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내달 14일로 계획돼 있던 카카오페이의 코스피 입성이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더팩트 DB |
금융당국 '빅테크' 규제‧GM 배터리 리콜 '발목'
[더팩트|윤정원 기자] 추석 연휴 이후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혀온 카카오페이와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업계에서는 카카오페이의 11월 상장설에 무게가 쏠리며,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연내 상장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까지 불거진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증권신고서 정정범위와 상장일정 등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페이는 오는 29일~30일로 예정된 기관 수요예측 일정도 미루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카카오페이는 다음 달 5~6일 일반 공모를 거쳐 오는 10월 14일 상장할 계획이었다.
카카오페이의 상장 일정이 늦춰지는 까닭은 금융당국이 '빅테크(대형정보기술)' 기업을 정조준하는 규제를 내세웠기 때문이다. 지난 7일 금융위원회는 빅테크·핀테크 등 금융플랫폼의 금융상품 비교·추천·견적 서비스 다수가 현행 법령상 판매대리·중개업 등록이 필요한 '중개' 서비스에 해당한다며 시정을 요구했다.
지난해 카카오페이 매출 22.7%, 올 상반기 매출 가운데 32%가 금융상품 관련 매출이다. 증권신고서를 단순하게 정정하는 것이라면 원래대로 공모를 진행할 수 있지만 카카오페이가 금융서비스를 중단하거나 금융 당국 눈높이에 맞춰 서비스를 개선하면 증권신고서의 효력 발생이 늦춰져 상장 일정 연기가 불가피하다.
금융당국이 인허가 없이 금융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금융소비자법 위반이라고 판단한 만큼, 카카오페이의 공모가가 더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 기존 증권신고서에 반영해뒀던 예상 매출액과 핵심투자위험 등 내용을 일괄 수정하면서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7월 공모가를 6만3000원~9만6000원으로 제시했다가 이를 6만~9만 원으로 이미 한 차례 낮춘 상태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기존 상장 일정대로 하는지, 상장을 미루는지에 대해서 내부적으로 확실히 정해진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본래 일정대로 코스피 상장을 추진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면서 "계도기간 종료일인 24일이 지나야 어느 정도 제대로 된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 배터리 리콜 사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더팩트 DB |
마찬가지로 하반기 코스피 상장을 공표했던 LG에너지솔루션도 상장 일정이 아직 제대로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6월 8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당초 지난 8월 중순 심사를 통과해 다음 달 중 증시에 입성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제너럴모터스(GM) 배터리 리콜 사태가 발생하면서 발목이 잡혔다.
앞서 GM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10억 달러(약 1조1800억 원)를 들여 쉐보레 볼트 전기차 7만3000대를 추가 리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과 올해 4월에 이어 세 번째 리콜인 셈이다.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이 3265억 원의 리콜 충당금을 쌓았지만, GM에 대한 보상금 및 분담 비율 등을 결정해야 해 불확실성이 큰 상태다.
이와 관련 LG에너지솔루션 측에서는 "GM 리콜 조치 방안과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면밀히 검토한 후 올해 안 상장 완료 목표를 지속 추진할지 여부를 오는 10월까지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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