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이 디지털 기술과 시스템 연구를 위한 'DT 랩 스토어'를 열었다. /이민주 기자 |
"DT 랩 스토어, 다양한 기술을 개발, 적용하고 정보를 축적하는 연구소"
[더팩트|이민주 기자] 세븐일레븐이 무인화·비대면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적 매장 'DT 랩 스토어'를 오픈했다.
국내 최초로 선보인 스마트 무인 편의점 '시그니처'에 이어 이번에는 차세대 디지털 기술과 시스템을 연구하는 '실험실'을 마련해 편의점 업계의 디지털 프랜스포메이션(DT) 전환을 선도하겠다는 회사 측의 포부에 맞게 매장 곳곳마다 다양한 첨단 기술이 눈에 띄었다.
세븐일레븐 운영사 코리아세븐은 지난 3일 서울 금천구 롯데정보통신 건물에 DT 랩 스토어를 오픈했다. 이 매장 규모는 전체 142㎡며, Just Walk Out 기술이 적용된 부속 점포를 제외한 매장 크기는 79㎡다.
운영 시간은 24시간이며,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는 직원이 있지만, 나머지 시간은 무인으로 운영된다. 단 부속 점포는 현재 롯데정보통신 임직원만 이용할 수 있다.
세븐일레븐은 롯데정보통신과 협업해 이 매장에 차세대 디지털 기술을 적용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일반 점포의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정책과 시스템을 개발한다. 핵심 적용 기술은 △3D 라이다(레이저 기반 사물 측정 센서) △AI 결품관리 △통합관제 시스템 △AI 휴먼(AI Human) 등이다.
외관은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무인 점포) 점포와 유사한 형태다. 입구 오른쪽에 점포 출입 통합 인증 단말기가 있어 무인으로 운영할 때에는 인증 후 입장할 수 있다.
매장에 들어서자 AI 휴먼 기술이 적용된 화면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고객이 다가가면 화면 속 가상 안내원이 '안녕하세요. 롯데 AI 휴먼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안내한다. 이를 통해 행사 안내, 생활정보, DT LAB, 적용 기술 외 편의점 이용과 관련한 사항을 음성으로 물어볼 수 있다. 세븐일레븐은 이렇게 수집된 고객 질문을 데이터화해 점포 서비스 개선에 활용하게 된다.
내부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장비는 '매장 통합 관리 모니터링' 전광판이다. 매장 천장에 설치된 화면에는 매장 고객 현황, Heat map, 고객 동선, 공기질, 순간 전력, 냉장고·냉동고 온습도, 결품 등이 표시된다.
매장에 입장한 순간 '고객 진입 현황'에 1이 표기된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실시간으로 고객 동선이 점과 선으로 나타난다. 히트맵에서는 고객이 가장 많이 체류한 곳이 색깔로 표기된다. 더운 날씨만큼이나 이날 오전 11시 기준 아이스크림 냉동고와 계산대 앞은 고객들로 붐볐다.
통합 모니터링 전광판 아래에 설치된 큰 화면에서는 생활용품과 문구류가 진열된 3개 선반의 히트맵을 확인할 수 있다. 고객이 상품에 손을 가져다 대면 해당 위치가 화면에 노란 동그라미 형태로 표시되는 방식이다. 붉은색을 띠는 곳이 가장 인기가 있는 상품이다. 실제 이날 붉은색으로 표시된 칫솔 매대는 이미 상품이 모두 팔려 비어있었다. 수집된 고객 선호도 정보는 매장 진열 효율화, 상품 발주량 조절 등에 활용된다.
DT 랩 스토어 내부 곳곳에 설치된 화면이 보인다. 천장에 설치된 화면에는 '매장 통합 관리 모니터링' 정보가 표시된다. /이민주 기자 |
AI 결품관리 기술이 적용된 매대도 눈에 띈다. 마주 보고 있는 두 개 과자 매대 선반에 카메라 4대를 설치해 실시간으로 결품을 모니터링한다. 매대가 빌 경우 점주 등 관리자에 알람을 보내 즉각 알린다. 직원의 도움을 받아 화면을 확인한 결과, 재고가 있는 상품은 앱 내에서 녹색으로 결품은 빨간색으로 표기됐다.
무인 셀프 계산대에는 도난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한 신기술이 탑재됐다. 캐치 키오스크에서 결제를 하기 위해 상품을 올리자 상단에 설치된 카메라가 상품과 손의 움직임을 인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상품을 결제하지 않고 가져가려고 하자 화면에 '다시 한번 스캔해달라'는 경고 메시지가 뜨고 결제가 멈췄다. 무인 점포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도난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기능이다.
계산대 오른편에는 안면인식 결제 시스템이 적용된 곰 캐릭터 모양의 '브니 키오스크'가 시범 운영 중이다. 키오스크에서 상품을 태그한 뒤 결제 수단에서 안면결제를 선택하면 키오스크 오른쪽에 달린 화면에 얼굴을 인식하라는 알람이 뜨고 얼굴을 가져다 대면 결제가 완료된다.
DT 랩 스토어에는 도난 방지를 위해 3D 라이다가 설치된 캐치 키오스크가 최초로 도입됐다. /이민주 기자 |
DT 랩 스토어에서 가장 눈에 띄는 차별화된 부분은 자동결제(Just walk in) 기술이 적용된 부속 매장이다. 이 매장은 원하는 상품을 들고 걸어 나가면 자동으로 결제가 되는 형태로 운영된다. 현재는 롯데정보통신 직원을 대상으로 기술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하철 개찰구 모양의 입구에 임직원 전용 앱을 태그한 뒤에야 입장할 수 있으며, 상품을 들고나오면 연동된 엘포인트로 계산이 완료된다. 점포 출입, 상품 선택, 결제는 매장에 설치된 24대 카메라가 담당한다. 다만 한 번에 최대 3명만 입장할 수 있다.
고객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이날 오전 매장을 찾은 고객은 약 150여 명(부속 점포 6명) 수준이다. 매장에서 만난 한 고객은 "최근 식당이나 카페, 햄버거 가게 등 다양한 곳에 키오스크가 설치돼 있어 사용하는 데 큰 불편함은 없다"며 "오히려 코로나 때문에 대면하는 것(계산대)보다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 측은 DT 랩 스토어를 활용해 가맹 운영 모델의 선진화를 도모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의 실효성과 안정성을 연구·분석한다는 계획이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이 점포는 수익보다는 기술을 개발, 적용하고 정보를 축적하는 기능을 하는 연구소 같은 곳"이라며 "분석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품 운영 전략을 세워 점포 매출 증진을 돕고, 디지털 기술로 운영 편의를 높이는 등 가맹점에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minju@tf.co.kr