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SSF) 1호를 통해 투자한 하이브(前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로 9배가 넘는 수익률을 낸 바 있다. 사진은 하이브에 소속돼 있는 방탄소년단(BTS). /이동률 기자 |
2016년 4월 6023억 원 투자…現 평가액 1조4000억 원 돌파
[더팩트|윤정원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가 5년 전 조성한 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SSF) 1호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11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최근 국민연금, 사학연금 등 주요 출자자 10여곳에 SSF 1호에 대한 중간성과 보고서를 전달했다. 보고서에 의하면 SSF 1호 펀드는 최근 평가액(회수액 및 현지분증권가치) 1조4000억 원을 돌파한 것으로 전해졌다. 5년여 만에 내부수익률(IRR)도 25%를 넘어선 셈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16년 4월 6032억 원 규모로 SSF 1호를 조성했다. 당시 국민연금공단을 주축으로 한국교직원공제회, 대한지방행정공제회, 고용노동부 등 15이 출자자로 참여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 투자 2본부와 3본부가 1호 펀드를 전담 관리해왔다. 2본부와 3본부는 지난해 12월 몸집을 합쳐 라지캡 부문을 신설한 후로 관리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추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가 해당 펀드로 투자한 곳은 △한화시스템 △하이브(前 빅히트엔터테인먼트) △HK이노엔 △한컴라이프케어 △더블다운인터액티브 등이다. 현재 5곳 모두가 증시 입성을 마친 상태다.
스틱인베스트먼트가 가장 먼저 엑시트(자금회수)에 나섰던 곳은 한화시스템이다. 스틱인베스트는 2017년 10월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시스템에 1500억 원을 투자했고, 한화시스템은 2019년 11월 코스피 시장에 발을 들였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올해 4월까지 엑시트로 총 2432억 원을 회수했다. IRR은 18.1% 규모다.
이어서 '초대박'을 터뜨린 것은 단연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로 알려진 하이브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2018년 10월 하이브에 1038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하이브는 지난해 10월 코스피에 입성한 후 고공행진을 지속했고, 스틱인베스트는 장내매각(1270억 원)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8141억 원)로 도합 9467억 원을 회수했다. IRR은 137.0%에 달했다.
HK이노엔은 지난달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상태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2018년 4월 HK이노엔에 801억 원을 투자했다. 당시 공모가는 희망 밴드(5만~5만9000원) 최상단인 5만9000원으로 정해졌다. 지난 10일 기준 종가는 5만9700원이다. HK이노엔은 신약 연구개발과 미래사업 투자를 확대하고 해외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다만 투자처 중 한컴라이프케어는 국내증시에서 다소 부진한 주가 흐을 나타내고 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2017년 11월 한컴라이프케어에 800억 원을 투자했다. 지난달 초 공모가를 희망 밴드(1만700원~1만3700원) 최상단으로 확정지었으나 10일 종가는 1만50원 수준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가 2017년 5월 투자에 나선 더블다운인터액티브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티커명 DDI로 나스닥 시장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더블다운인터액티브는 나스닥 상장으로 총 1314억 원의 자금을 모집했다. 공모가는 18달러였으나 9일(현지시간) 종가는 15.50달러 수준이다. DDI의 시가총액은 768달러, 한화로 8991억 원 규모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한컴라이프케어 등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곳도 있으나 하이브 등에서의 아성이 워낙 대단했기 때문에 내년 초중 청산 시 수익률은 상당히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스틱인베스트먼트 측에서도 운용사 보너스를 크게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블라인드펀드는 IRR 8%를 초과하는 이익에 대해 20%의 운용사 보너스를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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