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증권은 올해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에 상장하는 기업 IPO와 관련해 대표주관 실적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더팩트 DB |
올해 주관 스팩합병 상장 1건에 그쳐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교보증권이 올해 우회 상장을 제외하고 IPO(기업공개) 주관 실적을 내지 못했다. 올해 초 ECM(주식발행) 본부를 신설하고 인력을 늘린데다, IPO(기업공개) 시장 활황이 나타난 상황임에도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교보증권은 중·소형사로서 대형사에 주관 업무가 편중되는 시장 상황상 딜 수임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교보증권이 올해 상장을 주관한 업체는 코스닥 시장에 스팩합병 방식으로 상장한 원바이오젠이 유일하다.
원바이오젠은 지난 2월 교보8호스팩과 합병에 성공해 우회적으로 증시 입성에 성공했다.
스팩(SPAC·기업인수목적주식회사)은 비상장기업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설립된 페이퍼컴퍼니다. 공모로 액면가에 신주를 발행해 다수의 개인투자자금을 모으고, 상장한 뒤 3년 내에 비상장 기업과 합병해야 한다.
스팩과 합병해 상장하는 기업은 스팩에 인수되면서 증시에 상장하는 효과를 얻게 된다. 일반적인 코스피·코스닥 상장과는 절차적 차이가 있는 우회적 상장에 속한다.
교보증권은 올해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하는 기업의 IPO와 관련해 대표주관 실적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 스팩상장 등 올해 전체 실적 역시 1건에 그칠 전망이다. 현재 교보11호스팩이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상태다. 그러나 예비심사를 통과한 후 상장까지 수개월이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올해 IPO주관 실적이 사실상 마무리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많지는 않으나 그간 꾸준히 주관 실적을 쌓아온 교보증권으로선 이례적인 결과다. 지난해 교보증권은 코스피 시장에 상장하는 위세아이텍의 대표주관을 맡았다.
교보증권은 박봉권(왼쪽)·이석기 대표이사 체제 이후 주관 실적을 전혀 내지 못했다. /교보증권 제공 |
교보증권은 올해 IB(투자은행) 부문에 본격적으로 힘을 주고 있음에도 상장 주관 부분에서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올해 초 교보증권은 IB부문의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에 나섰다. ECM 본부를 신설하는 한편 오세민 상무를 본부장으로 선임했다. 기존 2부문 5본부에서 1부문 4본부 체제로 개편하고 ECM 인력은 6명에서 15명으로 두배 이상 늘렸다.
특히 지난 3월 박봉권·이석기 대표 체제가 출범한 이후 교보증권은 기업의 대표상장주관을 비롯해 인수사로도 참여하지 않았다. 공동주관과 스팩합병 등을 합쳐 새로운 실적이 없었다.
교보증권은 당시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앞세우며 IB(투자은행)부문·WM(자산관리)부문 등을 맡은 박 대표의 역량이 발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교보증권은 "각 부문의 노하우와 전문성을 살려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한 사업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더불어 올해는 대어급 IPO 기업의 다수 출현 등 시장 활황으로 인해 상장에 나서는 기업 숫자가 많아졌다. 대형사 뿐 아니라 중소형사도 속속 실적을 올리는 상황이기에 실적이 홀로 역행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보증권은 올해 주관 실적과 관련해 대형사 독식이 나타나는 구조상 중·소형사로서 딜 성사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입장이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주관을 대형사가 독식하고있어 중·소형사로서 어려움을 겪었다"며 "현재 코넥스 시장 쪽에서 자문 업무를 진행 중이기에 상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인수단 미참여는 좀 더 분석해서 좋은 기업들 상장에 집중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교보증권은 최근 진출한 신기술사업금융업 등에 집중해 다각적으로 수익을 위한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계획이다.
관계자는 "신기술사업금융업 시작으로 ECM부문의 역할 커질 것으로 본다"며 "기존 상장계약 체결 수수료 수입와 더불어 현재 IPO시장 업황이 나아지고 있다. 코넥스나 스팩 등 유망기업을 발굴해 상장 주관에도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pkh@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