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8개 전업 카드사와 11개 겸영카드사의 휴면 신용카드수는 올해 2분기 기준 1206만7000장으로 집계됐다. /더팩트 DB |
2분기 기준 전체 휴면 신용카드 1207만장
[더팩트│황원영 기자] 신용카드사가 PLCC(Private Label Credit Card·상업자 표시 신용카드)를 쏟아내는 가운데, 발급 이후 1년 넘게 결제 이력이 없는 휴면카드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휴면카드 자동해지 규제 폐지와 더불어 PLCC 발급 증가로 필요한 혜택만 잠깐 쓰는 체리피커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2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BC·우리카드)와 11개 겸영카드사(IBK기업은행·NH농협은행·SC제일은행 등)를 포함한 전체 휴면 신용카드수는 올해 2분기 기준 1206만7000장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068만장)보다 12.9%(138만7000장) 늘어난 규모다. 평균 휴면카드 비중은 16.04%에 달했다.
카드사별 휴면카드 발급규모를 보면 롯데카드가 올해 2분기 기준 164만5000장으로 전업 카드사 가운데 가장 많았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6.2% 늘어난 것으로, 전체 발급카드에서 휴면카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14.44%에 달했다.
KB국민카드(144만2000장)는 7.7%, 현대카드(126만8000장)가 16% 각각 늘었다. 두 카드사의 총 발급카드 대비 휴면카드 비중은 9.50%, 8.05%였다. 삼성카드와 신한카드의 휴면카드 수는 각각 112만6000매, 115만4000매로 전년 대비 0.2%, 2.8% 늘었다.
휴면카드가 늘어난 데엔 금융당국이 휴면카드 자동해지 제도를 폐지한 영향이 컸다. 금융당국은 2019년 5월 휴면카드 자동해지 규제를 폐지했다. 기존에는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카드의 경우 자동으로 이용 정지되고, 이후 고객이 계약을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해지됐다.
5년간 휴면카드를 재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이 바뀌면서 지난해 전체 휴면 신용카드 규모는 1분기 1064만8000장, 2분기 1068만장, 3분기 1107만8000장, 4분기 1145만9000장 등 꾸준히 늘어났다.
업계는 PLCC 열풍도 휴면카드 증가에 한몫했다고 분석한다. PLCC는 특정 기업에 집중된 혜택·서비스를 제공하는 신용카드로, 2015년 현대카드가 국내에서 처음 도입했다.
6년이 지난 현재 신한·삼성·현대·국민·우리·롯데·하나 등 7개 전업 카드사는 모두 PLCC를 내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카드사들이 올해 상반기에 출시한 PLCC는 20종에 이른다. PLCC를 통한 신규 고객 유입이 효과적인 데다가 다양한 소비자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PLCC 발급 후 혜택만 누리고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증가했다. 게다가 온라인 서비스 확대로 카드 발급이 간단해지면서 여러 개의 PLCC 카드를 쉽게 발급받는 것도 휴면카드 증가 이유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본인의 니즈에 맞는 신용카드를 사용하면서 기존 카드의 사용 빈도가 줄어들거나 쓰지 않는 경우가 늘었다"며 "카드사들이 무실적 소비자를 다시 끌어들이기 위해 고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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