세계무역기구(WHO)도 30일 열 각료 회의를 전격 연기했을 만큼 '오미크론' 공포는 전 세계를 휘어잡고 있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오미크론의 반사효과를 누렸다. 수요자들이 금으로 몰리면서 가격이 오른 것이다. 선물시장인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가격은 전날에 비해 0.45% 오른 온스당 1792.30달러를 기록했다. 이로써 금은 다시 귀금속의 제왕 자리를 찾았다. 금값은 1년 전에 비해 1.8% 내렸고 올들어서는 6.56% 떨어졌다.
이날 달러약세도 금값 상승에 보탬이 됐다. 미국 달러로 표시되고 거래되는 금값은 미국달러 가치와는 반대로 움직인다. 달러가치가 오르면 내려가고 달러가치가 하락하면 반대로 올라간다. 주요 6개국 통화가치와 견준 미국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96.07로 전날에 비해 0.73%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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