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 안팎에서 여야 대선 후보자들의 실효성 있는 경제 정책 및 공약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 후보(왼쪽부터). /더팩트 DB |
차기 정권서 경제 정책 온도 차 더 벌어져서는 안 돼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여야 대선후보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연일 뉴스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차기 정부의 최고의사결정권자가 될 수 있는 이들의 발언을 두고 각계 관심이 쏠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주요 화두로 떠오른 이슈를 살펴보면 관심과 기대보다 실망감이 앞선다. 떠오르는 키워드라고 해봐야 '대장동', '개 사과', '전두환 옹호', '조폭 연루' 등 B급영화 제목을 떠올리게 하는 자극적인 단어 몇 개가 전부다.
그나마 최근 경제·민생 관련으로 부각된 이슈라는 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27일 소상공인·자영업자 간담회에서 언급한 '음식점 허가총량제'다. 폐업한 음식점 수만큼 음식점을 개업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제한하는 제도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여당 대선 후보 발언은 역시나 후폭풍이 컸다.
포퓰리즘 논란이 불 보듯 뻔한 성급한 발언에 '몰랐다면 무식한 것', '전체주의'라며 상호 헐뜯기와 비방전에 몰두하는 대선 후보자들의 모습은 불확실한 경제상황 속에 피로도가 쌓일 만큼 쌓인 국민들에게 너무 큰 상처다.
실제 경제정책을 두고 현 정부와 기업, 국민들이 체감하는 온도 차는 이미 벌어질 대로 벌어져 있는 상황이다. 한국갤럽이 10월 4주 차(26~28일)에 시행한 문재인 대통령의 직무 수행 평가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과반인 55%가 부정 평가를 내렸고, 이 가운데 '부동산 정책'(36%)과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12%)'이 차지한 비중은 49%에 달한다.
기업들의 반응이라고 한들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산 전기차 배터리에 특정한 노골적인 중국 정부의 보조금 차별, 일본의 수출규제, 미국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등 전례 없는 대외 불확실성 속에 정부가 보인 미온적인 대응은 경제계의 상실감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기업의 외침에 정부의 화답은 최저 임금 인상, 공정경제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반기업 정책 및 규제다. 최근 정부가 오는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35%에서 40%로 상향한 것을 두고 경제계에서 '현실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쓴소리가 나오는 것 역시 경제계와 정부의 다른 눈높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불확실한 글로벌 경제 환경 속에서 차기 대통령, 정부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여야를 막론하고 대선 후보자라는 타이틀을 가진 이들이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과 자세는 '이 세상'과는 너무 다른 '저 세상'에 사는 사람들 같아 아쉽다.
국민이 기대하는, 경제계가 희망하는 '대선 후보'는 남을 깎아내리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다. 지금이라도 국민들과 기업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현실 가능성 있는 정책을 만들고자 하는 의지와 실행력을 보여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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