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스탠다드차타드(SC)로부터 분사하며 설립된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펄마캐피탈의 투자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어펄마캐피탈 홈페이지 갈무리 |
EMC홀딩스 '잭팟'으로 눈도장…TGIF 인수도 마무리
[더팩트|윤정원 기자]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펄마캐피탈의 투자 행보가 거침없다. 메타넷티플랫폼을 통해 새로 조성한 5호 블라인드펀드 세 번째 투자까지 성사시키며 업계 내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는 분위기다.
◆ 티맵모빌리티-세아-메타넷티플랫폼, 3연속 투자 행진
지난 18일 어펄마캐피탈은 메타넷티플랫폼 지분 20% 투자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거래 규모는 약 1125억 원으로, 어펄마캐피탈은 투자를 위해 5호 블라인드펀드 일부와 KDB산업은행 주선의 인수금융 등을 활용할 방침이다. 글로벌 PEF 운용사가 국내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MSP) 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것은 최초다. 메타넷티플랫폼은 오는 2023년에는 기업공개(IPO)에도 나설 예정이다.
김태엽 어펄마코리아 대표는 "메타넷티플랫폼은 어펄마가 기존에 투자한 인도 소재 금융·통신 전문 정보기술(IT) 솔루션 회사 프로뎁트(Prodapt Solutions) 및 베트남 최대 전자결제 회사인 모모(MoMo)와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어펄마캐피탈은 메타넷티플랫폼이 해당 회사들과 협업할 수 있도록 돕고, 나아가 해외진출을 위한 인수합병(M&A)도 적극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0일에도 어펄마캐피탈은 세아그룹과 세아ESAB, 세아FS, S&G 등을 인수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세아 ESAB, 세아 FS, S&G 홀딩스를 약 1250억 원에 일괄 인수하는 게 골자다. 세아ESAB은 용접봉을 제작하는 회사고, 세아FS와 S&G는 자동차나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소구경강관을 생산한다. 어펄마캐피탈은 5호 블라인드펀드와 NH투자증권 주선의 인수금융을 활용했다.
어펄마캐피탈은 세아그룹과 SPA를 체결한 당일 롯데GRS로부터 패밀리 레스토랑 TGIF 인수도 마무리지었다. 와인 전문 레스토랑 매드포갈릭을 운영하는 외식업체 MFG코리아가 국내 15개 점포와 관련 사업 일체를 운영하기로 했다. 어펄마캐피탈은 MFG코리아의 대주주다. TGIF의 매각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100억 원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어펄마캐피탈은 매드포갈릭에 이어 TGIF를 품에 안으면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어펄마캐피탈은 올해 4월 8일 SK텔레콤과 티맵모빌리티 소수지분 투자유치 SPA 또한 체결했다. 이어 Pre-IPO(상장 전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 공개경쟁입찰 형태로 진행된 딜에서 어펄마캐피탈은 2000억 원을 투자하며 티맵모빌리티 지분 14%를 확보하게 됐다. 어펄마캐피탈은 5호 블라인드 자금과 삼성증권 주선의 인수금융 등으로 투자금을 충당했다. 티맵모빌리티는 SK텔레콤의 모빌리티 사업부문이 지난해 말 분사해 설립됐다. 내비게이션 시장 점유율은 60% 이상으로, 압도적인 1위다.
◆ 6개국 연합 시너지 '톡톡'…"리빌딩 능력 뛰어나"
올해 업계의 주목도를 더욱 높이고 있는 어펄마캐피탈은 2019년 8월 스탠다드차타드(SC) 그룹 산하 6개국(한국‧동남아시아‧중국‧인도‧중동‧아프리카) PE(Private Equity)팀이 분사하며 설립됐다. 어펄마캐피탈은 글로벌 6개국이 함께 관리하는 글로벌 펀드 외에 각 지역별로 해당 국가 기관투자자(LP)들에게 출자받아 조성하는 지역별펀드를 운용한다. 현재 국내에서 자금을 모집하고 있는 5호 펀드는 한국의 로컬펀드다.
어펄마캐피탈은 지난해 폐기물 처리업체 EMC홀딩스 매각으로도 눈길을 끈 바 있다. 어펄마캐피탈(당시 SC PE)이 EMC홀딩스와 연결고리가 생긴 것은 2009년 6월이다. 어펄마캐피탈은 코오롱워터앤에너지 지분 35%를 450억 원에 취득하며 소수지분 투자를 시작했다. 어펄마캐피탈은 2016년 8월 잔여 지분 65%를 코오롱그룹에서 886억 원에 인수하면서 경영권을 확보했다.
어펄마캐피탈은 이후 코오롱워터앤에너지 사명을 EMC홀딩스로 변경하고 충청환경에너지, 경기환경에너지, 와이에스텍 등 환경업체를 잇달아 인수하는 볼트온 전략을 통해 기업가치를 한껏 끌어올렸다. 이어 지난해 9월 1일 전략적투자자(SI)인 SK건설에 이를 매각했다. 매각가는 1조500억 원 수준이다. 어펄마캐피탈의 투자원금은 소수지분 투자 당시 450억 원이 전부다. 가치 상향 과정에서 볼트온 투자 등은 회사 자체의 현금흐름과 파이낸싱 등으로 충당했다. 수익률이 18배에 달하는 셈이다.
이밖에도 어펄마캐피탈은 지난해 △대림자동차공업‧대림오토바이 △현대오토에버 △삼양패키징 △AJ네트웍스 등의 엑시트(자금 회수)를 진행했다. △성경식품 △선우엠티 △매드포갈릭 △화성코스매틱 등도 주요 투자건으로 꼽힌다. 어펄마캐피탈은 앞서 1호 펀드를 통해 830억 원을 투자한 뒤 1650억 원을 회수하기도 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어펄마캐피탈은 분사 1년 만에 엑시트에 성공하며 시장에 빠른 속도로 안착한 운용사다. 해외 법인과의 공동투자, 리빌딩 능력 등으로 국내 LP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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