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올해 4분기 중 디지털 손해보험사 본인가 신청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더팩트 DB |
지난 6월 예비인가…연내 출범 계획 늦춰져
[더팩트│황원영 기자] 카카오가 금융당국의 전방위적인 압박에 백기를 들었다. 자동차보험료 비교 서비스에 이어 보험상품 판매도 줄줄이 중단하는 가운데 올해 출범하려던 디지털 손해보험사(손보사) 사업 계획도 선회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올해 4분기 중 금융위원회(금융위)에 디지털 손보사인 카카오손해보험(카카오손보) 본인가 신청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당초 카카오페이는 올해 카카오손보 출범을 목표로 준비해왔다. 3분기 중 본인가 신청을 마치고 12월에 출범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앞서 지난 6월 금융당국의 예비인가를 받은 만큼 이 같은 계획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빅테크 규제가 본격화하면서 카카오손보 출범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금융당국은 이달 초 카카오를 포함한 온라인금융플랫폼의 금융 상품 비교 서비스가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상 중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금융플랫폼이 타 금융사의 투자상품을 비교하거나 추천하기 어려워졌다. 펀드, 연금, 신용카드, 보험상품을 연계 판매하는 것도 불법 소지가 있을 수 있다.
카카오가 해당 사업을 계속 영위하기 위해서는 금소법 계도 기간이 끝나는 이달 24일까지 해당 서비스를 종료하거나, 판매중개업 자격을 취득해야 한다.
이 같은 조치에 맞춰 카카오페이는 지난 12일부터 국내 보험사와 제휴를 맺고 제공하던 운전자 보험, 반려동물 보험, 해외여행자 보험 등 일부 보험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아울러 리치앤코 소속 전문 상담원을 통해 제공하던 보험 해결사 서비스도 잠정 종료했다.
오는 24일부터는 다이렉트 자동차 보험료 비교 서비스도 중단한다. 서비스 중단 이후에는 배너 광고 형태의 제휴만 유지할 계획이다.
규제가 이어지면서 카카오손보 출범 일정도 늦어지게 됐다. 카카오손보는 카카오와 카카오페이가 지분 60%, 40%를 각각 보유한 회사다.
동호회 보험, 휴대전화 파손 보험, 대리기사·바이크 보험, 카카오커머스 반송 보험 등 기존 보험사가 주목하지 않던 사각지대를 적극 공략한다는 목표로 상품을 준비해왔다.
당시 업계는 카카오손보가 손해보험업계 판도를 뒤흔들 것으로 전망했다.
카카오페이 가입자가 3650만명(6월 말 기준)에 이르는 데다 카카오톡이라는 강력한 플랫폼을 통해 보험 가입·보험금 청구 등의 소비 과정이 이뤄짐으로써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금융당국이 빅테크 규제를 강화하면서 카카오손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손보 출범 후 자회사인 KP보험서비스의 플랫폼을 이용한다는 계획이었으나 KP보험서비스는 금융 당국 제재로 사업 재편에 들어갔다.
금융당국의 추가적인 제재도 이어질 수 있다. 금융위는 향후 온라인금융플랫폼과 제휴를 맺은 보험사 상품 등의 현황을 파악한 뒤 추가적인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카카오페이는 소비자보호 관점에서 추가로 보완할 부분이 있을지 적극 검토해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won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