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사진)이 패션 뷰티 영역에서 미래 신수종 사업 발굴에 속도를 내기 위해 신세계인터내셔날 내 M&A 전담팀을 신설했다. /신세계그룹 제공 |
신세계인터 M&A 전담팀 신설 및 부진 사업 정리…패션뷰티 역량 강화 속도전
[더팩트│최수진 기자]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패션뷰티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나서고 있다. 최근 신세계그룹에서 패션뷰티를 담당하는 계열사 신세계인터내셔날에 인수합병(M&A) 전담팀을 신설하고 부진 사업을 빠르게 정리하는 등 체질 개선에 속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 신세계인터, 최초의 'M&A 전담팀' 신설…사업 확장 가속도
18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에서 백화점 사업부문을 담당하는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패션뷰티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이를 위해 정유경 총괄사장은 최근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M&A 전담팀을 신설했다.
M&A 전담팀은 신세계그룹의 지난 10월 조직 개편 당시 만들어진 것으로, 패션뷰티 관련 미래 신수종 사업 발굴을 담당한다. 기획실 산하 조직으로, 인력 규모는 적으나 회사의 주요 결정을 도맡아 사업 규모를 키우는 데 주력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M&A 전담을 위해 팀을 만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측은 이번 결정에 대해 "과감한 사업 체질 개선을 통한 수익성 극대화와 신사업 추진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 역시 "자체 브랜드를 만드는 것만큼 M&A 실력도 중요한 시대가 됐다"며 "그런 부분에 전문성을 키우고자 M&A 팀을 신설하게 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자체 팀을 구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앞으로 다양한 브랜드를 발굴해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정유경 총괄사장은 패션뷰티 사업 규모를 키우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앞서 2022년 정기 인사에서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키우기 위해 이길한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스메틱 대표의 영역을 확대해 패션부문을 함께 담당하는 총괄대표로 승격시켰다.
이길한 대표는 2017년 신세계인터내셔날 부사장 자리에 오른 이후 1년 만인 2018년 코스메틱부문의 대표이사로 승진했고, 다시 3년 만에 패션과 코스메틱을 총괄하는 대표로 올라섰다. 정유경 총괄사장의 이 같은 결정은 조직의 신속한 의사결정을 가능하도록 지원해 패션뷰티 산업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조치다.
정유경 총괄사장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M&A뿐 아니라 체질 개선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더팩트DB |
◆ 신세계인터, 패션뷰티 시장서 영향력 키울까…'선제 대응' 초점
신세계인터내셔날은 M&A뿐 아니라 체질 개선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를 위해 비효율 브랜드와 매장을 빠르게 정리해 수익 중심 사업구조를 만든다.
실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아동복 브랜드 쁘띠바또와 주얼리 브랜드 존하디 판권 사업은 올해 말 종료해 패션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는 유통 채널 재정비를 통해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외부활동이 줄어들면서 지난 2년간 패션뷰티 시장도 침체기를 겪었으나 최근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분위기로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신세계인터내셔날은 M&A 추진, 부진 사업 정리 등 선제적 대응을 통해 패션뷰티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울 계획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이어진 재택근무로 원마일웨어, 라운지웨어 등 편안한 차림의 여성복이 소비됐다면 최근에는 단가가 높은 아우터 위주의 판매가 늘며 매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여성복 브랜드 보브, 지컷, 스튜디오 톰보이, 텐먼스의 10월 22~31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에스아이빌리지 내 메이크업 카테고리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다. 가벼운 피부 화장을 위한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과 쿠션 위주로 판매가 늘고 있으며, 위드코로나로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립스틱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
시장의 기대도 크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이 2012년 인수한 뷰티 브랜드 비디비치의 올해 매출은 약 1700억 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전년(1350억 원) 대비 25.9% 성장하는 것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매출(2200억 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확보한 수입 화장품 매출도 증가세다. 안지영, 황병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인터내셔날 수입 화장품 매출액은 2019년 1300억 원에서 지난해 2000억 원으로 늘었고 올해 역시 두자릿수 성장하며 화장품의 수익성 개선을 주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누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브랜드 포트폴리오 확장 효과를 볼 것"이라며 "신규 브랜드 7개를 추가한 효과는 약 840억 원으로 추산된다. 내년 연간 매출로 따졌을 때 기존 대비 5% 성장할 수 있는 수치다. 또, 그룹사 유통력 향유 및 편집숍을 활용한 신규 브랜드 발굴도 지속되고 있어 수익성 지표 및 재무 건전성 개선세는 뚜렷한 편"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침체된 패션뷰티 시장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이라며 "여전히 마스크를 벗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외부활동은 점차 늘고 있다. 규모 있는 사적모임이 가능해지면서 시장에도 활기가 돌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긴 어렵지만 불과 한 달 전을 생각해보면 느껴지지 않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고객들이 일상으로 돌아가면 패션뷰티 시장도 다시 예전 모습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jinny0618@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