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가계 대출의 고삐를 죄고 있는 가운데 1988년생 중국인이 89억 원에 이르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 소재 타워팰리스 펜트하우스를 100% 대출로 매입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윤정원 기자 |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락·윤정원·문수연·최수진·정소양·이민주·한예주·박경현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투자자들, '오징어 게임' 다음 테마주 찾기 '골몰'
[더팩트|정리=이민주 기자] -부동산과 금융권 이슈가 이목을 집중시킨 한 주였는데요. 89억 원짜리 타워팰리스를 전액 대출로 매수한 1988년생 중국인의 사례가 공개되면서, 대출길이 막힌 내국인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고 나섰습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관련주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자 '제2의 오징어 게임'을 찾는 움직임이 일고 있고요. IT 업계에서는 아이폰13 사전예약 성적이 화제였죠. 판매 부진이 예상됐던 아이폰13은 이번 사전예약에서 '완판'되며 품귀 현상을 빚었기 때문입니다. 이 가운데 유통업계는 일명 '던킨도너츠 위생 논란'과 이를 둘러싼 조작설로 연일 시끌벅적합니다.
◆ "내국인이 국내 은행 통해 외국 부동산 구입할 경우에도 100% 대출 어렵다"
-먼저 금융권 소식을 들어볼까요.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 국적의 A 씨는 지난 3월 13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타워팰리스를 89억 원에 매수했습니다. 그런데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바로 이 외국인이 매수자금 89억 원을 전액 은행 대출로 마련했다는 점 때문인데요. 내국인이라면 이 같은 거래는 불가능합니다. 지난 2019년부터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역에서는 15억 원 이상의 주택을 매입할 때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도록 했고, 서울은 전 지역이 투기과열지구로 묶여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군요. A 씨가 국내 은행을 이용한 건가요?
-아니요. 국내 은행의 경우 외국인이라도 내국인과 같은 대출 규제를 적용 받게 됩니다. 또한 외국계 은행 역시 국내에서 영업할 때는 국내법에 따라야 하기 때문에 국내 은행을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A 씨는 어떻게 대출을 받아 89억 원을 장만할 수 있었던 거죠?
-A 씨는 중국 현지 은행에서 매수금 89억 원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외국인이 우리나라 부동산을 매입할 때 현지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경우에는 국내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내국인이 국내 은행을 통해 외국 부동산을 구입할 경우에도 100% 대출은 어렵다는 것이 은행권의 설명입니다.
-그렇군요. 그런데 이번 매입 소식이 왜 이렇게 논란이 된 건가요?
-바로 최근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규제로 국내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대출길이 막힌 내국인들이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국내 부동산을 구입할 때 내국인은 전액 대출이 안 되고 외국인은 가능하다는 논리가 성립하기 때문입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우리나라 땅인데 외국인들은 자유롭게 부동산을 구매하고, 우리 같은 무주택자들은 대출길이 막혀 집을 살 수도 없다.", "외국인이 국내 부동산을 매입하는 것을 좀 더 어렵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 "나는 작은 내 집 마련도 못 하고 있는데, 88년생 어린 외국인이 100% 대출로 펜트하우스를 장만했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느냐" 등의 분노 가득한 불만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최근 가계부채 증가로 대출길이 좁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국민들이 해당 소식을 접하고 허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겠네요. 자금이 필요한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아우성이 쏟아지고 있는 만큼 실수요자들을 위한 대출 규제 방안이 꼭 마련되어야겠습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대흥행을 거둔 가운데 차기 넷플릭스 신작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
◆ '제2의 오징어 게임' 무엇?…투자자들, 테마주 찾기 열풍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전 세계적인 인기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오징어 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을 얻기 위해 참가자들이 목숨을 걸고 벌이는 서바이벌 게임을 그린 9부작 드라마인데요. 넷플릭스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가 서비스되는 83개국 중 82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82개국에서 정상에 오른 것은 넷플릭스 역사상 최초입니다.
-오징어 게임이 '도장 깨기'에 실패한 나머지 1개국은 어디인가요?
-인도입니다. 인도에서 1위는 '코타 팩토리'로, 오징어 게임은 그 뒤를 이어 2위를 기록 중입니다. 하지만 오징어 게임에 인도 출신 배우 아누팜트리파티가 이주노동자 압둘 알리 역을 맡았기 때문에 인도를 석권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불거집니다.
-오징어 게임의 글로벌 흥행에 힘입어 테마주들도 급등세를 보인 바 있죠?
-그렇습니다. 대표적인 테마주는 버킷스튜디오와 쇼박스인데요. 버킷스튜디오는 오징어 게임 주연인 이정재가 설립한 연예 매니지먼트사 아티스트컴퍼니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관련주로 거론됩니다. 쇼박스는 오징어 게임 제작사인 비상장사 싸이런픽처스에 2018년 10억 원을 투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련주로 묶였고요.
-넷플릭스 주가도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면서요.
-그렇습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넷플릭스는 전장보다 1.88% 오른 610.34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사상 최고치입니다. 장중에는 최고 619달러까지도 찍었습니다.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미국 대형 기술주 주가와 나스닥 지수가 전반적으로 하락했지만, 넷플릭스 주가는 이번 한 주 동안 3% 이상 뛰었습니다.
-오징어 게임의 돌풍으로 관련주가 각광을 받으면서 '제2의 오징어 게임'을 찾는 투자자들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네. 넷플릭스 차기 신작의 제작사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건데요. 금융투자업계와 미디어 업계에 따르면 현재 다양한 시리즈물이 넷플릭스의 출격을 앞두고 있습니다.
-주목받는 곳 중에는 '마이 네임'의 제작사인 스튜디오산타클로스가 있습니다. 코스닥 상장사 스튜디오산타클로스는 올해 들어 50% 가까이 급등한 상태인데, 마이 네임 흥행 여부에 따라 주가의 변동 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마이 네임은 한소희가 출연하는 여성 액션 복수극으로, 넷플릭스 드라마 '인간수업'의 김진민 감독이 작품을 맡았습니다.
-코스피 상장사인 제작사 제이콘텐트리도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제이콘텐트리는 다음달과 내년 1월 각각 시리즈물 '지옥'과 '지금 우리 학교는'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지옥은 배우 유아인이 주연을 맡아 더욱 화제입니다. 제이콘텐트리는 내년 중 황정민과 하정우가 주연으로 나서는 '수리남'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버킷스튜디오와 쇼박스의 흥행은 이제 잠잠해지는 건가요?
-버킷스튜디오의 경우에는 여전히 상승세를 점치는 시각이 많습니다. 버킷스튜디오와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이 설립한 '빗썸라이브'가 오는 11월 정식 오픈하는 데다, 버킷스튜디오는 오는 12월 '고요의 바다'로 호재를 맞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고요의 바다는 배두나와 공유가 출연하고, 배우 정우성이 아티스트 스튜디오의 수장으로서 제작에 참여하는 시리즈물입니다. 아티스트 스튜디오는 정우성과 이정재가 설립한 기획사인 아티스트컴퍼니가 운영하는 제작사고요.
-오징어 게임이 쏘아 올린 공 덕분에 또 한국 콘텐츠의 밸류에이션이 상승하는 분위기네요. 투자자들은 콘텐츠 제작사들을 유심히 살펴봐야겠습니다.
☞<하>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