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셀 코리아' 언제까지…올 들어 31兆 매도
  • 박경현 기자
  • 입력: 2021.08.23 08:55 / 수정: 2021.08.23 08:55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초부터 지난 20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총 30조7260억 원을 순매도했다. /더팩트 DB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초부터 지난 20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총 30조7260억 원을 순매도했다. /더팩트 DB

코스피 수익률, 8월 들어 G20중 최하위 기록[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올해 외국인이 팔아치운 한국 주식이 지난해 규모를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들어 코스피 수익률은 주요 20개국(G20) 중 최하위를 기록해 외국인 순매도 전망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초부터 지난 20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총 30조7260억 원을 순매도해 지난해 순매도(24조7128억 원)규모를 넘어섰다.

이로써 외국인은 올 들어 4월(829억 원 순매수)을 제외하고 나머지 7개월 모두 순매도를 나타냈다.

매도세는 특히 이달 들어 거세진 모양새다. 이달 6조4900억 원을 팔아치웠는데 이는 지난 5월(9조216억 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순매도 액수다.

이달 코스피 수익률은 -4.43%로 G20 각국 대표 주가지수 중 중국(-0.87%·17위), 일본(-0.99%·18위), 브라질(-3.08%·19위)보다 낮은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매도행진의 배경으로 꼽히는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에 따른 원화 약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개시 우려 등이다.

그러나 이런 요인들 만으로 지난해부터 줄기차게 이어진 외국인의 순매도 공세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해 상반기 6개월 동안 순매도 행렬을 이어온 데 이어 증시가 급속히 반등한 하반기에도 7월(9085억 원 순매수)과 11월(5조8409억 원 순매수)을 제외하고 나머지 4개월에는 매도세를 취했다.

국내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이 완화돼 회복세에 들어가는 등 증시가 연일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우는 시기에도 외국인은 대부분의 기간 동안 순매도에 나선 것이다.

더불어 최근 테이퍼링 우려 등도 한국 뿐만이 아닌 신흥국 전반에 공통 적용되는 변수인데 유독 한국 증시에 매도가 집중돼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여타 국가보다 과하다"며 "북핵 리스크가 부각됐을 때보다 더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최근 터키의 통화 가치는 되려 상승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가장 가파르지만, 환율·증시 변동성은 한국보다 안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대만 등 수출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한국처럼 부진을 보였다는 점을 살펴 외국인 움직임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관점도 나온다. 실제로 이달 대만 자취안(가권)지수와 홍콩H지수(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는 각각 5.25%, 5.32% 하락해 코스피보다 큰 낙폭을 보였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과 대만 등의 공통점은 최근 외국인 순매도가 크다는 것인데, 그 시점이 아프가니스탄 사태와 맞물렸다"며 "세계 지정학적 환경이 나빠졌을 때 반도체 등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 증시가 악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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